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다식 & 경제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의 향방

AI독립군 2013. 6. 4. 13:04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의 향방

 

 

 

 

 

 

 

 

목차

. 차베스 사망과 베네수엘라 大選의 의미

.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 진단

. 시사점

 

 

 

 

 

작성 : 김화년 수석연구원(3780-8254)

hnkim@seri.org

최명해, 방태섭 수석연구원

정호성, 김동구 수석연구원

김경훈, 이동준 선임연구원

 

 

 

《요 약 》

베네수엘라 新정부 출범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중남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는 신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는 물론 중남미 전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베스 대통령은 중남미 좌파벨트의 맏형 역할을 자처하며 그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런 가운데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정치지형의 변화는 동유럽 체제전환, 중동 민주화(아랍의 봄)와 같이 중남미를 크게 변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세계 1위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4 14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대통령 직무대행인 여당의 니콜라스 마두로 후보가 승리했다. 마두로 당선인은 차베스의 후계자임을 내세우며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물가 안정, 역내 협력 요구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보고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과 베네수엘라 신정부의 등장이 중남미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치·외교, 통상·투자, 에너지 공급의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대응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① 정치·외교: 중도·실용노선의 확대와 대미 관계 개선

정치적으로 중남미 좌파 정권은 강경노선에서 점차 중도·실용노선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강경 좌파벨트에서 차베스 대통령만큼 강력하게 정치적 발언권을 확대할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제 안정, 생산적 복지, 개방적 대외경제협력을 지향하는 브라질 모형인 '룰라主義'가 더욱 확산될 것이다. 2013 4 21일 파라과이 대선에서 중도우파인 오라시오 카스테스 후보가 당선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중남미에서 점진적으로 반미 기조가 약화되고 미국과의 교역이 증가하는 등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② 통상·투자: 무역자유화 진전과 외국기업 투자환경 개선

차베스 이후 중남미는 브라질 중심의 통합과 통상협력이 가속화되고, 역내 무역자유화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주도의 남미공동시장을 중심으로 통합이 이루어지고, 멕시코가 포함된 태평양동맹 모형으로 무역자유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국가들이 당분간 극단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경제정책 성향이 강경에서 실용으로 변하며 외국기업의 투자환경이 개선될 것이다.

 

③ 에너지 공급: 베네수엘라와 주변국의 증산으로 국제유가 하락

단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석유생산이 늘어나기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유입이 증가하면서 증산이 가능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석유개발뿐 아니라 에콰도르 등 주변 중남미 산유국의 자원개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와 주변국의 석유개발이 중장기적으로 활성화 되어 베네수엘라의 대미 원유 수출이 차베스 대통령 집권 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국제유가(WTI)는 최대 9%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장단기 위험도와 기회요인을 고려해 차별화된 중남미 진출전략을 구사

구심점을 잃은 중남미 강경노선 국가들에서는 단기적으로 리더십 약화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와 정치불안 등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중남미 전반에 실용·중도적인 정치성향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노력이 확대되면서 중남미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중남미 진출에는 장단기 위험도와 기회요인 등을 고려해 차별화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 중남미는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그간 리스크가 커서 경제교류가 제한적이었으나 향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볼리바르 동맹국이며, 둘째는 상대국으로 안정된 국가로 이미 무역과 투자 부문에서 활발한 관계인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실용·중도 국가군이다. 베네수엘라 신정부 출범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볼리바르 동맹국에는 앞으로 진출 기회가 많아질 것이므로 단기적 리스크에 유의하며 자원·인프라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들 국가에는 2차전지의 핵심 희소금속인 코발트(쿠바), 도금·합금에 쓰이는 주석(볼리비아)등의 자원이 풍부하다. 한편,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태평양 동맹국 중 FTA를 체결하지 않은 멕시코와 브라질 주도의 '메르코수르'와는 FTA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 내에 FTA를 체결하기 어려울 경우 기체결국인 칠레, 페루, 콜롬비아의 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멕시코, 브라질 등 대형 소비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 차베스 사망과 베네수엘라 大選의 의미

 

베네수엘라 新정부 등장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중남미

 

□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은 중남미 정치지형의 변화와 함께 자원, 통상, 투자환경 등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 중남미 좌파의 맏형 역할을 자처했던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이후 세계 1위 석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변화에 주목

