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조원 물전쟁’ 대기업 뛰어든다
"1600조원 '블루 골드' 시장을 선점하라."
석유보다 중요한 21세기 미래 자원으로 떠오른 '물'을 놓고 글로벌기업들의 '물(水)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 물산업은 연평균 5.5% 성장세로 오는 2015년 1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우리나라도 11조원 규모의 물산업을 오는 2016년까지 20조원 규모로 키우고 세계 10위권 수처리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부가가치의 수처리 소재 사업에 제일모직, 웅진케미칼, 도레이첨단소재, SK에너지 등 소재•에너지 전문기업이 새로 뛰어들거나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수처리 플랜트사업에 경쟁력을 갖춘 삼성, 코오롱, 두산, 효성 등 대기업들은 계열사들을 통해 소재 개발•공급•시공•운영까지 수직계열화하면서 사업에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의 변화는 수처리 사업의 소재, 기술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필터의 미세 구멍(Pore)을 통해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친환경 '멤브레인(Membrane)' 방식이 각광을 받고있다. 이 필터 기술을 확보하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 멤브레인은 차세대 전지인 리튬이온전지 생산에 필수재료다. 또 초고순수를 필요로 하는 원자력 등 발전설비 냉각수 정제를 비롯해 의약품 정제,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 공정의 세정수 등 에너지, 의료, 전기전자 공정에서 핵심소재로 쓰인다. 멤브레인 시장규모는 오는 2017년 76억달러로 연평균 9% 수준의 빠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소재기업들도 멤브레인 자체 기술 확보는 물론 멤브레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그룹의 제일모직이 최근 멤브레인 방식의 친환경 수처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일모직은 경기 의왕 연구개발(R&D)센터에 멤브레인의 연구개발을 위한 파일럿 생산공장 설비를 구축,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사에 필수소재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케미컬, 전자재료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 확보한 소재기술과 연계해 멤브레인 수처리 사업을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웅진케미칼은 이달 초 이란 국영 석유화학 기업에 하루 13만t 처리 규모의 멤브레인 필터(역삼투분리막)를 수출했다. 이 정도 처리 규모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회사의 정수시설보다 50% 이상 크다. 웅진케미칼은 지난 1994년 미국, 일본에 이어 국내 최초로 역삼투분리막을 개발,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도 수처리용 멤브레인 소재 및 엔지니어링, 시공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2020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 매출 비중을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수처리 멤브레인 최고 기술을 보유한 일본 도레이의 제조 기술을 도입해 핵심 재료를 국산화하겠다"고 했다.
코오롱그룹도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대규모 상하수도 처리 시 필수 소재인 멤브레인 모듈 '클린필-S'를 개발,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 영등포 정수장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두산중공업도 멤브레인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업체를 인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수처리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SK에너지도 사업 목적에 수처리 사업을 추가, 계열사간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
웅진케미칼 임희석 상무는 "수질 악화 문제로 멤브레인 제품의 교체 주기가 짧아지고 정보기술(IT) 발달로 초고순수용 제품 및 폐수 재활용필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처리 산업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했다.
/skjung@fnnews.com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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