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내일은 없다, 불완전한 오늘을 론칭하라
-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 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송나라 재상 사마광의 『권학문』에 나오는 이 구절은 단순히 게으른 학동들을 향한 훈계가 아니다. 이는 오늘날, 불확실성의 안개 속을 걷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게 가장 뼈아프고도 시급한 ‘생존의 격언’이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조금 더 준비해서", "완벽한 제품이 나오면", "시장이 좋아지면"이라는 단서를 달며 실행을 내일로 미룬다. 그들에게 '학(學)'은 더 이상 책상 앞의 공부가 아니다. 창업가에게 배움이란, 시장에 부딪혀 깨지고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검증의 과정' 그 자체다. 오늘 시장을 배우지 않고 내일의 유니콘을 꿈꾸는 것은, 씨앗을 심지 않고 추수를 기다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현대 사회는 타인의 충고를 간섭으로 여기는 '조언 기피의 시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스타트업 씬(Scene)에서는 멘토링과 네트워킹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왜일까? 혼자만의 아집에 갇히는 순간 도태되기 때문이다. 사마광의 가르침처럼, 오늘 내가 놓친 배움(시장 조사, 고객 피드백, 데이터 분석)이 내일의 실패로 돌아온다는 것을 직감하는 까닭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은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정신과 맞닿아 있다. 마음을 먹었다면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소 기능 제품(MVP)을 들고 세상에 나가야 한다. 실행이 늦어질수록 두려움은 커지고, 그 사이 시장의 트렌드는 변한다. 기획서 안에서의 공부가 아니라, 필드 위에서의 '학습'이 필요하다.
물론, 속도만이 정답은 아니다. "느릿느릿해도 좋으니 도중에 포기하지 말자"는 원문의 뉘앙스는 스타트업의 '피보팅(Pivoting)'과 '존버(Jondier; 버티기) 정신'을 상기시킨다. 장년에 공부하면 노년에 쇠퇴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업이 궤도에 오른 후에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학습하는 조직만이 '죽어서 썩지 않는'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된다.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늘 당신이 회피한 문제를 해결한 경쟁자의 내일'**만 있을 뿐이다.
지금 당신의 아이디어 노트에 적힌 계획이 있다면, 당장 오늘 밤 그 첫 줄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내일의 성공은 오늘 흘린 식은땀과 깨달음의 합(合)이다. 비즈니스에 있어 가장 좋은 학습일(日)은 언제나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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