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대응

농산물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대응

 

 

 

목차

Ⅰ. 농산물 가격 급등과 한국경제

Ⅱ. 농산물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Ⅲ. 대응전략

 

 

 

작성 : 박환일 수석연구원(3780-8220)

hipark@seri.org

정진영, 김화년, 이승철 수석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요 약 》

2010년 겨울의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41.2% 상승했으며, 작황부진으로 열무, 상추, 배추 등 채소 가격이 60∼90% 이상 오르는 등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는 1.1%p로 석유류의 기여도(0.6%p)를 2배 가까이 상회하고 있어, 농산물 가격 상승은 물가불안 심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러한 농산물 가격 상승은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구조적 현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농산물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농산물 가격 상승의 장기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대책을 강구해본다.

 

농산물시장의 3대 트렌드: '不충분', '不확실', '不안전'

향후 농산물이 양적으로 부족('不충분')하고, 가격 변동 폭이 확대('不확실')되며, 안전이 위협('不안전')받는 이른바 '3不'의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① '잉여'의 시대에서 '불충분'의 시대로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공급 여력은 한계에 직면해 장기적으로 농산물이 부족한 '불충분'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신흥국의 경제성장과 곡물의 바이오 연료 활용 확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에 도시화·사막화 등에 따른 경작지 축소로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기관은 농산물의 실질 가격이 향후 40년간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② '안정'의 시대에서 '불확실'의 시대로

농산물 수급 악화요인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금융자본의 농산물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며 가격 변동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향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농산물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으며, 달러 가치의 변화와 농산물 선물시장에 유입되는 투기자본의 규모 확대도 가격 변동 폭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의 발생빈도가 높아져 농산물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③ '안심'의 시대에서 '불안전'의 시대로

최근 농산물매개질병, 동물 전염병, 유전자조작 농산물 증가에 따라 농산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농산물매개질병의 발생건수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개별 질병당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농산물매개질병뿐만 아니라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인한 안전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또한 동물·人獸공통전염병과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은 미래 인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고려하여 중장기 대응전략을 고민

사전 예방 정책을 통해 시장 안정화 역할을 강화하여 농산물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해야 한다. 또한 저소득층에 대한 농산물 및 식품 구입을 지원해 식량부족에 따른 서민 경제난을 완화하는 한편, 농산물의 안전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이와 아울러 금융·보험 시장을 활용해 농산물시장의 위험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외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식량무기화에 대처하여 공공 비축량 확대 및 민간 비축시설 활용, 해외 농산물의 생산·유통 기지 구축 등을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전환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고, 가격결정구조 및 유통채널의 다양화를 통해 유통체제를 개선해야 한다.

 

 

 

Ⅰ. 농산물 가격 급등과 한국경제

 

농산물 가격 상승이 고물가를 견인

 

□ 구제역 파동, 기상재해 등의 여파로 최근 한국의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

 

- 2010년 겨울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2011년 2/4분기 현재 전국 돼지사육 두수가 구제역 발생 이전에 비해 24.7% 감소하며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41.2% 상승

 

- 장마와 집중폭우 등 기상재해에 따른 농산물 생산부진으로 특히 열무, 상추, 배추 등 채소 가격이 앙등

 

 

 

 

- 향후에도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며 농산물 가격 불안이 지속될 우려

ㆍ여름휴가, 추석, 연말 기간의 전년동월 대비 농축수산물 가격 평균 상승률은 2000년 이래 각각 4.6%, 5.4%, 5.0%의 높은 수준을 기록

 

□ 농산물 가격 상승이 최근의 물가불안을 주도하고 있으며 서민가계의 부담을 가중

 

-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2011년 7월 현재 4.7%(전년동월 대비)로 한국은행의 목표 인플레이션 수준인 2.0∼4.0%를 상회

 

-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가 2010년 6월 이후 석유류부문의 기여도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등 물가상승을 주도

ㆍ2010년 6월 이후 농축수산물의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는 평균1.1%p 수준인 반면, 석유류의 기여도는 평균 0.6%p 수준

ㆍ2011년 7월 식료품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10.2%며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9.0%에 육박

 

 

 

 

- 농산물 등 필수적 소비 품목의 물가 급등은 저소득층의 가계부담을 초래

ㆍ하위소득 계층일수록 필수적 소비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농산물가격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

ㆍ소득 1분위 계층의 필수적 소비 항목에 대한 지출 비중은 2011년1/4분기 현재 7.4%로 소득 5분위의 지출 비중 2.3%를 크게 상회

 

 

농산물 가격의 구조적 상승에 주목

 

□ 한국뿐 아니라 주요 OECD 국가와 다른 신흥국도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

 

- OECD 국가의 평균 식품물가지수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2011년 6월기준 4.0%로 전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0.6%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을 기록

 

- 특히 중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신흥국은 농산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견인

ㆍ2011년 6월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57.1%를 기록

 

