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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도 디지털 파도를 타고~

AI독립군 2019. 8. 7. 10:53

해운업도 디지털 파도를 타고~

 

항만의 크레인과 트럭 자동화부터 선박 배기가스 감축과 선박 유지보수 예측까지 IT가 상거래·운영의 효율화 견인

매일 2000만 개의 컨테이너가 바다를 누빈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제품 중 대다수가 바다를 통해 수송될 확률이 높다. / 사진:MIKE BLAKE-REUTERS/YONHAP

디지털 혁신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면 멀리에서 찾을 필요 없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날씨가 어떤지 묻고, 카드를 접촉해 물건값을 지불할 수 있고, 심지어 자율주행차도 곧 대중화하려는 참이다. 그러나 IT가 특히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 하나 있다. 바로 해운업이다.

 

해운은 배가 바다에서 처음 돛을 올린 이후 많은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오늘날의 근대 경제에서 세계 무역의 최대 90%까지 수송하면서도 신기술 도입에 비교적 신중했다. 그러나 혁신의 조류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조사 결과 지난 수년간 새로운 해운과 물류 기술에의 투자가 33억 달러에 달했다. 항만의 크레인과 트럭 자동화부터 선박 배기가스 감축과 나아가 선박 유지보수 예측까지 모든 해운 분야에서 IT가 상거래·운영의 효율화를 견인한다. 따라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향상 과정) 같은 신기술이 어떻게 디지털 혁신을 견인하고 해운업의 운영방식에 변화를 가져올까?

 

매일 2000만 개의 컨테이너가 바다를 누빈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제품 중 대다수가 바다를 통해 수송될 확률이 높다. 일반적인 소비자는 제품이 세계 각지로부터 어떻게 자신에게 배달되는지 흔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해운은 보기보다 복잡한 산업이다.

 

해운업의 복잡성을 알려면 모든 이해관계자가 어떻게 활동하느냐를 포함해 해운 생태계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첫째로 선박이나 선단을 소유한 선주가 있다. 선박은 고가의 자산이며 선박 활용도가 떨어지면 선주 입장에선 선원 임금이나 연료 등에서 회수 불가능한 비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선주는 잠재적인 항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며 선박이나 선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 용선자(charterer)가 있다. 가스나 석유 같은 자재를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안전하게 제때 수송해야 하는 사람이다. 같은 화물을 두고 여러 척의 선박이 경쟁하는 경우가 많아 가격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해운시장은 비용과 자산가치가 끊임없이 변동하는 대단히 변동성이 큰 환경이다. 용선자는 시장변동에 관해 정확한 최신 정보를 입수해 알맞은 선박을 가장 유리한 가격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과정의 중간에 선주와 용선자로부터 용선 비용, 위치, 화물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브로커가 있다. 브로커의 성공은 시장을 얼마나 잘 알고 이를 이용해 얼마나 수익성 높은 계약을 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궁극적으로 이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수록 관계가 더 좋아진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다음에도 다시 그들과의 거래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공개·다양성·양이 극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 3개 그룹 간의 거래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잠재적인 거래와 계약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하루 수백 통의 메일로 이뤄진다. 이런 메일은 제각각의 혼란스러운 포맷을 가질 뿐 아니라 수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 수집 속도가 늦다. 결과적으로 정보의 유효기간이 경과하는 경우가 많아 이해관계자들이 업계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실제 팩트보다는 가정에 근거해 상거래 결정을 내리는 일이 빈번하다. 많은 이해관계자가 100만 달러 계약에 관한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실수했다가는 그 100만 달러를 날려버릴 위험성이 크다.

 


금융 서비스 같은 다른 업종은 신기술을 채택하는 방법으로 극히 많은 데이터 집합과 관련된 문제에 대처했다. 그러나 해운은 구시대적인 시스템에 의존한다. ‘거래 형성단계에서 의사결정 중 추측이 많다는 의미다.

 

추산에 따르면 해운업에서는 항만·수송업체·선박 이동 등에서 매일 1~12000만 개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정보에 근거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려면 이들 데이터 집합을 흡수·자동화하고 다른 상업·법률·규제·환경적 요인들과 상호참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각종 사적·공적 해운 데이터를 혼합·분석하고 이를 지능적이고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모두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그에 따라 수동 데이터 처리에 따르는 고민거리가 사라지고 또한 이해관계자들이 전체 생태계에 대해 더 포괄적인 시야를 갖는다. 결과적으로 정확한 정보에 기초해 거래가 이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

 

따라서 선주 입장에선 시장 변동성을 더 사실적으로 파악해 가격결정과 화물선택이 더 정확해질 수 있다. 이런 신기술로 앞으로 선박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항로를 재계산하고 나아가 미래 선적용량을 예상할 수 있다. 용선자 입장에선 적당한 선주와 알맞은 가격·항로로 계약을 맺는다는 확신 아래 더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끝으로 브로커 입장에선 시장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용선자와 선주에게 수익성 높은 거래에 관해 조언함으로써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 전통을 자랑하는 업종이 신기술 특히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의 견인차로서 인공지능의 위력을 깨닫는 듯하다. 해운이 디지털 혁신의 물결에 올라탔다는 사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오니스 마티노스

※ [필자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그널 오션 플랫폼을 이용해 선반관리를 현대화하는 시그널 그룹의 창업자이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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