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다식 & 경제

위기 이후 재조명되는 제조업

AI독립군 2011. 10. 5. 12:18

 

위기 이후 재조명되는 제조업

 

 

 

 

목차

. 제조업인가, 서비스업인가

. 현황과 주요 쟁점

. 시사점

 

 

 

작 성: 김용기 연구전문위원

(ykim@seri.org)

02-3780-8275

삼성경제연구소

 

 

 

. 제조업인가, 서비스업인가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의가 확산

 

□ 위기 이전 수십 년간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제조업을 정책대상에서 배제하고 특별한 배려를 하지 않음

 

- 1980년대 이후 미국은 특정 산업 육성에 관심을 두는 정책에 반대

"시장이 (아웃소싱을 통해) 제조업 일자리를 없앤다면, 그것을 반대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1)

 

- 전 재무장관 로렌스 서머스는 "미국의 역할은 지식과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세계경제를 먹여 살리는 일"이라고 언급

R&D와 금융 등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중시

 

□ 위기 이후 미국의 경상수지 악화와 소득 양극화는 제조업을 소홀히 한 결과라는 주장이 대두2)

 

- 미국은 2000년대 들어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한 경상수지 적자 폭이 연간 3,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2006년에는 6,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

ㆍ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말해주는 제조업 부문 하이테크 산업에서도 2002년부터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점점 증가하는 추세3)

 

- 전 인텔 회장 앤디 그로브는 2010 "미국의 일자리 부족 현상은 제조업의 가치를 무시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제조업은 기술 진화에 매우 중요한 경험사슬을 제공한다"고 주장4)

GE CEO 제프리 이멜트, 다우케미컬 CEO 앤드루 리버리스도 최근 동일한 문제의식을 토로

 

- 제조업 일자리는 계층의 상향 이동을 가능케 하여 중산층의 규모와 지위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지난 10년간 3분의 1이 감소

ㆍ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1,700만 개 이상(1990년대) → 1,200만 개 이하(2010)

 

□ 영국도 위기 이후 균형 성장을 위해 수출제조업 강화 정책을 시작

 

- 내수 증가는 제한된 반면, 해외시장 규모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에 따라 향후 10년간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5)

ㆍ해외시장 확대를 겨냥한 수출은 제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

 

- 2011년 예산에 이를 반영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육성 비전을 발표하고 선진제조업(advanced manufacturing) 부문을 우선 타깃으로 삼음

ㆍ영국의 제조업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상단을 주도하는 것이 목표

2011년에만 9개 대학에 제조업 혁신센터를 설립하였고, R&D 투입자금에 100% 조세 감면혜택을 주는 제조업 기업존(zone) 21개 설치

 

제조업이냐, 서비스업이냐를 놓고 학계에서도 논쟁이 진행

 

200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중심으로 미국의 경제정책을 제조업중심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대두

 

- 2009 7, 8월호에서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 게리 피사노와 윌리 시가 「미국의 경쟁력 회복」이란 논문을 게재6)

ㆍ이후 2009 11월까지 저명학자와 기업인 들이 참여한 논쟁이 하버드 비즈니스리뷰 블로그 네트워크에서 벌어짐

"R&D와 서비스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전 재무장관 서머스의) 견해는 최근 제조업 생산현장의 믿을 수 없을 만큼 지식 집약적 속성을 완전히 간과하고 있다"고 결론

 

□ 영국에서는 2011 7월 초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주관으로 제조업 대 서비스업 간의 논쟁이 전개7)

 

- '강력한 제조업 기반이 없는 경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가설을 놓고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가 찬성 토론을 전개

ㆍ미국 컬럼비아대학 자그디시 바그와티 교수는 반대 입장을 개진

 

- 국제 경영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10 5월 「위기 이후: 독일 경제모델의 재조정」8)이란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 대 서비스업 논쟁에 가세

"독일의 제조업 중심 경제성장 구조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

ㆍ외부의 경제모델 조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독일경제의 수출제조업 중심 성격은 오히려 강화되었다고 지적

 

□ 논쟁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선진화되면 제조업 중심 경제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행한다고 인식

 

- 경제성장에 따라 경제구조가 변하며 GDP와 전체 고용에서 농업과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지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높아짐9)

 

- 미래학자 다니엘 벨은 1973년에 저작 『탈산업사회의 도래』10)에서 사회를 특성에 따라 '전산업사회-산업사회-탈산업사회'로 구분

 

ㆍ탈산업사회의 지배적 고용양식은 서비스 노동으로 변화한다고 전망

ㆍ대략 1인당 GDP 9,000달러를 넘으면 탈산업화가 시작된다고 분석11)

 

 

 

 

. 현황과 주요 쟁점

 

1. 현황: GDP와 전체 일자리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증가

 

□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GDP와 일자리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증가

 

- 미국과 영국은 GDP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79.4% 75.5%

ㆍ독일, 스웨덴 등 제조업을 중시하는 국가도 70% 이상, 한국은 60.3%

 

