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rm’으로 스마트팜 표준 만든다
온라인 컨퍼런스 개최…인공지능 결합된 3세대 모델로 진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우리나라의 팜테크(farmtech) 기업이 운영하는 스마트팜(smart farm)이 정부 관계자들의 필수 견학코스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 식량안보 특임장관까지 스마트팜을 방문하여 주목을 끈 바 있다.
팜테크는 농장(farm)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농업과 양식업, 축산업 등에 ICT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신개념 기술을 가리킨다. 팜테크 전문 기업인 N사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모듈형 자동화 수직농장 개발 및 운영 서비스를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아랍에미리트 현지에 마련한 스마트팜 시설 ⓒ KOTRA
N사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에 수직형 스마트팜을 수출했는데, 현지 수요가 많은 신선 엽채류들을 수경재배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 보도되면서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국내 스마트팜 시스템이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7일 온라인상에서는 유명 스마트팜의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행사인 ‘스마트팜 전략 컨퍼런스 2020’가 개최됐다.
3세대로 진화하고 있는 스마트팜 모델
‘스마트 팜 도약의 날개인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 추진현황’이란 주제로 발제를 맡은 이강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은 “기존의 스마트팜에서 한 단계 더 향상된 스마트팜을 구현하기 위해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밝혔다.
기존 스마트팜에 대한 R&D가 농업 편의성 제고를 위해 1세대 스마트팜 개발에 집중했다면,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은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의사결정을 통해 비용은 낮추고 효율은 올려서 안정적인 농축산물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팜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3세대로 진화하고 있는 스마트팜 모델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유튜브 영상 캡처
이 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스마트팜도 세대별로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는 선도 농가를 중심으로 보급된 스마트팜 모델이다. IT 기술을 활용하여 시설의 환경정보를 모니터링하고, 농업인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여 직접 원격 제어하는 수준의 자동화 시설을 가리킨다.
또한 2세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초보적인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 모델이다. 이보다 더 진화된 3세대 스마트팜은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 기술 간 융합을 통해 완전 무인화된 농장을 말한다.
이와 같이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부장은 “스마트팜이 농촌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를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하며 “바로 이러한 점이 스마트팜을 통해 새로운 농업의 길을 찾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이 목표인 한국형 스마트팜 K-Farm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하여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 3개 부처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최근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아 내년부터 7년 동안 총 3867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3개 정부 부처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이 연구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며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팜 R&D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부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융복합 기술 기반의 ‘K-팜(Farm)’ 조성이 사업의 비전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한 성과 목표는 두 가지다. 오는 2024년까지 K-Farm 모델의 영농 효율성 증대 및 글로벌 수출지향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과 사업이 마무리되는 2027년까지는 글로벌 톱3에 드는 스마트팜 원천기술 확보 및 K-Farm 모델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의 비전인 K-Farm ⓒ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가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 밸리 사업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정책과 R&D 지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부장의 의견이다. 스마트팜 혁신 밸리 사업의 추진 목표가 농업생산성 증대 및 스마트팜 확산 같은 정책이라면,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 기술개발 사업은 융합 및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기술개발을 통한 글로벌 산업 경쟁력 제고의 비교 대상이 되는 국가는 네덜란드다. 이 나라는 좁은 국토 면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마트팜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 사례인 고생산성 디지털 재배 관리 기술의 경우 전국에서 재배하는 토마토 수확량을 네덜란드의 수확량에 대비하여 80% 수준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기술개발의 목표다. 가축을 관리하는 용도인 고생산성 정밀 가축 관리 기술 개발 역시 네덜란드의 연간 출하두수(MSY) 대비 8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 부장은 “현재의 스마트팜은 원격 시설 제어가 가능하지만 의사결정은 사람에 의존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라고 전하며 “오는 2025년에는 데이터에 기반한 생육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팜이 등장하고, 2030년경에는 지능형 로봇들이 관리하는 최첨단 스마트팜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로봇 및 에너지 같은 기반기술들과 농업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서 우리 농업이 글로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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