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사회는 IT 감각 길러라
대다수 기업이 데이터 기반 경쟁사의 와해성 혁신 두려워하면서도 인공지능의 전면적인 도입 약속한 비율 절반에 불과
디지털에 정통한 이사회는 더 효과적으로 성장을 견인하고 리스크를 관리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기업 이사회는 확산되는 디지털 전략 환경에서 IT 중심의 전문지식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e-플랫폼, 인공지능-머신러닝,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모델, 블록체인, 퀀텀 분석, 프라이버시, 빅데이터 보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여기에 모두 사이버 보안 압력이 수반된다. 그러나 인식과 행동은 다르다. 그런 문제에 대한 이사회의 학습은 지지부진했다. 대신 정보와 주의의무를 최고정보책임자(CIO)·최고리스크책임자(CRO)에게 의존했다.
2017년 딜로이트 조사에선 2016년 IT에 정통한 이사를 둔 S&P 500 기업이 28.5%에 불과했다(2010년에는 16%). 6년 사이 불과 12.5%포인트 증가했다. S&P 500 이외의 기업까지 포함하면 증가율은 7%에 못 미친다. 2019년 가트너 CIO 서베이는 이사회의 IT 감각 강화가 얼마나 시급한지를 말해준다. 인공지능을 채택한 기업은 14%에 불과하며 지난 4년간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이 270% 증가했지만 내년까지 인공지능에 투자·통합을 계획한 기업은 절반에 머문다.
디지털화가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음에 따라 이사회에 IT 감각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2019 뉴 밴티지 파트너스 빅데이터·인공지능 경영진 서베이에선 75%의 기업이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경쟁사들의 와해성 혁신에 대한 두려움”을 미래 인공지능 투자의 주요 견인차로 꼽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전면적인 도입을 다짐한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앞서 언급한 딜로이트 조사에선 또한 IT 문제에 대한 이사회의 관심은 작업성과 또는 사이버 보안 위험에 집중됐다. 2010년과 2015년 이사회에서 논의된 5대 IT 토픽의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사이버 보안 위험과 프라이버시(42% 대 48%), IT 지원 디지털 혁신(30% 대 32%), 그리고 클라우드(7% 대 18%).
이사회에서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호, 사이버 위험을 중심으로 대화를 지속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IT 기반 사업전망과 디지털 정책도 그런 대화에 포함돼야 한다. CEO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사회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 성공 사례를 보면 CEO가 도전과 방향을 이사회와 협의한다. 그래야 이사회가 참여하는 한편 관점이 다양해진다. 이사회가 의미 있는 조언을 할 태세를 갖춰야만 이런 균형 잡힌 관계가 실현된다. 디지털화가 기업 경영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음에 따라 이사회에 IT에 관한 안목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사회가 긴박성을 감지하지 못하는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대다수 기업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거기서 가시적인 가치를 얻어내지 못한다. 기업문화도 초점을 흐릴 수 있다. IT 분야의 선구업체를 제외하고 대다수 기업은 단기적으로는 데이터에든 인공지능에든 큰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다. 보상을 얻기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사회의 빈자리가 드물어 무력감이 퍼진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 500대 기업 중 9%만이 IT 소위원회를 뒀고 그들 중 빈자리에 ‘IT 전문’ 이사를 선임한 비율은 5%에도 못 미쳤다. IT에 정통한 이사회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디지털에 정통한 이사를 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높은 실적을 올린다.
201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조사에선 매출액 10억 달러 초과 기업의 24%가 디지털에 정통한 이사회를 뒀다. 총자산이익률(ROA)·매출액·시가총액 등 주요 척도에서 이들의 실적이 나머지 76%를 능가했다. 디지털에 정통한 이사회는 더 효과적으로 성장을 견인하고 리스크를 관리한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경쟁우위로 이어진다.
IT 감각을 강화하려면 상당한 주의력이 요구된다. 이사회가 CEO에게 던져야 할 5가지 중요한 질문이 있다.
1. 디지털 전략의 전략적·경쟁적 가치는 무엇이며 그런 성과를 얻기까지의 구체적인 일정은?
2. 디지털 혁신의 중요한 도전과 대책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사회와 고위 경영진 간에 어떤 대화를 계속할 것인가?
3. 디지털 전략이 조직의 회복 탄력성을 높여줄까?
4. 디지털 전략을 개발·전개·확대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조직이 보유하는가?
5. 예산 모델이 디지털 전략을 뒷받침하는가?
이 5가지 질문은 이사들의 수탁자·자원 헌장이 요구하는 대로 그들이 전향적으로 심사숙고하게 만든다. 와해성 혁신 기술의 영향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경영진을 압박하는 것이 이사회의 주의의무(duty of care)다. 이사회는 경영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직의 혁신 문화에 균형을 잡고 그들 생태계의 혁신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사람과 조직은 걷는 속도로 변하지만 기술은 비약적인 속도로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 셰헤라자데 레만, 제임스 R. 베일리※ [셰헤라자데 라만은 조지워싱턴대학 국제경영·금융학 교수, 제임스 R. 베일리는 조지워싱턴대학 비즈니스 스쿨 리더십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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