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의 편애, 조직 붕괴의 신호탄
『대학』이 주는 현대 창업가들의 교훈
"사람은 친애함에 있어 편파적이다" - 고전 『대학』의 이 구절이 현대 스타트업계에 주는 메시지는 무겁고 깊다. 인지기소친애이벽언(人之其所親愛而辟焉)은 단순한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스타트업 리더십의 핵심 과제를 관통하는 경고다.
2025년 현재,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2025년 1분기 한국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고, 상반기 전체 투자는 37.6% 감소했다. 이러한 혹독한 시장 환경에서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더욱 낮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90%의 스타트업이 실패하고, AI 스타트업의 경우 87%가 실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높은 실패율의 이면에는 기술력 부족이나 시장 변화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숨어있다. 바로 리더의 편애와 공정성 결여다. 스타트업이 괘도를 탈로하여 무너지는 사례의 80% 이상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경영자가 리더로서의 자유도를 상실해서 더 이상 리더십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다.
친애편애의 현대적 발현
현대 스타트업에서 친애편애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창업자가 동료나 지인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여 핵심 포지션에 배치하는 '코드 인사'가 대표적이다. 이는 조직에서 나타나는 편애 현상 중 가장 파괴적인 형태로, 엄청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이 문제를 지적한다. 코슬라 벤처스 창립자 비노드 코슬라는 "90%의 투자자는 아무런 가치를 더하지 않으며, 70%의 투자자는 오히려 회사에 마이너스 가치를 더한다"고 단언했다. 이는 단순히 투자자 문제가 아니라, 창업자들이 친밀감에 기반해 잘못된 조언자를 선택하는 편애의 결과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한 SaaS 스타트업 대표는 고객이 실시간 데이터를 원한다는 피드백을 여러 차례 받았지만, 기존 로드맵을 고수했다. "우리는 그렇게 개발 안 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결국 6개월도 안 되어 주요 고객이 이탈했고, 경쟁사에 시장을 내주었다. 이는 자신의 기술과 팀에 대한 편애가 고객의 목소리를 가린 전형적인 사례다.
스타트업계의 마마 자국과 보조개
『대학』은 "좋아하는 것의 악을 아는 자는 천하에 없다"고 했다. 현대 스타트업에서 이는 더욱 심각한 형태로 나타난다. 창업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과도하게 몰입하여 시장의 신호를 무시한다.
Global Interactive Technologies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전 CEO와 임원진은 대주주와 관련된 인물들로 구성되었고, IPO 후 재정 부실 관리와 핵심 사업 운영 실패가 드러났다. 이는 친밀한 관계에 기반한 인사가 어떻게 회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스타트업 실패 원인 분석에 따르면, 팀 문제 및 인적 자원 관련 문제가 18%를 차지한다. 이는 기술 문제(6%)나 법적 문제(2%)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즉, 사람 관련 문제, 특히 리더의 편파적 인사 관리가 스타트업 실패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공정성 리더십의 구현
상호작용 공정성의 핵심은 '존중'이다. 성과 평가에서 편애가 아닌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먼저 팀원의 자기 피드백을 경청하고, 피드백을 전하기 전에 허락을 구하며, 판단하는 질문보다 중립적 질문을 사용해야 한다.
성공하는 스타트업 리더들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따른다:
완벽한 결정은 없다 - 결정은 빠르게, 실험은 작게, 반복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 고객의 반응으로 검증하고, 가설과 실행을 반복하며 지속적인 성공의 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고민은 24시간 이내로 끝낸다 - 실행이 우선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결정은 수정 가능하므로, 빠른 실행을 통해 시장에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한 평가 시스템 - 개인적 호감이 아닌 객관적 성과 지표에 기반해 평가하고, 모든 팀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2025년 스타트업의 과제
2025년 스타트업 투자유치 전망에서 창업가 10명 중 6명은 올해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AI 전략 수립과 미국 시장 진입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모든 전략의 기반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리더십이다.
AI 스타트업 실패 원인 중 가장 주요한 것은 '기술 과신'이다. 이는 곧 자신의 기술에 대한 편애가 실제 고객 니즈를 간과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성공하는 AI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보다 시장 조사를 우선시하고, 사용자의 실제 문제와 니즈를 깊게 이해한다.
맺음말: 현대판 『대학』의 실천
『대학』의 지혜는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을 알지 못한다"는 속담처럼, 현대 창업가들도 자신의 아이디어와 팀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진정한 리더는 친애하는 것의 악을 알고, 미워하는 것의 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기술력보다 이런 리더십의 공정성에 달려있다. 편애가 아닌 공정, 감정이 아닌 객관성이 스타트업을 '죽음의 계곡'에서 구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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