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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중국 자동차 생태계 변화

AI독립군 2018. 8. 9. 09:57


무서운 중국 자동차 생태계 변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가운데 우리 실생활 속으로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IOT(사물 인터넷)로 작동하는 가전의 세계다. 집밖에서 난방은 물론이고 가전제품 전반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이제 한 통신사의 서비스가 아니라 일반화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비하면 그저 장난감 놀이에 불과할지 모른다.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 앞에 나타날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 분야다. 자율주행차의 등장과 전기차 혁명, 주행 시스템의 혁명이 그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자율주행차와 주행 시스템은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반면에 전기차는 개별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대기질의 관리나 주유시스템이 관련된다.

 

이 세 가지 부문에서 중국의 질주는 무섭다. 세 가지 모두 우리가 방관하는 사이에 중국이 기술적으로는 앞서가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마저 폭주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우리가 외면하고 있지만, 향후 세계시장에서 이 세 가지 부문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때도 외면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 만약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가 중국 발 자동차 혁명이 닥쳤을 때, 우리나라는 쓰나미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처럼 무너질 수 있다.

 

우선 개별 단위에서 발전하고 있는 전기차를 보자. 한국은 보조금 지원 이전에 4000만 원 정도의 전기차가 보편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상황인데, 중국 전기차의 선도기업 비야디는 얼마 전 성능에서 뒤지지 않은 SUV 전기차를 8만 위안(한화 1400만 원 가량)에 내놓았다. 30분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360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이 차가 보조금을 받고 800만 원 정도에 시장에 보편적으로 보급될 때, 과연 우리는 얼마나 국산 전기차만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야디와 더불어 중국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베이치’도 최근 내연차 생산을 포기하고 전기차에 몰두한다는 선언을 했다. 베이치는 현대자동차와 합작한 회사인데, 이 회사가 이런 결심을 한 배경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결국 향후 중국에서 오염원을 내뿜는 내연기관차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비용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닝더(CATL) 등과 경쟁하는데, 이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중국이 사드를 이유로 시장 진입을 막은 탓도 있지만, 광범위한 시장을 가진 중국을 상대할 능력이 있는지를 더 점검해 봐야 한다.

 

더 주의해서 볼 것은 자율주행차 수준이다. 중국 아이티 기업을 선도하는 BAT 중 하나인 알리바바는 2016년 상하이자동차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RX5를 개발하면서 스마트카 운영체계를 선보였다. 특히 자율주행차 기반 기술인 차량용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본사가 있는 항저우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면서 자율주행차에 있어서도 선도도시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바이두 역시 자율주행버스인 아폴롱(Apolong 阿波龍)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버스 분야에 강자인 진롱과 같이 하는 이 버스는 이미 양산을 시작했는데, 14명까지 태울 수 있고 한번 충전에 100킬로미터까지 운행할 수 있다.


 

애플이나 구글 등이 추진하지만 곤란을 겪는 것과 달리 중국이 이 분야에서 앞으로 치고 가는 것은 중국 특유의 정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면 중국 정부는 모든 것을 지원한다. 거기에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5G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빠른 통신체계가 필수적인데, 중국은 시스템이나 기기에서 5G를 가장 먼저 발전시키는 나라다.

 

국가를 운영하는 통신망은 보안과도 관련 있어 많은 제약이 있는데, 중국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으로 가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이 분야에서 중국을 경계한지 오래기 때문이다,

 

중국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주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배경은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베이징 인근에 건설하는 슝안 신도시 같은 국가 신도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인 슝안 신도시는 베이징 남쪽 100킬로미터 지점에 첨단 신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이곳은 중국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스마트시티의 선도 도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중국 500개 도시를 스마트시티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곳의 자동차나 주행시스템은 모두 전기차와 자율차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보면 맞다.

 

중국 도시 가운데 올해 발표된 5선도시까지를 합쳐도 338개 도시이고, 인구 5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88개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이름 있는 도시들은 대부분 스마트시티가 된다는 것인데, 이 도시가 돌아가는 방식에 필수적인 게 자동차 등 도로 시스템이다. 중국 정부가 결과적으로 전기차가 중심이 되고, 자율주행차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시티가 완성될 경우 현재 운행하는 차의 1/8 정도만 있으면 운행이 가능하고, 오염원 배출이나 관리도 용이하다.

 

거기에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중국 정부가 가지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갈수록 중요시하는 것은 사회 안전망이다. 안전이라고 하지만 결국 통제가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 구축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 중국 자동차와 주행환경의 변화를 우리나라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에 진출한 현대나 기아는 이 생태계 변화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변화에 대해 우리나라가 무시할 수도 없다. 거대한 중국의 변화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내지 못하면 한국의 오랜 발전 축인 자동차 산업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서 소개한 저렴한 전기차가 한국에 진출할 때, 과연 그 파고를 이겨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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