 

 

 

□ 현 농산물 가격 상승의 장기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농산물시장에 대한 구조적인 분석과 대책을 강구할 필요

 

- 현 농산물 가격 상승은 기상조건 악화 등 단순히 우발적 사건에서 기인한 일회적 현상으로 보기 어려우며 농산물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

ㆍ시장의 불안정에 대한 체계적인 원인 분석 없이 현상에 대한 처방만으로는 대처에 한계

- 단순한 수급문제보다는 국내외 농산물시장의 메가트렌드 변화를 이해하고 대책을 수립할 필요

 

 

 

Ⅱ. 농산물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 향후 농산물이 양적으로 부족('不충분')하고, 가격 변동 폭이 확대('不확실')되며, 안전이 위협('不안전')받는 이른바 '3不'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

 

 

 

 

1. '不충분', '不확실', '不안전'의 3대 트렌드

 

(1) '잉여'에서 '不충분'의 시대로

 

□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반면, 공급 여력이 부족해 장기적으로 농산물이 부족한 '불충분' 시대가 도래

 

- 1970년대 중반 이후 각국의 다수확 품종 개발과 신영농기술 보급 등 식량 증산 노력에 힘입어 농산물 공급이 비약적으로 확대

 

-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요 급증과 공급 위축으로 전반적인 농산물 부족 현상이 발생

ㆍ신흥국의 경제성장과 곡물의 바이오 연료 활용 확대 등 수요요인과 도시화에 따른 경작지 축소 등 공급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① 수요: 신흥국과 에너지 부문 수요 증가

 

□ 신흥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며 이들 국가에서 식량 수요가 급증

 

- 2010년 신흥국의 식량 소비량은 2000년에 비해 22.6% 증가

ㆍ같은 기간 신흥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2%로 선진국의 경제성장률(1.9%)을 3배 이상 상회

 

- 신흥국의 높은 인구 증가율도 식량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

ㆍ2040년까지 향후 30년간 신흥국 인구는 17억 6,000만명이 증가해 세계 인구증가의 93.3%를 차지할 전망1)

 

- 소득 증대로 신흥국의 육류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사료용 곡물의 수요도 급증

ㆍ중국의 1인당 육류 소비량: 47.7kg(2000년) → 56.9kg(2010년)2)

ㆍ소고기 1㎏을 생산하기 위해 약 8㎏의 곡물을 투입하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국의 육류 소비 증가는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의 수요 확대를 촉발

 

 

 

 

□ 옥수수 등의 곡물을 바이오 연료로 사용함에 따라 신규 농산물 수요가 창출

 

- 고유가로 인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최근 10년간 바이오 에탄올과 바이오 디젤의 생산량은 연평균 각각 7.5%, 15.1% 증가

ㆍ2020년 바이오 디젤 생산은 2010년 대비 2.1배, 바이오 에탄올생산은 1.6배 증가할 전망

 

- 미국은 옥수수 생산량의 1/3 이상을 바이오 연료에 사용하는데, 이는 중국의 연간 옥수수 소비량과 거의 비슷한 규모

 

 

 

 

② 공급: 농산물 생산 기반 약화

 

□ 산업화와 도시화 및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로 경작할 수 있는 절대 농경지가 감소하고 물이 부족해져 공급 증가에 한계

 

- 신흥국을 중심으로 도시화와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

ㆍ2009년 현재 46.6%인 중국의 도시화율은「제12차 경제개발규획」이 끝나는 2015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

 

- 매년 한국 전체 면적(995만ha)의 60% 수준인 600만㏊의 면적이 사막화3)

 

- 전 세계 토지에서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991년 39.6%에서 2008년37.7%로 감소4)

 

□ 지구 온난화는 농산물 생산 감소의 직간접 요인으로 작용

 

- 지구의 기온 상승으로 생산 가능한 농산물의 종류가 변화하고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지역의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

ㆍ장기적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는 2∼3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온도 상승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은 최대 30% 상승5)

 

- 한편 지구 온난화는 해수면 상승과 물 부족을 유발하여 농산물 생산환경을 악화

ㆍ'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지구 온난화가 해수면 상승과 물 부족을 유발하여 농산물 생산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 경고

 

 

(2) '안정'에서 '不확실'의 시대로

 

□ 농산물 수급 악화요인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금융자본의 농산물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며 농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증대될 전망

 

- 과거 세계 농산물시장은 주요 생산국 정부의 지원과 보조금 정책으로 비교적 싼 가격을 유지했으며 안정적인 수급상태를 유지

ㆍ1970년대 초반 석유파동 당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으나 단기간에 그쳤으며, 이후 약 30년간 안정적인 하락세를 유지

 

- 기후변화, 가축전염병 발생, 농산물시장의 투기자본 개입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할 전망

 

 

 

 

① 거시·금융 요인

 

□ 농산물시장에 대한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력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농산물시장의 불안을 야기

