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소리 블루노트

2천년 전 수리공이 MZ세대에게 던진 직격탄

AI독립군 2025. 9. 29. 09:03

"2천년 전 수리공이 MZ세대에게 던진 직격탄"

-君之所讀者故人之糟魄己夫『장자』-

  

바야흐로 지식의 인플레이션 시대이다. 스마트폰만 켜면 세상의 모든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 영상, 분야별 전문가가 정리한 필독서 목록, 단기간에 역량을 키워준다는 온라인 클래스까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쉽게성인의 말씀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지식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고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우리는 과연 제대로읽고있는 것일까?

 

2300여 년 전, 『장자』는 이 질문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마차 수리공의 입을 통해 전한다. 제나라 환공이 읽던 성인의 책을옛사람의 찌꺼기(糟魄)’라 칭한 그의 말은 단순한 무례함이 아니다. 이는형식화된 지식(Explicit Knowledge)’의 명백한 한계를 꿰뚫는 지혜의 일침이다. 수리공은 말한다. 바퀴 축을 깎고 맞추는 감각은 손의 미세한 움직임과 오랜 경험으로 체화된 것이지, 말이나 글로 온전히 설명하거나 전수할 수 없다고. 심지어 아들에게조차 그 핵심을 전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세상을 떠난 성인이 정말 하고 싶었던 진수가 어찌 책 몇 권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겠는가.

 

이 일화는 오늘날 지식 콘텐츠를 소비하는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비춘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이론을수집하며 지적으로 충만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북마크에 저장된 수십 개의 아티클, 결제만 하고 열어보지 않은 강의, 밑줄만 그어놓고 삶으로 가져오지 못한 책 속 문장들이 바로 현대판고인의 찌꺼기이다.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로 해내는 것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 코딩 강의를 100시간 듣는다고 해서 뛰어난 개발자가 되는 것이 아니며, 리더십에 관한 책을 100권 읽는다고 해서 위기 상황에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앎과 성장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구경이 아닌 실천으로 얻어진다. 마차 수리공이 가졌던설명할 수 없는 감각’, 암묵지(Tacit Knowledge)’는 오직 행위를 통해서만 벼려지고 체득된다. 그것은 수많은 실패와 미세한 조정을 거치며 손끝에, 온몸에 새겨지는 무형의 자산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밀어 넣는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넘쳐나는 정보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 하나의 지식이라도 직접 부딪히고 깨지며 자신의 경험으로 소화해내는 것이다.

 

결국 변화는 환공의 독서대가 아닌, 수리공의 작업장에서 일어났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계속해서찌꺼기를 탐독하는 관람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서툴더라도 직접 바퀴를 깎고 만들어보는 창조자가 될 것인가. 당신의 진짜 스승은 책장이나 북마크가 아닌, 바로 당신의 손과 발에 있다. 이제 그만 핥고, 직접 만들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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