 

-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정치지형의 변화는 동유럽 체제전환, 중동 민주화(아랍의 봄)와 같이 중남미를 크게 변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

 

2013 4 14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현재 대통령 직무대행인 여당의 니콜라스 마두로 후보가 승리

 

- 마두로 당선인은 차베스의 후계자임을 내세우며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물가 안정, 역내 협력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

ㆍ마두로 당선인이 야당의 카르릴레스 주지사에 1.6%p 차이로 신승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중남미 경제 전반의 변화가 예상

 

□ 베네수엘라는 정치적으로 석유자원을 이용해 중남미 좌파를 결속하던 중심국으로, 베네수엘라의 변화는 중남미 경제 전반에 큰 영향

 

- 베네수엘라는 '오일 사회주의'로 불릴 정도로 자국의 석유를 이용한 직간접적 지원을 통해 중남미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

ㆍ쿠바 등 19 '페트로카리베(Petrocaribe)' 회원국에 대해 석유수입액의 40%를 최대 25년 장기로, 나머지 60% 1%의 低利로 제공1)

 

- 차베스는 미국과 외교 갈등을 빚는 등 반미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중남미 주변국과 미국의 관계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

 

- 4 21일 파라과이 대선에서 중도우파 후보가 당선되는 등 변화 조짐

 

□ 특히 베네수엘라와 좌파벨트를 이루며 긴밀한 협력관계였던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쿠바 등 동맹국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

 

- 마두로 당선인은 기존 좌파벨트의 협력관계 유지에 힘쓰겠지만, 차베스처럼 파격적으로 지원하기 어려워 구심점 역할 지속은 불투명

 

 

 

 

중남미 경제의 변화에서 기회를 모색

 

□ 중동에 편중되어 있는 건설·플랜트 수주를 다변화하고 신흥 소비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중남미의 변화를 이해하고 기회요인을 포착할 필요

 

- 새로운 성장동력인 해외 건설·인프라 수주가 중동에 집중되어 있는데 개발잠재력이 큰 중남미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

2012년 해외수주 비중: 중동 56.8%, 아시아 30%, 중남미 9.5%

ㆍ한국의 2012년 중남미 건설·플랜트 수주액은 61억달러이며, 이 중 베네수엘라가 22억달러로 중남미 전체의 35%를 차지

 

- 2002년과 2012년 사이 한국의 對중남미 수출과 투자가 각각 4.1배와 8.5배 증가하는 등 경제협력 관계가 강화

 

 

 

 

□ 차베스 대통령 사망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정치·외교와 더불어 통상, 투자, 석유자원 등의 경제변수를 점검하여 중남미 경제의 향방을 종합진단

 

- 글로벌 경기부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남미 등 신흥지역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의 변화에 주목

 

- ① 정치·외교, ② 통상·투자, ③ 에너지 공급 등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분석

 

.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 진단

 

정치·외교, 통상·투자, 석유공급의 변화가 예상

 

[정치·외교]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과 베네수엘라 신정부의 등장으로 주변 중남미 국가에도 정치·외교 지형의 변화가 파급될 것으로 예상

 

- 차베스를 중심으로 한 급진·강경 노선이 브라질, 칠레 등이 채택하고 있는 실용·중도로 바뀌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전망

 

[통상·투자] 중남미 정치와 외교 지형의 변화는 통상과 투자 등 경제변수에도 영향을 미쳐 차베스 이후 중남미 경제의 향방을 결정

 

- 브라질 주도의 역내 통합이 가속화되고 무역자유화도 진전

 

- 외국기업들의 투자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

 

[에너지 공급] 중남미의 정치적 변화와 투자환경 개선 등으로 베네수엘라와 주변국의 석유 생산이 증가해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

 

 

 

 

1. 정치·외교

 

질문 ①: 차베스 이후 중남미 정치지형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 강경·급진노선이 약화되고 브라질 룰라 모델의 실용노선이 대두

- 중남미 좌파정권은 점차 중도·실용노선으로 선회할 전망

- 경제 안정, 생산적 복지, 개방적 대외경제협력을 지향하는 브라질 모형인 '룰라主義'가 확산

 

2000년대 중남미 대부분 국가는 좌파정권이 주도권을 잡았고, 좌파진영 내에서는 베네수엘라 모델과 브라질 모델로 양분

 

