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업계 "한국향 H형강 수출價 인상"…韓 "합의 수용"

中, 철강업계 "한국향 H형강 수출價 인상"…韓 "합의 수용"

무역위, 중국업체 가격약속 합의 수용키로 결정…24% 인상

반덤핑 조사 중지 및 반덤핑관세 부과 안해..."지켜볼 것"

 

 

 

황세준 기자 (hsj@ebn.co.kr)

 

 

중국 H형강 제조사 7곳이 한국 정부의 반덤핑 최종판정에서 벗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15일 오전 7시 30분부터 롯데호텔 36층 피콕룸에서 제342차 회의를 열고 '중국산 H형강 수출가격 인상 약속제의 수락여부 건의 결정' 안건을 의결했다.

 

중국 철강사들이 반덤핑 최종판정을 피하기 위해 내민 '합의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 기획재정부가 무역의 결정을 수락하면 덤핑조사가 중지되고 덤핑방지관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무역위 결정을 기재부가 뒤집은 선례는 없다.

 

반덤핑 최종판정을 피하게 되는 중국 철강사들은 진시강철 및 관계사, 르자우강철, 라이우강철 및 관계사, 마안산강철, 신타이, 바오토우 및 관계사, 티엔싱 및 관계사 등 7곳이다. 이들은 예비판정에서 20.96~32.72%의 덤핑방지관세율이 책정된 상태였다.

 

7개사가 공동으로 제출한 합의안은 2014년 4/4분기 한국향 평균 수출가격보다 약 24% 높은 가격을 최저수출가격으로 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예비판정에서 32.72%가 책정된 홍룬강철과 28.2%가 책정된 기타 공급자들은 합의안을 내지 않아 최종판정 심의를 받게 된다. 무역위는 오는 28일 회의를 열어 최종 관세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 30일까지 가격 약속 합의 시행일과 덤핑방지관세율 적용기간을 관보에 고시한다. 덤핑방지관세 부과기간과 합의 이행기간은 동일하게 책정된다. 법상 한도는 최대 5년이다.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의해 이뤄졌다. 양사는 중국산 H형강의 저가 공세로 국내 업계 생존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되자 지난해 5월 30일자로 반덤핑 제소를 접수했다.

 

정부는 같은해 7월 24일 조사 개시를 결정, 같은달 31일자로 공고했다. 예비판정은 5개월만인 12월 23일 내려졌다.

 

무역위는 올해 2월말 가진 공청회 당시만 해도 최종판정 이전 양국 합의를 통한 반덤핑 조사 종료설을 일축했으나 상황이 변했다. 예비판정을 받은 중국 제강사들은 지난 3월 WTO 반덤핑 협정 제8조에 명시된 '가격약속(프라이스 언더테이킹)'을 기획재정부에 접수했다.

 

가격약속이란 향후 H형강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한국향 수출 물량을 일정량 이하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자진시정 통한 합의제도다. 무역위는 수출가격 인상을 통해 국내 산업 피해가 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역위 관계자는 "국내 생산자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내수판매가격 인상 및 판매물량 증가로 매출 및 이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수출자와 국내 수입자들도 덤핑방지관세 납부 대신에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이득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약속을 통해 한중 양국이 통상마찰을 겪지 않으면서도 제재조치에 준하는 실효성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철강사들이 실제로 약속을 잘 이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철강사들은 일단 2015년 12월 31일까지 약속한 가격대로 수출하고 실적 증빙을 한국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로는 분기별로 점검을 받는다. 중국 철강사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정부는 재조사를 벌여 잠정조치를 부과한다.

 

한편, 무역위는 수출업체들이 공동으로 가격인상을 제의해 반덤핑조사를 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