- 미국과 영국은 전체 고용 중 제조업 비중이 10% 미만, 서비스업 비중은80%를 초과

ㆍ독일, 스웨덴, 한국에서 서비스업의 고용 비중은 대략 70∼75%

 

 

 

 

□ 한국, 독일, 스웨덴 등 제조업 중심 국가는 경상수지 흑자, 미국 영국 등 서비스업 중심 국가는 내수를 지향한 결과 경상수지가 적자

- 2008년 미국과 영국은 각각 1,358억 달러, 영국은 1,013억 달러의 서비스수지 흑자였으나 상품수지의 부진으로 경상수지는 여전히 적자

 

 

 

 

2. 제조업 강화론의 주요 쟁점

 

① 서비스업의 독자 성장이 가능한가

 

□ 서비스업과 제조업 간 연관성이 높아져 제조업이 서비스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

- 미국에서 제조업은 회계, 금융, 법률, 원천기술의 개발과 생산, 엔지니어링, 디자인, 교통, 실험과 테스트 분야 고숙련 서비스 일자리의 원천12)

 

- 생산자 서비스업의 상당 부분은 과거 제조업체가 내부에서 수행하던 서비스 부문을 외부 서비스업체로 아웃소싱한 데 기인

 

□ 서비스업 상품은 점점 더 제조업 제품과 결합되어 등장하고 있음

 

- 제조업 제품 최종재의 가치를 높이는 형태로 스마트폰처럼 제조업 상품에 디자인과 첨단기능과 같은 서비스 상품이 함께 탑재되는 방식

 

- 1990년대 초반 프랑스 미니텔의 사례를 시작으로 통신 등 서비스업체가 낮은 가격이나 무상으로 단말기 등 제조업 제품을 나눠줌

 

 

② 혁신과 생산성 증가는 누가 주도하는가

 

□ 제조업이 생산성 증가를 주도하고,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매우 낮거나 업종에 따라 마이너스13)

 

- 제조업은 제조업 내에서 생산성 향상을 촉진할 뿐 아니라 다른 섹터로부터 노동력을 끌어당겨 서비스업 등 타 섹터의 생산성 향상을 촉발

 

□ 경쟁력과 기술혁신의 원천인 '산업공유지(Industry Commons)'14)는 제조업 기반이 있어야 형성

 

- 아웃소싱에 따라 공장이 이전되면 지식, 숙련된 노동력, 공급 인프라 등 혁신의 기반이 되는 '산업공유지'도 뒤따라 이전

ㆍ독일의 자동차, 공작기계 산업의 경쟁력은 독일의 '기계공학 공유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평가

 

- 제조업공장의 아웃소싱이 핵심 지식과 숙련 노동, 소재와 생산설비 및 부품 공급자의 이전을 야기하여 해당 산업과 연관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림(『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분석)15)

 

 

③ 서비스업 중심 경제, 지속 가능한가

 

□ 서비스업 상품은 본질적으로 교역재이기 때문에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

 

- 미국 상무성은 "선진국은 탈산업화해도 해외의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무역적자와 외채의 구조적인 증가를 초래한다"고 인식16)

ㆍ전 FRB 의장 폴 볼커는 1985년 예일대학 연설에서 "경상수지 적자의 개선은 전적으로 제조업 상품의 경쟁력에 달려 있다"라고 주장

 

- 호주와 뉴질랜드는 수출에서 서비스업 상품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상품 간 상대가격 변화 때문17)

ㆍ제조업 제품은 생산성 증가에 따라 가격이 하락하지만, 서비스업 제품은 가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체 수출액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증가

 

□ 영국은 제조업의 비중이 낮아 위기가 발생했고 또 위기 후 더딘 회복의 원인이 되기도 함

 

- 선진국의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영국은 그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빨랐던 것으로 평가

30%(1979) → 14%(금융위기 직전인 2007)

 

- 제조업 부문 축소는 경상수지 적자의 원인으로 2000년대 들어 GDP 대비 2%를 초과(2006 3.4%, 2007 2.9%)18)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급격하게 회복을 보이는 제조업의 비중이 낮아 위기 탈출에 어려움

 

□ 서비스업이 경기 방어적이기 때문에 서비스업 중심 경제는 외부충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은 절반의 진실

 

- 서비스업도 경기변동에 따라 성장률이 줄어들거나 늘어나며 경기침체기에는 일자리가 없어짐19)

ㆍ경영 컨설팅과 건축 등 서비스업은 특정 프로젝트에 기반하기 때문에 경기위축기에는 같이 위축되고 인력 공급, 컴퓨터 서비스도 경기순응적

 

- 헬스케어,20) 사교육과 보육, 오락 및 레크리에이션은 비교적 덜 경기순응적인 것이 사실

 

 

. 시사점

 

① 제조업의 경쟁력, 지속적으로 강화시켜야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은 여전히 중요

 

- 최근 논쟁은 생산성과 혁신의 원천, 수출을 통한 경상수지 흑자 유지, 경제의 안정 성장이 제조업에서 비롯된다는 고전적 명제를 다시금 확인

 