- 1999년 차베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중남미 정치지형은 좌파가 주도2)

 

- 중남미 좌파는 급진 강경노선의 '베네수엘라 모델(차베스主義)'과 중도·실용 노선의 '브라질 모델(룰라主義)'이 경합

ㆍ두 모델 모두 소외계층 해소를 표방하나, 전자는 국가독점 및 '포퓰리즘적' 복지, 후자는 시장 친화적 정책 및 '실용적' 복지를 강조

 

□ 최근 브라질 경제의 약진과 베네수엘라 경제의 부진으로 '브라질 모델'의 지지 기반이 늘어나며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하락

 

- 브라질은 거시경제 안정조치를 일관되게 취해 2008년 이후 평균 3.2%의 경제성장과 5.5%의 물가상승률을 유지3)

ㆍ반면 베네수엘라는 성장률이 2008∼2012년 평균 2.1%에 그쳤고, 선심성 복지로 2012년 재정적자가 GDP 대비 10.4%, 물가상승률이 21%를 상회

 

- 브라질은 '남미공동시장(MERCOSUR)'에 강경노선인 베네수엘라도 정회원으로 포섭(2012)하는 등 지역통합에 리더십을 발휘4)

 

- 차베스 주도의 '볼리바르 동맹(ALBA)'에 호응하는 국가는 카리브지역 소국들에 그침

 

 

 

 

강경노선의 구심점 약화로 실용·중도노선으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

 

[단기] 중남미 좌파의 구심점 약화에 따른 권력공백으로 일시적으로 좌파벨트 내 정치적 불안정이 확대될 소지

 

- 베네수엘라 내부의 불안정한 정치 구도로 인해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권력경쟁이 일시적으로 격화될 가능성

ㆍ각료(29) 7, 주지사(23) 11명이 군 출신으로, 군부 내 지지기반이 약한 마두로 당선인의 정치적 험로가 예상

 

- 중남미 좌파벨트 내에서도 모랄레스(볼리비아), 코레아(에콰도르)대통령 등이 포스트 차베스가 되기 위한 경쟁구도를 형성하여 단기적으로 정치불안이 심화될 우려

 

[중장기] 그러나 차베스를 대신할 구심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중남미 강경노선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중도·실용노선이 부상할 전망5)

 

- 중남미 강경 좌파벨트 내에서 차베스 대통령만큼 강력하게 정치적 발언권을 확대할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

ㆍ에콰도르는 석유매장량(62억 배럴)이 베네수엘라(2,965억 배럴)에 비해 미미하기 때문에 석유를 활용한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움

ㆍ차베스의 '포퓰리즘'을 추종하던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율도 2012년 내내 30%대에 그치고 있는 상황

 

- 베네수엘라도 강경노선의 결속을 위한 정치적 의지와 경제적 여력이 부족

 

 

 

 

질문 ②: 중남미의 對美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

▶ 점진적으로 반미 기조가 약화되고 미국과의 교역이 증가하는 등 관계 개선

-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볼리바르 동맹국들은 친미가 아니더라도 반미 성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도 중남미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

 

2000년대 들어 베네수엘라 등 강경노선의 중남미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중남미 간의 관계가 악화

 

- 역사적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빅 브라더'6) 등 미국의 개입 정책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에 기인

 

- 미국은 2000년대 테러 및 마약과의 전쟁을 둘러싸고 강경노선의 중남미 국가들과 마찰이 심화

ㆍ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중동에서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을 제국주의적 정책이라고 비판

2008년 미국은 볼리비아를 反마약 블랙리스트에 신규 추가하고 (베네수엘라는 4년 연속 포함) 강경노선 국가에 대한 원조를 축소7)

 

중남미와 미국은 관계 개선의 전환점을 맞을 전망

 

□ 차베스 이후 중남미 지역에서는 친미로의 전환은 아니더라도 반미 성향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면서 대미 관계가 점차 개선될 전망8)

 

- 쿠바 카스트로 체제가 약화되고 브라질의 중도·실용노선이 부상함에 따라 대미갈등 관계가 완화

 

□ 미국도 베네수엘라 신정부 출범과 더불어 중남미 국가들과의 실질적 파트너십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

 

- 2000년대 들어 미국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 유지가 끝났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새로운 정책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인식9)

