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다식 & 경제

2세대 토큰이 뜬다

AI독립군 2019. 3. 19. 10:20


2세대 토큰이 뜬다

 

올해는 유틸리티 토큰과 증권형 토큰 두 암호화폐의 성장세에 탄력 붙기 시작할 듯 


ICO 열풍은 과대포장이 도를 넘어 경착륙이 불가피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데 문제가 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암호화폐공모(ICO)를 기억하는가? 2017년 이 민주화된 새 자본조달 패러다임이 세계를 휩쓸었다. 모든 것이토큰화됐고 사람들이 많은 경우 오로지 아이디어만으로 눈이 휘둥그래지는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7년 이 방식을 통해 60억 달러 이상이 조달됐다. 그리고 2018 1분기 만에 그보다 많은 자본이 조달됐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심지어 분산원장 기술에 기껏해야 몇 다리 건너 연결된 사람까지 ICO를 실시하는 듯했다.

 

물론 그런 열풍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웹사이트 icodata.io에 따르면 2018년 마지막 4개월 동안의 조달액이 모두 10억 달러에 못 미쳤으며 올 들어 이제껏 3000만 달러도 안 모였다. 그동안 내내 암호화폐는 신종 튤립 버블(17세기 튤립 과열투기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공언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시장에서 입증됐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수년 간에 걸쳐 더 많이 발전하고 그 과정에서 암호화폐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ICO 열풍의 문제는 암호화폐 아이디어가 나쁘거나 블록체인이 사기라는 데 있지 않다. 과대포장이 도를 넘어 경착륙이 불가피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 문제다. 지금도 실제로 운용되면서 고객이나 이용자 기반을 가진 블록체인 플랫폼은 극소수라는 점을 많은 사람이 지적해 왔다. 2017년과 2018 IC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한 프로젝트 중 다수가 망했다. 그러나 그들이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큰 파도에 한동안 올라탔다가 바닷가에 내동댕이쳐졌다고 해서 암호화폐의 바탕을 이루는 금융-기술적인 개념 자체가 무의미한 건 아니다.

 

어디에나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공간의 사업에도 중력의 법칙이 적용된다. 성장해 나가려면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진짜 제품, 진짜 팀, 진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게 하나도 없는 ICO 프로젝트가 많았다. 그러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으로 제품과 플랫폼 개발에 전념하는 팀이 많다. 이들 업체는 전통적인 스타트업의 모든 조건을 갖췄으며 자신들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틈새 시장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암호화폐를 이용한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유틸리티 토큰과 증권형 토큰 두 가지 암호화폐의 성장세에 탄력이 붙기 시작할 것이다. 두 종류는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하나의 암호화폐가 동시에 유틸리티와 증권형 토큰을 겸할 수 있다. 그러나 창업자들이 규제당국의 관료주의를 피하려고 유틸리티를 만들어내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들 신세대 블록체인 기업가들은 원칙적인 사업방식을 준수하며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유틸리티 토큰은 접근·관리 또는 이용자 서비스 면에서 플랫폼에 진정한 혜택을 제공할 경우에만 발행돼야 한다. 그리고 증권형 토큰은 증권으로 등록되며 보유자에게 명확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세월이 흐르면 증권형 토큰은 채권과 주식처럼 유가증권의 일부로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

 

이들 토큰이 어떤 혜택을 제공할까? 유틸리티 토큰의 경우 보유자가 한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멤버십 카드역할을 할 수 있다. 토큰을 많이 보유할수록 더 큰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와 레딧(소셜 뉴스 커뮤니티)처럼슈퍼 이용자형식에 의존해 콘텐트와 관리 기준을 유지하는 플랫폼들은 그런 토큰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사례들이다.

 

한편 증권형 토큰은 주주들에게 가령 회사 수입의 일부 등과 같은 혜택을 줄 수 있다. 블록체인이 등장하기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이다. 이들 토큰은 유능한 경영진이 회사를 탄탄하게 이끌며 수익을 올릴 때 신기술의 보안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주식의 온갖 혜택을 제공할 잠재력을 지닌다. 금융업계의 거물 기업 JP모건이 최근 독자적으로 결제용 JPM 코인을 발행했다는 발표는 이런 잠재력에 무게를 실어준다. 암호화폐는 한물가기는커녕 이제 날갯짓을 시작했다.

 

– 션 메드카프

 

[필자는 신흥기술 분야의 초기단계 기업에 전략적 조언과 커뮤니케이션 지원을 제공하는 에인절42의 공동창업자이자 대표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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