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의 변명과 권력의 몰락
패군지장 불가이언용(敗軍之將 不可以言勇) – [사기]
패장은 변명을 하지 않는다.
사기(史記)의 '패군지장 불가이언용(敗軍之將 不可以言勇)'이라는 고사는 오늘날 우리 정치 현실에 깊은 시사점을 던진다. 패장은 군사를 논하지 않는다는 이 오랜 격언은, 실패한 자가 그 일에 관해 변명할 자격이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수용하라는 깊은 함의를 지닌다.
오늘날 우리는 이 고사의 현대적 의미를 목도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마은혁 임명 거부 건에서부터,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된 충격적인 증언들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오만한 행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책상도 치고 욕도 좀 해라"라는 발언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내일로 예정된 탄핵 심판에서 드러날 진실이다. 여인형, 이진우, 홍장원 등 핵심 증인들의 증언은 '시스템 점검'이라는 변명의 허구성을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총을 쏴서라도 끌어내라"는 발언은 내란죄의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성향 공격"을 경계하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지키려는 의지의 표명이며, 동시에 정치적 논리로 사법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최상목의 내란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한시적 지위에서 국회의 의결을 가로막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다.
이제 서울중앙지법에서 시작될 재판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규명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패장은 침묵할 수 있으나, 진실은 침묵하지 않는다. 역사는 이 시기를 기록할 것이며, 후대는 우리의 선택을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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