ㆍ오바마 행정부는 중남미 정권과 시민의 주요 관심사인 빈곤 퇴치, 마약 문제, 불법이민 및 에너지 안보 문제 등에 공동 대응을 추구

 

- 향후 미국과 중남미 관계는 미국의 일방적인 개입 축소와 중남미 국가들의 중도·실용노선 지속 여부가 관건

ㆍ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다자 중심의 국제주의로 전환되며 중남미 국가들의 반미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일방적 개입 가능성은 축소

 

"미국이 중남미 국가들과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나아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일을 충실히 할 때…, 우리가 성취하지 못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합니다."(오바마 대통령의 중남미 연설 中)

(자료: The White House (2011.3.21.). Remarks by President Obama on Latin America in Santiago, Chile. Press Release.)

 

□ 미국과 중남미의 관계 개선으로 양자 간 교역과 투자 확대 등 경제적협력이 증진될 가능성

 

- 미국과의 관계 악화와 신흥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으로 인해 2011년 중남미의 대미 수출 비중이 2000년 대비 13.4%p 하락10)

 

- 소극적이었던 미국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강경노선국가들에 대한 진출을 본격화하며 경협관계가 강화될 가능성

ㆍ셰브론의 왓슨(Watson) CEO는 현재 진행 중인 베네수엘라 카라보보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발표11)

 

2. 통상·투자

 

질문 ③: 중남미 경제통상 협력의 중심은?

▶ 브라질 중심의 통합과 통상협력이 가속화되고, 역내 무역자유화도 추진

- 통합은 남미공동시장을 중심으로, 무역자유화는 태평양동맹 모형으로 추진

 

□ 중남미 국가들 간의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다른 경제권에 비해서는 경제통합 정도가 여전히 약한 상황

 

- 2000년대 중반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주요국들의 고성장에 힘입어 역내교역 규모가 빠르게 확대

'남미국가연합(UNASUR)'의 역내 수출규모는 1995∼2003년간 200억∼300억달러대에 머물렀으나 2003년부터 2011년까지 3.9배 증가

ㆍ특히 호황기를 맞은 브라질에 대한 남미국가연합의 수출이 200376억달러에서 2011 320억달러로 급증

 

- 그러나 중남미의 전체 교역 중 역내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아 역내 통상협력이 진전되면 향후 교역이 확대될 여지는 충분

ㆍ중남미의 역내 교역 비중은 아세안보다 작으나, 최근 브라질 등 일부 국가들이 제조업을 육성하며 역내 상품 교역이 확대

 

 

 

 

□ 베네수엘라의 영향력이 약화되며 브라질 중심의 역내통합과 경제통상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

 

- 베네수엘라 주도의 '볼리바르 동맹'이 위축되고 브라질 주도의 '남미국가연합' '남미공동시장' 중심의 지역통합이 가속화될 전망12)

'남미국가연합'은 향후 10년간 160억달러를 투입해 남미대륙 전체를 하나의 사업단위로 연결하는 인프라 확충 사업을 추진할 계획

 

- 현재 볼리바르 동맹국이면서 남미공동시장의 준회원국인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도 베네수엘라의 경우처럼 남미공동시장의 정회원국으로 승격할 가능성이 커짐

 

□ 한편, '태평양 동맹'이 중심이 되어 중남미에서 무역자유화 기조를 추진할 가능성도 존재

 

-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4개국은 '태평양 동맹'을 맺고 자유교역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여타 국가들도 가입의사를 표명

2012년 인력·상품·서비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에너지·인프라 통합, 아시아 시장 접근 강화를 목표로 '태평양 동맹'을 결성

ㆍ파라과이와 우루과이가 '태평양 동맹'의 옵저버로 참여하기를 요청

 

- 반면, '남미공동시장' 회원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점진적인 시장 개방을 주장하고 있으나, 물가불안으로 인해 적극 개방할 필요

ㆍ물가상승률(2012)13): '메르코수르'(베네수엘라 21.3%, 아르헨티나 10.1%, 우루과이 8.1%, 브라질 5.3%) > '태평양 동맹'(멕시코 4.2%, 콜롬비아 3.2%, 칠레 2.9%, 페루 2.7%)

 

질문 ④: 외국기업들의 진출환경은 개선될 것인가?

