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다식 & 경제

자원투자 실패의 역설

AI독립군 2014. 12. 8. 11:10

자원투자 실패의 역설 : 새 광산 붐의 전조

 

 

-한국광물자원공사-

 

자원개발 투자가 굉장히 위험하고, 정확한 투자시점 포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소위상투를 잡다에 해당하는 시장 사이클의 정점에서 수십억 불의 투자를 결행하였다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는 경우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가 가져다주는 또 다른 기회를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중단이 여럿 모여서 새로운 광산 붐이라는 수레바퀴를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세계 연료탄 가격의 대표 격인 호주탄 뉴카슬항 FOB 가격은 2008년 여름에 190불까지 올랐다가 2009년 봄에 60불 이하로 폭락하였다. 그러나 2011 1월 다시 톤당 136불로서 정점을 찍게 되는데, 바로 그때 세계적 거함 Rio Tinto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닻을 내린다. 그해 중에 강점결 원료탄 가격은 무려 톤당 330불까지 치솟는데, 현재 가격을 보면 연료탄은 반 토막, 원료탄은 3분의 1 토막이다.

 

당시 Rio Tinto가 여러 경쟁 회사들을 물리치고 호주 Riversdale사로부터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석탄 분지로 불리던 모잠비크 석탄 자산을 40억불에 매입할 때만 해도 아무도 그 당위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브라질 Vale사도 비슷한 시기에 모잠비크에 진출하여 생산 규모 확장을 위해 땀을 흘려 왔다. 두 회사는 지금쯤 적어도 연 1억톤의 석탄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으나 현실은 연 6~7 백만톤 수출에 그치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의 석탄 공급 과잉은 만성적이고, 생산 능력을 다 활용하지 못하는 석탄 광산이 아직 많은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낙관적 수요 전망이 맞는다 하더라도 석탄 가격은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따라서 모잠비크의 탄전에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드는 막대한 비용에 대한 투자 적정성은 담보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최상의 지질 조건, 최대 소비처인 인도와 중국으로의 양호한 접근성을 모두 갖춘 석탄 광상이 왜 개발이 지지부진한 지는 논외로 하고, 지난 주 Rio Tinto는 상기 자산을 인도의 국영 기업들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게 단돈 5천만불 가격에 매각하였다. 이 컨소시엄은 실제 생산 가능한 수치보다는 미래에 터질 포텐셜에 주목하고 그만한 투자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Vale Rio Tinto의 뒤를 그대로 따를지, 이 컨소시엄이 미래에 대박을 터뜨릴지는 지금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Anglo American사가 브라질 Minas Rio 철광석 프로젝트에 88억불을 쏟아 부은 사례, BHP Billiton사가 Olympic Dam ·우라늄 광산의 200억불 확장 프로젝트를 결정한 사례, Barrick Gold사가 이미 50억불을 투자한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에 걸쳐 있는 Pascua Lama ··은 프로젝트 개발을 중단한 사례 등 모잠비크 석탄 이외의 투자 실패 사례는 많다. 이것들은거대하나 리스키한 프로젝트는 하는 게 아니다’ 라는 슬픈 교훈을 남긴 채 의사 결정권자의 옷을 벗게 만든 채 허무하게 끝났다.

 

시장 침체가 장기간 계속되는 지금에 있어서 자원개발 업체들은 신규 프로젝트 추진은 중단한 채 기존 오퍼레이션에 집중하여 비용을 줄임으로써 낮은 상품 가격에도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또는 이루어지려고 하는 자원 개발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에는 호주 QLD 155억불 Carmichael 석탄 프로젝트가 있으나 그것도 구체적 시간표 없이 아직도 간을 보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때까지 그래왔듯이 항상 세계의 자원 수요는 중국의 그것이 과연 낙관적 예상대로 실현 될 것이냐에 달려 왔고, 그 불확실성이 클 때에는 아무도 수십억 불 투자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요행히 중국의 수요가 예상치와 맞아 떨어지거나 근접할 때에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났던 것이다. Rio의 교훈이 야심찬 투자자들에게 브레이크로 작동할수록 새로운 광산 붐의 씨앗은 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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