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에서 니치를 찾는 법: 식품 업계를 뒤흔든 5인의 창업자들

익숙한 시장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용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는 식품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자생력을 갖추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기업의 거대 자본과 견고한 유통망 사이에서 신규 브랜드가 설 자리는 좁아 보이기만 한다. 그러나 최근 '푸드 비즈니스 뉴스(Food Business News)'가 주최한 '성장의 기회로의 스타트업 도전(Turning Startup Challenges into Growth)' 웨비나에서 소개된 5인의 창업자들은 달랐다.
이들은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익숙한 카테고리 안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니치(Niche)'를 포착했고, 이를 혁신의 발판으로 삼았다. 이미 가득 찬 시장에서 이들이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냈는지, 그 전략적 통찰을 분석해 본다.
가공식품을 넘어 '홀푸드(Whole Food)'로 스낵의 정의를 바꾸다
니키 시먼(Nikki Seaman)이 이끄는 프리스타일 스낵(Freestyle Snacks)은 올리브와 피클이라는 원물을 스낵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과거 올리브는 요리의 재료나 안주 정도로 치부되었으나, 시먼은 이를 간편하게 휴대하며 즐길 수 있는 '홀푸드 스낵'으로 재정의하며 카테고리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들의 성공은 치밀한 시장 진입 전략에 기인한다. 2022년 1월 온라인 직접 판매(DTC)로 시작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후, 빠르게 오프라인 소매점 및 도매 시장으로 확장했다. 현재 미국 전역 약 6,000개 매장에 입점해 있으며, 올해 말까지 10,000개 매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통망 확장을 넘어, 원물 기반 스낵이 주류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올리브에서 피클 스낵으로 제품 라인을 넓힌 것은 자연스러운 확장이었으며, 혁신은 바로 이러한 흐름에서 온다."
이처럼 원물의 가치를 재발견하여 시장을 확장한 사례가 있다면, 이번에는 브랜드 철학의 과감한 '피벗(Pivot)'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사례를 살펴보자.
완벽함 대신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피벗의 기술
몰리 블레이클리(Molly Blakeley)는 단돈 150달러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몰리 비즈(Molly Bz)'라는 브랜드로 버터와 달걀을 아끼지 않은 고가형 고메 쿠키를 선보였으나, 그녀는 시장의 또 다른 이면을 읽어냈다. 모든 소비자가 매번 프리미엄만을 찾지는 않는다는 점, 그리고 유통 채널에서 저가형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한 것이다.
그녀는 과감하게 '더 트래시 고메(The Trashy Gourmet)'라는 서브 브랜드를 출시했다. '트래시(Trashy)'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한 것은 대중적인 입맛과 가격대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향한 역설적이고 솔직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특히 아들의 에어프라이어 사용 습관에서 착안한 '파베이크드(par-baked, 반조리)' 쿠키는 소비자가 집에서 갓 구운 쿠키를 한 개씩 즐길 수 있게 하여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블레이클리는 냉동 섹션(Frozen section)에서의 신뢰 확보를 위해 1온스(약 28g) 미만의 작은 사이즈 제품을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소비자의 시식 기회를 넓히고 구매 장벽을 낮췄다. 이는 극한의 자본 상황에서도 소비자 행동 패턴을 분석해 낸 창의적 비즈니스의 결과물이다.
문화적 자산을 현대적 간식으로 재해석하다
소피아 청(Sophia Cheng)은 아시아에서의 어린 시절 경험을 비즈니스로 승화시켰다. 자극적인 서구식 간식 대신 과일과 절제된 디저트를 즐기던 아시아의 식습관을 바탕으로 '오드볼(Oddball)'이라는 식물성 젤리 스낵을 탄생시킨 것이다.
기술적 차별점은 성분에 있다. 오드볼은 동물성 젤라틴 대신 해초에서 추출한 한천(Agar)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비건(Vegan)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함은 물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물류적 편의성까지 확보했다. 최근 시장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청은 자신의 제품이 기존의 젤로(Jello)와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에 있음을 강조한다.
"오드볼은 젤로의 복제품이 아니다. 우리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과일 스낵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문화적 자산에 현대적 기술을 더한 사례에 이어, 이번에는 기존 음료 시장의 관성을 깨고 '기능성'으로 승부수를 던진 사례로 넘어가 본다.
'건강'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기능성 커피의 탄생
마이클 페델레(Michael Fedele)는 기존 RTD(Ready-to-Drink) 커피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당분과 인공 성분'에 주목했다. 그는 17년간의 음료 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들을 위한 '기능성 스포츠 커피'라는 니치를 공략했다.
쓰론 스포츠 커피(Throne Sport Coffee)는 제품 라인별로 정교한 영양 설계를 보여준다.
- 라떼(Latte) 라인: 150mg의 천연 카페인과 10g의 단백질을 함유하여 에너지와 영양을 동시에 공급한다.
- 콜드브루(Cold Brew) 라인: 단 50kcal의 낮은 열량과 8g의 천연 설탕만을 함유하여 건강한 각성을 돕는다.
여기에 NFL 스타 패트릭 마홈스(Patrick Mahomes)를 비롯한 20여 명의 프로 선수들과의 파트너십은 브랜드의 신뢰도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강력한 마케팅 동력이 되었다. 이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퍼포먼스 도구'로서 커피의 가치를 재설정한 사례다.
다음 세대의 단백질은 '식이섬유'가 될 것이다
제스티 지(Zesty Z)의 알렉산더 하릭(Alexander Harik)은 영양 트렌드의 다음 물결이 '식이섬유'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기존의 건강 스낵 시장이 주로 달콤한 바(Bar)나 쉐이크 형태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하릭은 '짭짤한 스낵(Salty Snack)' 카테고리 내의 기능성 공백을 정확히 타격했다.
그는 특히 장 건강과 혈당 조절에 민감한 GLP-1 소비자 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스티 지의 피타 칩은 1회 제공량당 6g의 식이섬유와 3g의 단백질을 포함하며 열량은 100kcal에 불과하다. 시중에 유통되는 짭짤한 스낵 중 이러한 영양 지표(Macros)를 구현한 제품이 거의 없다는 점이 이 브랜드의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우리는 단순히 더 나은 피타 칩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당신의 카테고리에는 어떤 '빈틈'이 있는가?
위의 5인의 창업자가 보여준 공통점은 기존 카테고리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현대 소비자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이를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원물을 스낵화하고, 편의성을 위해 브랜드의 위상을 피벗하며, 문화적 자산에 기술을 더하고, 커피에 기능을 입히며, 영양 성분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는 과정은 모두 '당연함'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비즈니스 스토리텔러의 관점에서 볼 때, 레드오션은 경쟁이 치열한 곳이 아니라 변화된 소비자의 요구를 포착하지 못한 관성이 지배하는 곳이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시장의 상식 뒤에는 과연 어떤 기회가 숨어 있는가? 지금 당신이 마주하고 있는 레드오션 속에도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날카로운 니치 시장이 분명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당연하다고 믿는 그 상식을 뒤집는 순간, 새로운 성장의 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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