▶ 실용주의 경제정책의 확산으로 중남미의 기업 진출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

- 당분간 일부 국가들이 극단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경제정책 성향이 강경에서 실용으로 변하며 투자환경이 개선

- 그러나 대대적인 개방보다는 선별적인 투자유치 정책을 펼칠 전망

 

2000년대 중남미 국가들의 기업 진출환경 수준 격차가 확대14)

 

- [볼리바르 동맹]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강경노선 국가들에서 국유화와 자원민족주의가 심화되며 투자환경이 급속히 악화

GDP 대비 FDI 비율: 2000∼2005 2.2% → 2006∼2011 1.0%

 

- [메르코수르]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도·실용노선 국가들은 시장개방에 점차 초점을 맞추는 한편, 핵심산업 보호를 위해 투자 규제를 강화15)

 

- [태평양 동맹]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 등 자유시장 경제정책을 중시하는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사업환경 개선에 주력

2000년대 GDP 대비 외국인직접투자 비율이 3%대를 기록

 

 

 

 

투자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

 

□ 중남미에서 경제회복 지연과 함께 보호주의 정책이 심화되면서 기업진출환경이 악화되는 추세

 

- 베네수엘라의 강력한 국유화 정책을 볼리비아가 모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르헨티나도 핵심산업의 민간자산을 확보하며 가세

2012년 볼리비아 정부는 스페인 REE 소유의 송전업체 TDE, 아르헨티나 정부는 스페인 렙솔 소유의 에너지기업 YPF를 국유화

 

- 경제 저성장이 지속되자 다수의 중남미 국가들은 구조개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보다는 보호주의를 통한 산업 육성을 추진

ㆍ브라질은 경기둔화로 인해 자동차 산업, 조선업 등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자 자국산 부품과 장비 사용 의무 규정을 강화

 

 

 

 

[단기]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역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극단적 정책을 추진할 경우 기업 진출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전망

 

- 당분간 중남미 강경좌파 국가들의 국유화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

ㆍ볼리비아는 스페인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도 스페인 아베르티스 소유의 공항운영업체 삽사를 국유화

 

- 신흥국들 중 특히 중남미 국가들이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을 강력 비판하며 보호주의 정책 도입의 정당성을 마련

ㆍ최근 브라질에 이어 중도우파의 태평양 동맹 국가들도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자국 화폐가치 평가절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16)

 

[중장기] 그러나 포스트 차베스 시대에 중남미 좌파벨트가 강경에서 실용노선으로 변하며 기업 진출환경이 점진적으로 개선

 

- 베네수엘라는 자국 경제문제들로 인해 저가 석유 지원 등 강경노선국가들에 제공해왔던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

 

- 이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과 투자 감소에 처한 강경노선 국가들은 결국 해외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사업환경 개선에 나설 전망

ㆍ특히 베네수엘라 지원의 가장 큰 수혜국 중 한 곳인 쿠바가 타격을 받을 경우 미국과의 경협관계 개선이 본격화될 가능성17)

 

- 중남미 강경 노선의 국가들은 대대적인 개방보다는 투자유치와 규제강화를 병행하는 정책을 펼칠 전망

 

 

 

 

3. 에너지 공급

 

질문 ⑤: 중남미 석유공급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 중장기적으로 석유공급이 증가해 국제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

- 베네수엘라는 어려운 경제여건과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인해 증산에 나서며 중장기적으로 국제유가 안정에 기여할 전망

- 반면,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를 싸게 공급받던 페트로카리베의 수혜국인 쿠바, 니카라과 등 중남미 국가로의 석유공급은 점진적으로 축소

 

□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차베스 집권 이후 크게 감소하였는데, 세계 1위 수준의 매장량에 비해 생산량이 적어 향후 개발 여력이 큼

 

- 차베스 집권 이후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생산을 통제하면서 원유 생산량이 21.8% 감소

ㆍ일평균 원유 생산량: 1998 348만 배럴 → 2011 272만 배럴

 

-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 지역에 매장된 초중질유가 발견되면서 채굴 가능연수가 300년에 육박하는 등 막대한 개발 잠재력을 보유

 

 

 

 

□ 단기적으로는 베네수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석유생산증가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유입 증가로 증산이 가능

 

