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위태로운 행보 지속..달러 강세로 더 곤혹
그리스 불확실성에 美 대비 경제회복 초라
추가 하락 무게..1.2달러대 전망도 크게 늘어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며 유로화 역시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화려한 지표 호전으로 유럽보다 빠른 회복세를 자랑하고 있는 미국 역시 유로화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주말 그리스에 대한 1100억 유로 지원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졌지만 투자자들의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유로화는 5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달러대비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는 1.3달러 초반까지 밀리며 지난 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3115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오전 11시를 넘어선 현재 1.32달러로 가까스로 반등한 상태다. 유로화는 지난 주 달러대비 0.7% 하락한 것을 비롯, 올해 들어서만 8% 가까이 빠졌다.
◇ 가시지 않은 불확실성..유로 앞날 암울
지난 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1100억유로에 달하는 그리스 구제금융을 결정했고 그리스 역시 강도 높은 긴축안을 내놓으며 최근사태가 일부 진전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오는 7일 EU 정상회의가 예정되는 등 공식적인 지원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태다. 여기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그리스 다음 타자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면서 유로화는 좀처럼 하락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닉 베넨브로크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여전히 복잡한 구조에 빠져 있다"며 "구제금융이 작동할지, 효과는 있을지, 채권시장이 질서를 되찾고 시장에 확신을 줄 수 있을지 모든 게 의문투성이"라고 말했다.
◇ 美 대비 초라한 회복세..유로 더욱 압박
그리스 우려와 함께 미국 대비 초라한 유럽의 경제 실상 역시 유로화를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트리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는 그리스 사태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배가된 연유도 크지만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이 펀더멘털 요인을 강화시키며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금리 인상 역시 확실시되면서 달러 매수를 강화시킬 전망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각국의 강도 높은 긴축안과 맞물려 회복이 더욱 더딜 전망이다.
물론 경제회복이 지속될 경우 달러 역시 캐나다나 브라질 등 상품통화에 밀리면서 외환시장이 또한번의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시점을 올해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 추가 하락 무게..1.2달러대도 시간문제
최근 일련의 사태 속에서도 유로화는 일단 1.3달러대에서 지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그리스를 넘어 다른 유럽 국가로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신뢰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어 향후 지지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씨티그룹 정도만이 최근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로화 하락이 과도했다며 2주 전 수준인 1.35달러대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을 뿐 시장은 물론 대부분의 분석가들이 유로화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리차드 프래뉴로비시 웨스트팩은행 스트레티지스트는 "유로화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며 "이달 중 1.3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클 울포크 뉴욕멜론은행 스트레티지스트는 유로화가 올해 말 1.28달러까지 내려선 후 내년말에는 1.10달러까지 폭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토니 웰치 큐런시스트레터지펀드 매니저 역시 조만간 유로가 1.25달러대로 빠질 것으로 보는 쪽이다.
`닥터둠` 마크 파버 역시 유로화의 지속적인 약세와 추가적인 구제금융을 전망했으며 `미스터 엔`으로 유명했던 에이스케 사카키바라도 최근 그리스 위기가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유로화 약세를 이끌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선물시장에서도 지난 주보다 약세 전망이 더 강화됐으며,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FTC)에서도 헤지펀드와 다른 대형 투기세력들의 유로화 하락 베팅이 지난 주 27일을 기준으로 8만9000계약을 넘어서며 한주간 25%나 늘어났다.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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