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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보내는 무언의 경고

AI독립군 2019. 8. 27. 09:29

워런 버핏이 보내는 무언의 경고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 믿는다던 오마하의 현인이 요즘 현금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아두고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로선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버핏이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무언의 경고인 듯하다.

/ 사진:NATI HARNIK-AP/YONHAP

워런 버핏은 필시 당대의 가장 위대한 투자자다. 지금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그는 1950년대 중반 약 1만 달러로 투자를 시작해 순자산을 840억 달러 이상으로 키웠다. 게다가 버핏이 여러 해에 걸쳐 자선단체에 통 크게 기부한 수백억 달러까지 감안하면 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수치다. 그의 계속된 자선 기부만 아니었다면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CEO를 제치고 지상 최고의 부자로 올라섰을 공산이 크다.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5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온 버핏은 흥미로운 케이스다. 주식시장보다 높은 실적을 올려 부자가 되려고 사람들이 시험해보지 않은 방법이 하늘 아래 없을 듯하지만 버핏은 단순히 가치에 초점을 맞춰 견실한 종목을 인수하고 장기 보유하는 방법을 고수했다. 예컨대 코카콜라와 웰스파고는 30여 년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포트폴리오의 고정 메뉴였다. 그래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장부가액이 1965년 이후 (2018 12 31일까지) 1091899% 증가했는데 누가 그의 실적에 시비를 걸겠는가?

 

흔히 예상했겠지만 오마하의 현인을 추종하는 무리가 많이 늘어났다. 매년 버크셔 해서웨이가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할 때면 주주··기자 등 수만 명이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로 몰려들어 주식·경제 그리고 버크셔의 실적에 관한 버핏의 최신 평가에 귀 기울인다. 버크셔는 2120억 달러가 넘는 투자 포트폴리오 외에도 재무실적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업종과 산업의 60여 개 사업체를 소유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중 주식 매수보다 매도가 많았다. 그리고 2분기에 는더 많은

주식을팔아 치웠다고 한다. / 사진:RICHARD DREW-AP/YONHAP

 

버핏을 투자의 아이콘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그는 경제에 관한 낙관적인 입장과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으로 많이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인용되는 버핏의 명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주식을 10년간 보유할 생각이 아니라면 10분이라도 소유할 생각을 말라.”

 

오래전에 누군가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오늘날 누군가 그늘에서 땡볕을 피한다.”

 

훌륭한 경영진을 둔 우수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 소유할 때 우리가 선호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다.”

 

미국 경제 그리고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에 대한 이 같은 자신감이 가치투자에 대한 버핏의 접근법을 수십 년 동안 규정해 왔다. 그러나 한동안 버핏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이는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무언의 경고일지 모른다.

 

지난 8월 초 버크셔 해서웨이는 2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기록적인 1224억 달러의 누적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눈길을 끌었다. 현금자산이 왕이라고는 해도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보는 기업에 투자해 자본을 굴리는 게 본업인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투자회사의 경우엔 다르다. 기업에 직접투자를 하든 또는 버크셔가 앞서 수십 차례 그래왔듯이 완전히 인수하든 이런 현금 보유액은 버핏 스스로 과거에 말했듯이 300억 달러 선을 유지하는 편이 합당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버크셔의 현금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을까? 한마디로 버핏과 그의 투자팀이 약 3년 반 전 프리시전 캐스트파츠(Precision Castparts)를 인수한 뒤바늘을 움직이는’(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는)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핏은 시가총액 기준 초대형주 버크셔 해서웨이의 바늘을 움직이는 인수에만 관심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어떤 대형 거래의 방아쇠도 당기지 않은 지극히 합당한 논리지만 현재로선 버핏 팀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투자 대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무언의 경고이기도 하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사점을 주는 것은 버핏의 불어나는 현금자산뿐이 아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분기 중 주식 매수보다 매도가 많았다. 그리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에 따르면 2분기에는 더 많은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는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접근법으로 유명한 버핏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움직임이다.

 

더욱이 버크셔 해서웨이는 또한 자사주 매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앞서 소문에도 불구하고 2분기 중 그 규모를 줄였다. 앞서 1분기에는 17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2분기엔 4억 달러로 그 규모가 크게 줄었다. 바꿔 말해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오마하의 현인이 현재로선 주식시장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듯하다. 물론 버핏이 직접 앞에 나서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의 행동이 말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는 듯하다.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션 윌리엄스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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