- [단기] 마두로 당선인의 국정장악력 부족으로 국영석유사 내의 권력 쟁탈전이 확대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며 증산이 어려워질 소지

 

- [중장기] 그러나 어려운 경제상황과 열악한 재정문제를 고려하면 베네수엘라는 중장기적으로 석유를 증산할 것으로 예상

ㆍ실용주의적 정책으로의 전환과 반미 기조 약화로 석유산업에 투자유입이 증가할 전망

 

 

 

 

대미 석유 공급은 안정되고 페트로카리베 국가로의 공급은 불안해질 전망

 

□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비중을 보면 미국 40%, 카리브해 국가 31%, 중국10%로 대미 의존도가 여전히 높음

 

- 미국은 2012년 전체 석유 수입의 10.7%(90.6만 배럴/)를 베네수엘라 로부터 수입,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4위 석유 수입국

 

- 차베스 대통령 집권 이후 대미 수출은 감소한 반면, 대중 수출은 2005 1.9만 배럴/일에서 2011 23만 배럴/일로 12.1배 급증

 

□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이 증가하고 반미 기조가 약화되면서 미국으로의 석유 수출이 증가하여 최대 수요처인 미국의 수급이 안정될 전망

 

- 마두로 대통령 당선인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였으며,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대미 석유 수출 확대가 불가피

 

□ 반면, 좌파동맹 약화와 더불어 베네수엘라는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가 석유공급 등 주변국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

 

- 마두로 당선인은 차베스 계승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페트로카리베에 대한 지원을 유지

 

중장기적으로 중남미 석유개발 기회가 확대되고 유가가 하락

 

□ 베네수엘라 석유개발뿐 아니라 주변 중남미 산유국들의 자원개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

 

-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의 74%를 차지하는 오리노코 지역의 초중질유18) 개발을 위해 미국 등 외국기업과의 협력이 확대될 전망

 

 

 

 

- 또한 베네수엘라의 값싼 석유공급이 줄면서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 주변 국가의 석유자원 개발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

 

□ 따라서 베네수엘라와 주변국의 석유 개발이 중장기적으로 증가하면서 국제유가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 베네수엘라의 대미 원유수출이 차베스 대통령 집권 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국제유가(WTI)는 최대 9% 하락할 것으로 추정19)

 

. 시사점

 

중남미 경제는 단기적으로 혼란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가 확대

 

□ 정치와 경제에 대한 진단으로 볼 때 중남미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과 혼란이 발생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진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

 

- [단기] 구심점을 잃은 중남미 좌파정권으로서는 리더십 약화로 인해 불확실성 확대와 정치불안 등 리스크가 커질 소지

 

- [중장기] 중남미에 전반적으로 실용·중도적인 정치성향과 미국과의 관계개선 노력이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

 

□ 장단기 위험도와 기회요인 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

 

- [볼리바르 동맹국] 그간 리스크가 커서 경제교류가 제한적이었으나 향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등

 

- [실용·중도 국가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로 이미 무역과 투자부문에서 교류가 활발한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볼리바르 동맹국] 단기적 리스크에 유의하며 자원·인프라 시장을 공략

 

□ 단기적으로는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에서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

 

-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유했던 차베스와 달리 마두로 당선인은 지지기반이 약해 리더십 발휘가 어려워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

 

- 원유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한 유전 탐사 및 개발 등 대규모 장기 자가 필요한 사업은 가급적 정치적 불안정이 해소된 후 추진20)

 

-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적 변화는 동맹국에 경제상황을 어렵게 할 수도 있어 각국의 정치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단계적으로 진출

 

□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볼리바르 동맹국 중 경제규모가 큰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에 대해서는 진출전략을 차별화

 

- 지역 강경노선의 세력 약화가 외국인투자, 특히 중국의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신규시장 창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대비

ㆍ중국은 2010년 중남미 최대 금융지원국으로 부상하며 차관 제공의 반대급부로 에너지 확보, 중국산 물품 구입 등의 권리를 확보

 

- 볼리바르 동맹은 정치논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한국기업이 현지에 원활하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

 

□ 소비시장 진출과 자원 확보는 물론 고성장이 예상되는 산업 및 도시 인프라시장에 대한 진출을 강화

 

- 쿠바는 세계 3(6.7%) 코발트 매장국, 볼리비아는 세계 4(8.3%) 주석 매장국

ㆍ코발트는 2차전지의 핵심 희소금속이며, 주석은 도금·합금에 사용

 

