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초래한 무역금융, 또 '위험수위'
유산스 금융위기 수준.."수입외환 장기조달로 전환해야"
금융위기 당시 국내은행 외화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였던 무역금융(매입외환+내국수입유산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당시 직접적인 문제를 야기했던 내국수입유산스(usance)는 위기 이전 수준까지 늘어났다. 자칫 외부 충격으로 외화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또 다시 외화유동성 위기가 벌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매입외환 잔액은 219억 달러로 연초대비 31억 달러(16.6%) 늘어났다.
◇ 내국수입유산스 255억 불..연초 이후 27%↑
내국수입유산스 잔액은 255억 달러로 같은 기간 54억 달러(27.2%) 증가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인 2008년 6월(256억 달러) 이후 최고치다. 위기 이후 교역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 있다곤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성장세다.
도보은 금융감독원 외환총괄팀장은 "교역 규모가 위기 때보다 커지면서 매입외환과 내국수입유산스 잔액이 늘어났다"묘 "급격한 신용경색이 온다면 충격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부 충격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별로는 외화자산 비중이 높은 산업·외환·우리은행이 디레버리징을 계속하는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소폭이나마 자산을 늘리고 있다.
9월 말 현재 산업은행의 외화대출금(역내외 대출금+은행간 대여금+내국수입유산스)은 194억 달러로 6월 말 대비 1억3400만 달러 줄었다. 매입외환은 작년 말(19억 달러)에 비해 6.7% 감소했다. 위기 직전인 2008년 9월 말 141억 달러였던 차입금은 111억 달러로 떨어졌다.
외환은행은 2008년 6월 말 78억 달러였던 차입금을 55억 달러로 줄였다. 우리은행의 외화차입금은 2008년 9월 말 103억달러에서 올 9월 말에는 67억 달러로 30억 달러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신한은행의 외화대출금은 올해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9월 말 현재 외화대출금은 91억 달러로 6월 말에 비해 4억 달러 늘었고, 작년 말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매입외환은 작년 말에 비해 14% 증가했다. 차입금은 작년 9월 말 52억 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계속 늘어나 9월 말 현재 83억 달러로 늘어났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역외 대출금이 조금 늘어났고, 매입외환은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줄지 않고 있다"묘 "3분기에 3억5000만 달러의 후순위채권의 만기가 도래했고, 매입외환 증가에 따른 차입금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차입금 순 증가분은 2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위기 직후 극적인 자산부채 변동을 보여줬던 하나은행의 외화차입금도 작년 말 38억 달러에서 올 9월 말에는 51억 달러로 33%나 증가했다. 대출금과 매입외환은 82억 달러, 19억 달러로 작년 말 대비 각각 18%, 22% 늘어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화대출금이 1억 달러 정도 늘어났고, 매입외환 증가규모는 1억5000만 달러 정도"라며 "7월에 유로표시 신디케이티드론과 엔화표시 조달 등 4억 달러 정도의 중장기 펀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뉴노멀' 시대의 무역금융 달라질까
매입외환과 유산스 증가는 교역규모 증대에 따른 자연증가 성격도 있다. 하지만 그 보다는 무역금융이 외화유동성 비율 규제대상에서 빠진 데 따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감독당국은 올 7월부터 외화유동성 비율을 계산할 때, 자산의 회수가능성을 반영해 유동화 가중치를 차등 적용토록 했다. 그런데 매입외환, 은행간 대여금, 내국수입유산스 등에 대해서는 100% 회수 가능한 자산으로 분류했다. 은행 입장에서 외화대출금을 늘리기는 어려워졌지만, 무역금융 자산을 늘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졌다.
금융위기를 통해 매입외환과 유산스가 은행 유동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서도, 금융감독 정책은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먼 사태가 터지면서 외화유입이 막혀 유산스를 많이 줄였다"면서 "작년 말부터 많이 회복됐고, 금융위기 당시보다 유산스가 늘어난 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도 팀장은 "위기 이후 수입규모가 늘어난 것에 비해 유산스 잔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면서 "기업들의 결제방식이 신용장 방식에서 송금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출대금 결제방식에서 송금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이전 29%에서 올해 10월말 현재 60%에 달하고 있다. 수입대금 결제방식에서도 송금 비중은 1996년 9%에서 66%로 달라졌다.
그렇지만 결제방식 변경이 결제불이행 위험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대기업이 국내 무역금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조달 방식을 은행 단기차입에서 장기자금 조달로 바뀌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내년부터 국내 은행들이 도입 준비에 나설 바젤Ⅲ의 단기유동성비율(LCR) 규제는 지급보증이나 신용장(L/C) 개설, 기타 무역금융 상품 등의 우발 부채를 유동성 위험상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발채무이긴 하지만, 위기상황에서든 언제든지 확정채무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최근 우리 은행들의 외화수급 여건이 안정을 보이고는 있지만, 당국이 의도하는 것처럼 중장기 차입으로 변경하는 것은 (무역금융) 자금의 성격을 감안할 때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있다"묘 "수입외환을 은행단기차입보다는 자본시장을 통해 장기자금을 직접조달(해외채권발행 포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김현동 기자
손가락 버튼 누르고 가는 블로거님들…….
만사형통, 부귀영화, 무량대복 기원합니다.
아니면 XX될걸요(협박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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