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 의료분야 RFID 기술 활용 트렌드
-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로 의료분야에서 각광받는 RFID 기술 -
- SaaS,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과 융합한 RFID, 포스트 코로나 시대 RFID 나아갈 방향성 엿보여 -
공급망 관리, 재고 관리, 도난 방지, 신분 증명에 다양하게 활용되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SaaS, 블록체인기술과 융합돼 의료분야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RFID 활용 트렌드를 살펴봄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RFID 기술의 방향성을 들여다본다.
RFID란
RFID는 QR코드, 바코드, 그리고 지문 인식과 같은 자동 식별 및 데이터 캡처 시스템(Automatic identification and data capture, AIDC)의 한 분류이다. RFID는 무선 인식으로도 불리며 반도체 칩에 저장된 데이터를 무선 주파수를 통해 비접촉으로 읽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다른 시스템들과 비교했을 때 RFID의 강점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인식이 되고 접촉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태그의 동시 인식이 가능하며 바코드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수정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RFID 시스템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태그(tag)와 태그에서 송신하는 정보를 받아 판독하고 호스트 컴퓨터에 전달하는 리더(reader), 태그와 리더 간의 무선신호 전송을 수행하는 안테나(antenna), 그리고 리더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호스트 컴퓨터로 구성된다.
기본 RFID 시스템
자료: TTElectronics
RFID 태그는 배터리가 내재돼 있는 능동형(active)과 배터리 없이 리더의 전자기장(electromagnetic field) 에너지로 작동되는 수동형(passive)으로 나눌 수 있다. 능동형 태그는 배터리가 탑재돼 수동형 태그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크기가 크지만, 리더와의 인식 거리가 30m에서 100m까지 멀다는 장점이 있다. 그에 비해 수동형 태그는 가격이 저렴하고 가볍지만 인식거리가 10cm로 매우 짧다. 또한, RFID 태그는 데이터 저장방식에 따라 읽기-쓰기, 읽기 전용, 그리고 한 번 쓰고 여러 번 읽기(Write Once Read Many, WORM)로 구분된다. 읽기 전용방식은 데이터를 추가하거나 덮어쓸 수 없으며 WORM 방식은 한 번은 추가가 가능하지만 덮어쓰기는 불가능하다.
한편 RFID에서 파생된 기술로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통신)가 있는데, 두 기술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RFID와 NFC의 차이점 비교
자료: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정리
의료기기 및 의약품 재고 관리에 활용되는 RFID, 코로나19 시대 난제는?
대형 병원이나 사람이 붐비는 의료기관에서는 의료기기나 의약품(이하 의료용품으로 통칭)이 분실되거나 필요에 따라 곳곳으로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의료진에게 없어진 의료용품을 찾으러 다니는 것만큼이나 부질없고 시간 낭비인 것은 없을 것이다. RFID 기술은 의료용품의 위치나 마지막 사용 장소를 추적하는데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의료용품마다 RFID 태그를 부착하고 RFID 리더를 각 병실 천장에 설치하면 의료용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혹은 RFID 리더를 구역마다 설치해 의료용품의 마지막 사용처를 알아낼 수도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재고 확인도 가능해 부족한 의료용품을 미리 주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재사용이 가능한 의료기기의 경우 세척과 소독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전염이 가능한 질병의 경우 재사용되는 의료기기가 언제 세척됐고 언제 소독이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RFID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 재고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400여 개 병원에 제공해 온 “키트 체크(Kit Check)”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약품 트레이가 재사용되기 전에 소독됐는지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팬데믹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병원 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토콜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의료기기의 세척과 소독 과정에는 물과 고온이 동반되는데, 대부분의 RFID 태그는 방수기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극도의 열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RFID 태그가 활용된 키트 체크의 의약품 트레이
자료: 키트 체크
RFID와 SaaS 융합의 가속화, 코로나19 시대 손 소독과 접촉자 추적 플랫폼을 활성화하다
스와이프센스(SwipeSense)는 RFID 기술과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를 결합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로 ‘손 위생(Hand Hygiene)’과 ‘접촉자 추적(Contact tracing)’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손 위생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직원들이 착용한 RFID 태그가 손 세정제나 손 소독제에 부착된 소형 RFID 리더의 일정 반경 안에 들어서면 직원들의 정보가 RFID 리더를 통해 RFID 소프트웨어로 전송된다. 소프트웨어는 RFID 리더에서 송신한 직원들의 정보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손 세정제나 소독제를 사용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정보도 함께 기록한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2주 또는 매달 보고서로 가공할 수 있으며, 각 부서 관리자는 이를 꾸준히 모니터링해 직원들의 위생 현황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손 위생 애플리케이션의 작동 원리
자료: SwipeSense
접촉자 추적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병원 관계자에게 제공되는 RFID 태그가 착용자의 동선은 물론 병원 관계자와 환자, 병원 관계자 간의 접촉을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혹시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람들에 대한 목록을 빠르게 추려낼 수 있다.
접촉자 추적 애플리케이션 리포트 예시
자료: SwipeSense
블록체인 기술과의 융합, 포스트 코로나 시대 RFID의 방향성을 엿보다
블록체인 기업인 SUKU는 RFID 기업인 스마트랙(Smartrac)과 파트너십을 맺고, NFC RFID 태그를 활용한 코로나19 테스트 키트와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의 정품 인증(authentication) 플랫폼을 개발했다. NFC RFID 태그에 저장된 원산지와 가격 정보는 블록체인 기술 덕분에 누군가가 임의대로 수정할 수 없고, 이는 제품 출처와 모조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스마트랙과 SUKU의 NFC RFID 태그
자료: 스마트랙
환자 관리
환자의 의료 기록과 병력을 RFID 태그에 저장하면 태그를 통해 환자의 예방접종 기록, 임신 기록, 알레르기 등의 정보를 의료진이 알 수 있다. 환자의 테스트 샘플,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 사용된 장비 및 의료용품, 치료 중에 생긴 의료 폐기물 등의 다양한 항목과 정보를 추적하여 환자의 회복 진행 상태를 알 수 있고 환자가 올바른 약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 RFID를 사용하게 되면 환자의 등록 절차 역시 직접적인 접촉 없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사태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시사점
시장 조사기관인 Grand View Research에 의하면 2018년 전 세계 의료분야 RFID 시장 규모는 약 25억8,000만 달러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22.4%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나타내어 2025년에는 약 106억5,0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잡아가면서 의료분야 RFID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성이 좋다고 하더라도 모든 의료기관에서 RFID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한 병원 관계자인 A 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용품 관리를 위해 RFID 기술 도입을 고려했었으나 비용 문제 때문에 고사했다"고 밝혔다. 의료용품의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하려면 능동형 태그를 사용해야 하는데, 능동형 태그의 가격이 아직까지는 상당히 비싼데다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배터리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었다.
능동형 태그 사용을 위해 병원 곳곳에 RFID 리더와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는 것도 재정적인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종종 발생하는 단전 사태에서 와이파이(Wi-Fi)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능동형 태그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점도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RFID 비용과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기술 도입을 꺼리는 기업도 다수 존재하며 RFID를 대체할 혁신기술로 안면인식기술(Face Recognition Technology)나 Amazon의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 Technology) 기술이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자료: FDA, WSJ, Grand View Research, Business Wire, Kit Check, SUKU, TTElectronics, USA Today,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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