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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석탄 정책’ 에 한국 수입길 막힌 몽골 석탄

AI독립군 2014. 11. 3. 15:03

중국석탄 정책에 한국 수입길 막힌 몽골 석탄

 

 

몽골과 중국-석탄을 둘러싼 애증의 관계

 

세계 10위의 자원 부국인 몽골과 떠오르는 대국 중국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면서 뿌리깊은 갈등과 대결의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석탄은 그런 관계의 상징이다.

몽골에는 현재까지 확인된 자원만해도 석탄 1623t,형석 2200t, 5500t, 800t 80여종의 광물이 매장돼 있다. 이 가운데 몽골 최고의 자원은 품질이 우수한 석탄이다. 석탄이라고 다 똑같은 건 아니다. 무연탄과 유연탄으로 나뉘고, 유연탄 가운데 코킹콜로 불리는 산업용 유연탄은 제철소용으로 가장 비싼 탄종이다.

 

지난해 한국전력은 석탄을 구입하는데 t당 평균 85~95달러씩 모두 8조원을 들였다. 그러나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9년 몽골 최고의 탄광인 타반톨고이(추정 매장량 64억톤)산 석탄은 t당 생산가 12달러, 몽골종단철도를 통해 중국 친황다오항까지 운송하는데 50.1달러였다. 석탄의 국제 거래가는 한때 t 14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강승익 신화국제물류유한공사 대표는몽골 타반톨고이산 석탄의 품질은 최상급이다라고 말했다. 전체 매장량 64t 가운데 코킹콜이 18t (28%), 발전소용 스팀콜이 46t (72%)에 이른다. 1년에 5천만t까지 생산할 수 있다. 강 대표는이를 수입할 수 있다면 한국으로 해상운송을 해도 t당 가격이 80달러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유연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중에 몽골로부터의 수입은 미미하다.

 

그에 반해 석탄은 여전히 중국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의 70%를 점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기에 중국은 자국을 거쳐 제3국으로 수출되는 몽골의 자원에 대해 운송 허가제를 시행하며 사실상 몽골이 중국외 국가로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을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해 왔다. 그래서 중국의 석탄정책 기조는 내 것을 지키고, 남의 것을 가져오는 이른바놀부정책으로 비유된다. 한때 중국은 몽골의 석탄이 중국 톈진항을 거쳐 제 3국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코킹콜 수출 관세율을 종전 25%에서 40%로 인상한 바 있다. 석탄 이외에도 형석을 제외한 자원을 몽골이 제3국에 수출하려고 하면 화차배정을 지연시키며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7 6일 몽골 훗고르지역의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한다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2011년 훗고르지역 12873㏊에 대한 석탄 광구개발권을 확보하고 채탄했으나 판로를 열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 블랙홀이자 최대의 시장 이처럼 중국의 존재는 몽골의 자원을 통째로 빨아들이는블랙홀이기도 하지만, 타븐톨고이 광산의 바로 남쪽 아래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가깝고 큰 수요처라는 잇점이 있다. 그래서 몽골의 철도정책을 살펴보면 양면적인 측면이 있다. 중국을 이용해야 하지만 지리적인 약점을 이용한 중국의 횡포를 막고 견제하기 위해선 제3국으로의 출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몽골이 타반톨고이에서 동몽골의 초이발산까지 동서철도 건설 계획을 세우자 러시아는 ‘2020년까지 89천만달러를 지원하고 선로 사용료 등 각종 수수료 인하와 통관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반기고 있다. 이처럼 몽골이 중국을 우회해 수출항을 확보하려 하자 중국은 2008년 몽골과 러시아에 제안해트랜짓 몽골컨퍼런스를 해마다 울란바토르에서 열고 있다. 2009년 텐진항의 동장지역 1㎢를 몽골에 국제물류협력단지로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도 펴고 있다.

 

간툴가 바트군 몽골주텐진상무대표처 수석대표는 지난 71동장 국제물류협력단지는 몽골이 바다로 나가는 가장 빠른 통로이다. 몽골종단철도에 유럽으로 가는 통과화물을 유치하고 몽골의 자원을 수출하려고 최근 주텐진 한국대표부와도 만났다고 말했다.

 

■ 쌍방향 운송을 위한 전략적 접근 게다가 중국에 진출한 한국 물류업체들은 몽골종단철도가 단선에 노후돼 속도가 느리고 타반톨고이에서 초이발산까지 동서철도가 건설돼도 러시아까지 거리가 멀어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노승현 범한판토스 화북사업부 수석부장은몽골은 생필품의 90% 이상을 수입하므로 가는 물류는 있으나 오는 물류는 거의 없어 공컨테이너 회송 비용 부담이 크다. 또 외국 물류운송업체는 컨테이너 야적장 등을 갖추지 않으면 영업을 제한받는데다 러시아 울란우데의 적체 등으로 시간과 안정성 마저 떨어져 유럽으로 가는 물류를 몽골종단철도로는 보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물론 운송조건 개선, 통관업무 단순화 등을 뼈대로 한 철도현대화 계획 등 몽골종단철도가 상용화된다면 한국은 벌크화물 겸용 컨테이너로 공산품을 수출하고 자원을 수입하는 쌍방향 운송을 통해 자원도 확보하고 회송 공컨테이너 비율을 줄여 운송비도 낮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멘트공장에 유연탄을 실어다주고 대신 시멘트를 싣고 몽골로 오는 것이다. 실제 동해안 삼척으로 향하는 물류사업으로 이런 아이디어가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이 있었다 한다.

 

우 지안홍(武劍紅) 베이징교통대 교수(운수경제학)중국횡단철도는 정저우와 충칭, 만주횡단철도는 잉커우에서 유럽행 블록트레인을 운행하고 있다.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단방향에서 쌍방향 운송이 돼야 하고, 자원 및 지역 인프라도 함께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중국 정부는 국가 전략으로 중국횡단철도가 통과하는 서부지역의 개발 및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해 카스피해 일대의 원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수입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 중국의 몽골종단철도 견제 철도가 이처럼 몽골 자원의 활로를 좌지우지 하는 수단이 되다 보니 몽골종단철도에 대해서도 중국은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도 협조적인 것만은 아니다. 예컨데 러시아는 몽골 정부의 열차 정비창 건설 계획에 부정적이다. 몽골철도는 정비시설이 없어 열차 수리를 러시아에 의뢰해 왔는데 그 영향력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다.

 

우 지안홍 교수는철도는 각국의 전략산업이다. 러시아는 극동 항구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중국은 중국횡단철도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만주횡단철도가 있는데 몽골종단철도의 활성화를 지원할 이유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강재홍 전 한국교통연구원장은몽골종단철도가 대륙철도 기능을 회복하려면 중국과 러시아, 나아가 북한의 협력이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몽골종단철도 활성화는 동북아 각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고 정치, 군사적으로도 평화적 연대를 구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제안은 몽골이 그 첫 걸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울란바토르/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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