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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Inseco의 몰락

AI독립군 2025. 10. 24. 11:09

곤충 단백질 스타트업 Inseco의 몰락

 

7년간의 야심 찬 도전, 60억 원의 투자 유치, 100톤의 생산량. 아프리카의 식량 문제를 해결할 '곤충 단백질'의 성공 스토리로 주목받던 인세코(Inseco) 2024, 자산을 매각하며 조용히 막을 내렸다. 인세코의 창업자 사이먼 해젤은 "우리는 거의 근접했지만, 결국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회고했다.

 

이들의 실패는 단순히 유망했던 스타트업 하나의 좌초가 아니다. 이는 모든 예비 창업자와 현직 스타트업 운영자들에게 '성장'의 본질에 대해 뼈아픈 교훈을 던진다. 특히 "생명체를 다루는 사업은 소프트웨어와 다르다" 라는 점, 그리고 "아이디어를 현실의 지저분한 조건 속에서 실행하는 것" 이 얼마나 어려운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인세코의 여정은 '규모는 검증이 아니다' 라는 명제를 다시금 확인시킨다. 이들은 2022 530만 달러( 60억 원)라는 거대한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곧바로 10,000 제곱미터 규모의 상업용 플랜트를 구축했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전략적 오류였다. 그들은 '단위당 수익성(Unit Economics)'을 확실히 검증하기도 전에 공격적인 확장을 선택했다. 창업자 스스로 "스타트업 수준의 증명으로 상업적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라고 인정한 것처럼, 이는 '깨진 모델을 확장하는 것이 손실만 배가시킬 뿐' 임을 입증한 셈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생산 설비의 '규모'를 확보하는 것을 시장에서의 '성공'과 동일시하는 함정에 빠지지만, 인세코는 수익성 없는 생산이 그저 막대한 현금 소각로가 될 뿐임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교훈은 '기술'이 아니라 '운영'이 본질이라는 점이다. 인세코의 가장 직접적인 실패 원인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고질적인 '로드쉐딩(순환 정전)'이었다. 검은 동애등에 유충은 생존을 위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이어지는 전력 차단은 이 모든 조건을 무너뜨렸고 , 에너지 비용을 4배나 폭증시켰다. 이는 단순한 외부 악재가 아니다. '딥테크' '바이오' 분야의 사업은 그 기술을 구현할 '현실 세계의 제약'을 극복하는 것 자체가 핵심 역량이다. 인세코는 자신들의 핵심 생산 시설이 외부 환경(전력망)에 얼마나 취약한지 과소평가했고, 이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했다. 여기에 '느린 피벗' '잘못된 채용'  같은 내부 운영의 난맥상이 겹치며 회사는 위기에 대응할 동력을 상실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은 '신뢰'의 붕괴로 이어졌다. 2023년 이후 제로 금리 시대가 끝나자, 투자자들은 '성장'이 아닌 '수익성' '안정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인세코의 공장이 멈출 때마다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함께 바닥났다. "신뢰성이 곧 신용" 인 시장에서, 운영 리스크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회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는 없었다. 결국 전략적 실패(성급한 확장)와 운영적 실패(외부 리스크 관리 부재)가 결합하여 자본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이는 곧 시간 고갈(자금 소진)로 이어졌다.

 

인세코의 비극은 야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야망을 뒷받침할 현실적인 '실행력' '수익성 검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0,000 제곱미터의 공장을 꿈꾸기 전, 모든 창업자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과연 1제곱미터의 공간에서 완벽한 수익 모델을 검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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