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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 업무보고가 드러낸 '진짜' 현실

AI독립군 2025. 12. 15. 10:31

생중계 업무보고가 드러낸 '진짜' 현실

-桀紂之失天下也 失其民也(걸주지실천하야 실기민야) 『맹자』-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천하를 잃는다-

 

국정 회의 생중계, 무엇이 특별했을까?

역대 정부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전 부처의 업무보고를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회의를 공개했다는 사실을 넘어,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상징적 분기점이었다. 이번 생중계는 단지 투명성의 실천이 아니었다. 그것은 언론과 정당에 의해 매개되던 낡은 서사를 직접적인 책임의 정치로 대체하고, 그 과정에서 구시대적 반대 방식들을 무력화시킨 하나의 정치적 혁신이었다. 우리는 편집되지 않은 날것의 대화 속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이 생중계는 우리에게 권력의 네 가지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다.

 

생중계가 벗겨낸 4가지 진실

1. 2,300년 전의 지혜가 현실이 되다: 민심을 얻는 가장 현대적인 방법

고대 중국의 철학자 맹자는 폭군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은 이유를백성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통찰했다. 천하를 얻는 길은 백성을 얻는 것이고, 백성을 얻는 길은 그들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는 것이다. 맹자에 따르면, 백성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켜 주고, 싫어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걸왕과 주왕이 천하를 잃어버린 것은 백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백성을 잃는 것은 백성의 마음을 잃는 것과 같다.

 

대통령의 업무보고 생중계는 이 2,300년 전의 지혜를 가장 현대적인 방식으로 구현한주권 선언이다. 이는 소수의 관료들만 접근 가능했던밀실의 국정을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광장으로 통째로 옮겨온 행위다. 통치자는 더 이상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운영의 심장부를 주권자인 국민의 눈앞에 직접 가져다 놓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썩어 들어가는 내우(內憂), 즉 관료 사회의 안일함을 주권자의 직접적인 감시 아래 두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고 싶어 하는 국민의 근본적 기대를 만족시키는 가장 강력한 실천이다.

 

2. 투명성이 무능을 만났을 때: ‘책갈피 속 달러가 드러낸 관료주의의 민낯

투명성은 때로 고통스러운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의 답변은 관료 사회의 깊은 병폐, 즉 무사안일주의라는 내우(內憂)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대통령은책갈피에 달러를 숨겨 나가면 적발되느냐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안보 공백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가 아니었다. 이학재 사장은전수 조사를 하면 공항이 마비된다고 답했다. 이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넘어, ‘완벽한 보안 아니면 완전한 혼란이라는 거짓된 이분법으로 현실적인 개선 논의 자체를 차단하려는 전형적인 관료주의적 술책이었다. 국민이 원한 것은 공항 마비가 아니라, 뚫린 보안 시스템을 보완할 현실적 대책이었다. 이 무책임한 답변에 이어진 대통령의딴 데 가서 놀고 계시나라는 날카로운 질타는 단순한 호통이 아니었다. 그것은 주권자를 대신해 무사안일주의에 내리친 죽비였으며, 직접적 책임 추궁이라는 새로운 통치 방식의 예고편이었다.

 

3. 낡은 프레임의 종말: 구태 언론과 야당의헛발질이 통하지 않는 이유

새로운 소통 방식은 낡은 프레임을 무력화시킨다. 생중계라는 편집되지 않은 현실 앞에서, 기존 언론과 야당의 비판은 힘을 잃고 말았다. 일부 구태 언론은 생중계의 혁신적 의미에 주목하기보다, 핵심과 무관한환단고기 열공이나책갈피 달러같은 과거 SNS 유행어를 되풀이하며 본질을 흐리려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한술 더 떴다. 명백한 안보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을 두고, 케케묵은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끌어와자신의 범행 수법만 자백한 꼴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착오적 시도들은 매개되지 않은 현실 앞에서 무력했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의 디테일한 질문과 관료의 무능한 답변을 직접 목격한 국민에게, 이러한 흑색선전과 왜곡 보도는 더 이상 여론을 움직이지 못한다. 낡은 프레임은 주권자가 직접 진실을 목격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4. 신뢰의 새로운 기준, ‘효능감’: 국민은 이제 감성이 아닌 결과를 원한다

맹자는민심을 얻으라 했지만, 현대 사회에서 민심은 감성적 구호나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닌효능감(Efficacy)’에서 비롯된다. 국가가 나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켜주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즉각적으로 바로잡는다는 믿음. 이것이 바로 새로운 신뢰의 기준이다.

 

이번 생중계는국가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대한 가장 성실한 답변이었다. 정치적 효능감은 완벽한 결과가 아니라, 책임 추궁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데서 탄생한다. 시민은 정당한 문제가 제기되고(대통령의 질문), 제도의 마찰과 무능이 백일하에 드러나며(관료의 답변), 이 공개적인 노출로 인해 문제가 더 이상 방치될 수 없다는 확신을 얻는다. 이 과정은 시민을 수동적인 정책 수혜자에서, 국정 운영을 감시하는 능동적인 증인으로 변화시킨다.

 

한번 열린 광장의 문은 닫히지 않는다

대통령의 업무보고 생중계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정부와 국민의 관계를 재정립한 근본적인 전환점이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주권자가 편집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직접 판단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는 더 이상 손쉬운 선전이나 얄팍한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한번 열린 광장의 문은 다시 닫히기 어렵다. 급진적 투명성이라는 이 새로운 기준은 미래의 질문이 아니라, 이미 도래한 정치적 현실이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우리의 제도들이 이 변화에 적응할 것인가가 아니라, 주권자의 가혹할 만큼 정직한 시선 앞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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