- 그간의 경제성장이 남긴 '고용 없는 성장' 등의 문제점은 제조업에 대한관심을 오히려 강화시킴으로써 극복 가능

ㆍ한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1991 515만 명, 미국은 1979 1,942만 명을 정점으로 하향 추세지만, 한국은 현재 408만 명으로 20% 감소에 그쳤고 미국은 1,152만 명으로 40%나 감소

 

- 제조업 기반의 아웃소싱을 최소화하고 기존 산업공유지 강화와 새로운 산업공유지 육성을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공동 노력이 필요

 

 

 

 

② 성장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던 서비스업 정책을 강화

 

□ 국내 서비스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OECD 32개국 중 27

 

- 서비스업 내에서 저부가 업종의 고용 비중이 높아 생산성이 낮기 때문

ㆍ자영업자 간 출혈경쟁이 심한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종사자 비중이 높음

 

□ 서비스업 규제 완화와 지원으로 '제조업+서비스업' 동반성장 모델 모색

 

- 일본은 2000년대 중반부터 헬스케어·사업서비스 등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는 등 서비스업을 통한 신성장전략을 추진 중

 

 

③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연계를 강화해 사업서비스21) 수지를 개선

 

□ 다른 제조 중심 국가와 비교해도 사업서비스 부문의 적자규모가 큰 편

 

- 한국의 2009년 사업서비스 부문 적자는 15억 달러

ㆍ독일 11억 달러 흑자, 스웨덴 5억 달러 흑자와 대조적

 

-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연계를 강화하여 사업서비스 발전 대책을 강구

ㆍ독일은 정부의 적극적인 서비스업 지원으로 적자상태였던 사업서비스 수지를 크게 개선해 흑자 달성

 

 

 

 

<以上>

 

 

                                                                                                    

1) Gertner, J. (2011. 8. 24.). Does America Need Manufacturing? The New York Times.

<http://www.nytimes.com/2011/08/28/magazine/does-america-need-manufacturing.html?pagewanted=all>

2) Ettlinger, M. & Godon, K. (2011). The Importance and Promise of American Manufacturing.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3) 하이테크 상품은 바이오, 생명과학, 광전자학, 정보통신, 전자, 유연생산, 고도소재, 항공, 무기, 핵기술,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포함(National Science Board (2008). Science and Engineering Indicators 2008.)

4) Grove, A. (2010. 7. 1.). Andy Grove: How America Can Create Jobs. Business Week.

http://www.businessweek.com/magazine/content/10_28/b4186048358596.htm

5) HMG (2009). Building Britain's Future: New Industry, New Jobs. The UK Government.

6) Pisano, G. P. & Shih, W. C. (2009). Restoring American Competitiveness. Har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 1-13.

7) Manufacturing: This house believes that an economy cannot succeed without a big manufacturing base (Economist Debates). <http://www.economist.com/debate/overview/207>

8) Koch, P., Mattern, F. & Niemeler, S. (2010). After the crisis: Refining Germany's economic model. McKinsey Quarterly, May, 1-4.

9) Soubbotina, T. P. & Sheram, K. A. (2000). Beyond Economic Growth. World Bank.

10) 국내 번역본은 다니엘 벨 (2006). 『탈산업사회의 도래』(김원동 옮김). 아카넷.

11) Rowthorn R. & Ramaswamy, R. (1999). Growth, Trade and Deindustrialization. IMF Staff Papers, 46(1), 18-41.

12) Ettlinger, M. & Godon, K. (2011). The Importance and Promise of American Manufacturing. Center for American Progress.

13) 김현정 (2006). "서비스산업 비중증가의 원인 및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경제분석』, 12(4), 35-76.

14) 공유지는 가축을 방목하던 곳으로, 개인에게 속하지 않지만 경제단위가 소유하면 도움이 되는 곳을 의미. 산업에서 공유지는 R&D 노하우, 혁신 개발과 엔지니어링 기술, 특정 지식과 관련된 제조업 경쟁력을 다수의 대학과 기업이 공유하고 있는 상태를 말함

15) Pisano, G. P. & Shih, W. C. (2009). Restoring American Competitiveness. Har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 1-13.

16) US Department of Commerce (1996). Service Industries and Economic Performance.

17) Hunt, B. (2009). The Declining Importance of Tradable Goods Manufacturing in Australia and New Zealand: How Much Can Growth Theory Explains? (IMF Working Paper).

18) Newton, S. (2009. 5. 5.). UK Manufacturing decline is the real story of the Budget (Opinion). <http://www.historyandpolicy.org/opinion/opinion_07.html>

19) Service Industry, Reference for Business, Encyclopedia of Business, 2nd ed.

<http://www.referenceforbusiness.com/encyclopedia/Sel-Str/Service-Industries.html>

20) 경기침체기에는 담배를 줄이고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에 건강이 나아져 헬스케어 비용이 감축된다는 시각도 있음

21) 디자인, 설계와 엔지니어링, 컨설팅, 인력개발, 시장조사, 무역중개, 법률, 회계, 연구개발 등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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