- 경제개방과 함께 베네수엘라의 에너지 개발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유전개발과 SOC 구축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

ㆍ정유플랜트, 송유관, 발전, 철도 등 중건설·화학산업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금융업을 중심으로 사업기회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

 

- 볼리바르 동맹국들은 사회주의적 개혁을 지속하며 정부예산을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할 전망

 

 

 

[실용·중도 국가군] 보호주의에 유의하면서 FTA 체결 등 경협관계 강화

 

□ 단기적으로 진출국의 우호적 평판을 확보해 보호주의 정책을 극복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FTA 체결 등 경협관계를 강화

 

- 중남미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보호주의 성향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 되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

ㆍ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도·실용 국가들은 외국인 기업 규제를 투자규모와 사회 기여도에 따라 차별 적용

 

-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태평양 동맹국 중 FTA 미체결국인 멕시코에 대해 FTA를 우선 추진하고, 브라질이 주도하는 '메르코수르'와의 FTA도 고려

ㆍ단기간 내에 체결하기 어려울 경우 기체결국인 칠레, 페루, 콜롬비아의 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멕시코, 브라질 등 대형 소비시장을 공략

 

 

 

---------------------------------------------------------------------------------------------------------------------------------------

1) 이주은, 조양현 (2012).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의 정세 및 석유산업 전망"(지역이슈분석 2013-3).한국수출입은행.

2) 2010년 이후에야 칠레(2010∼), 콜롬비아(2010∼), 멕시코(2012∼), 파라과이(2013∼)에 우파성향 정권이 집권

3) Oxford Economics, Global Data Service.

4) 엘살바도르 대선(2009), 페루 대선(2011)에서 브라질 집권당 출신의 선거참모가 투입되는 등 브라질 국가전략을 모방하는 추세

5) The End of the Latin American Left. (2013.2.7.). Foreign Policy.

6) 1889년 제임스 블레인(J. Blaine) 미국 국무장관이 구체화한 '빅 브라더(Big Brother)' 정책은 남미 국가들을 미국의 리더십하에 두고 남미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도록 하는 정책

7) 2006년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마약 원료인 코카나무 재배를 상용 목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

8) The Empire Makes Nice. (2013.3.11.). Foreign Policy.

9) Barshefsky, C. & Hill, J. (2008). U.S.-Latin America Relations: A New Direction for A New Reality(CFR Independent Task Force Report No. 60). CFR.

10) 중남미(멕시코 제외)의 대미 수출 비중: 34.7%(2000) → 21.3%(2001) (UNCTAD DB)

11) Chevron powers quietly up the oil ranks. (2013.3.17.). Financial Times.

12) 최원기 (2011). "최근 남미지역 중도 좌파정권의 역내 경제협력 동향 평가" (주요국제문제분석2011-39). 외교안보연구원.

13) Oxford Economics

14) 진출환경은 사업의 자유, 투자의 자유, 재산권을 나타내는 3개 지표의 평균을 사용해 분석

15) 진출환경 비교 시 메르코수르의 회원국에는 2012 6월 기준으로 대통령 탄핵 이후 회원국 자격을 정지당한 파라과이를 포함하고 신규 가입한 베네수엘라는 제외

16) Currency fears spread in Latin America. (2013.2.12.). Financial Times.

17) 미국은 2009년에 쿠바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했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에 거주 중인 쿠바인들이 20억달러 이상을 자국으로 송금 (Piccone, T. (2013). Time to bet on Cuba. Brookings.)

18) API 비중이 10 이하로 무겁고 점성도가 높아 그냥 사용할 수 없고, 고유황·고탄화 희석제를 첨가해 처리시설로 이동시켜 다시 희석제를 제거하고 가공해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과 자본이 필요

19) 차베스 집권 후 14년간(1999∼2012)의 평균 대미 원유 수출량이 차베스 집권 직전 5년간(1994∼1998)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가정하고, 1993∼2012년 미국의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월별 원유 수입량과 WTI 가격으로 추정된 수입탄력성을 이용해 분석

20) 임태균 (2013). "포스트 차베스 베네수엘라 정세 전망 및 시사점" (지역경제포커스 Vol.7, No.12.).대외경제정책연구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