 

- 미국의 긴축재정,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신흥국의 자산가격 붕괴 우려 등 세계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황

ㆍ주요국의 성장, 소비, 투자 변화는 농산물 등 원자재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커서 농산물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

 

- 향후 달러 가치의 변화는 농산물 가격의 변동 폭을 확대

ㆍ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자국통화 표시 수출대금의 하락을 상쇄하기 위해 수출국은 수출가격을 인상

ㆍ실제로 2010년 6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달러화 가치는 14.1% 하락 했으며, 같은 기간 중 국제 곡물가격은 39.1% 상승

 

 

 

 

□ 농산물 선물시장에 투입된 투기자본의 규모가 증가하면서 농산물 현물시장의 흐름이 왜곡·교란되는 '왝더독(Wag the Dog)'6) 현상이 증가

 

-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커지며 농산물 선물시장에 전통적인 헤지(Hedge) 수요 외에 투기적인 거래가 증가하며 가격을 교란

ㆍ2011년 7월 주요 곡물인 대두, 옥수수의 투기적 순매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941.8%, 350.1% 증가

- 향후 긴축으로 인해 유동성이 감소해도 위험한 주식시장을 대신해 실물자산 투자가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

 

② 자연재해 요인

 

□ 홍수,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는 생산 감소와 가격 변동 폭 확대를 야기

 

- 농산물 공급은 가격 변화에 비탄력적이고 단기간 내 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산 감소는 가격 급등으로 직결

ㆍ기상이변으로 중국의 곡물 생산이 1% 감소하면 약 500만톤의 곡물을 수입 → 전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을 유발

ㆍ2010년 극심한 가뭄으로 러시아의 곡물 생산량이 35% 감소함에 따라 국제 밀 가격이 2배로 급등하여 소비자가 추가 비용을 부담

 

□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의 발생빈도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

 

- 예측이 어려운 기상이변의 발생빈도 증가는 농산물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확대

 

 

 

 

(3) '안심' 에서 '不안전'의 시대로

 

□ 최근 농산물매개질병7)과 동물 전염병의 창궐, 유전자조작 농산물 생산확대 등에 따라 농산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음

 

- 과거에 주로 농산물 안전을 위협했던 위생 관련 병인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새로운 위험요소가 생기고 파급효과도 더욱 커짐

ㆍ최근 독일에서 발생해 유럽 전역으로 번진 장출혈성대장균(EHEC)감염증의 감염자는 1,000여명 이상이며 피해액은 4억 1,700만유로

ㆍ미국 농무성에 따르면 식품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개발도상국의 소비자가 최근 2년간 약 11% 증가

 

① 농산물매개질병

 

□ 최근 농산물매개질병으로 인한 피해 종류와 규모는 과거와는 다른모습으로 전개

 

- 농산물매개질병의 발생건수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개별 질병당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

ㆍ발생건수는 2007년 444건에서 2009년 227건으로 48.9% 감소한 반면, 건당 환자 발생 수는 같은 기간 22.2명에서 30.2명으로 30.6% 증가

 

 

 

 

□ 전통적인 농산물매개질병뿐만 아니라 유전자조작 농산물로 인한 안전성문제도 부각

 

- 2009년 유전자조작 농산물 생산량이 1996년 대비 약 80배 증가해 농업 역사상 가장 빠른 증가세를 시현8)

 

- 최근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인체와 가축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생물 다양성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회적 논란이 대두

 

② 동물·人獸(인수) 공통 전염병

 

□ 동물·人獸공통 전염병과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은 미래 인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

 

- 동물·人獸공통 전염병이 수백 종류에 이르고 신종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창궐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도 부족

 

□ 동물·人獸공통 전염병의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의 경제적·사회적 행동변화에 따른 환경·생태계 파괴

 

- 경제성 향상을 위한 생육기간 단축과 열악한 가축 사육환경은 동물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전염병을 야기

ㆍ한국의 경우 축산물 안전성을 불신하는 응답이 58.3%에 달하며, 일반 축산물에 비해 동물복지형 환경에서 생육한 유기 축산물을 구입하는 데 최대 1.9배를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9)

 

- 기후변화도 동물·人獸공통 질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

ㆍ기온 상승에 따른 매개 동물과 병원체 증가, 강수량 변동에 의한 모기 품종 변화, 도시화에 따른 물 부족과 인구밀도 증가 등

 

 

2. 새로운 트렌드가 초래할 사회·경제적 변화

 

'글로벌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발생이 우려

 

□ 장기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증

 

- 농업 생산성을 훨씬 초과하는 식량 수요 증가로 농산물 가격은 향후 40년간 최대 2배가 오를 것으로 전망10)

 

- 농산물 가격상승은 특히 식량소비 비중이 큰 신흥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

ㆍ식량 가격이 10% 오르면 신흥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p 상승11)

 

 

 

 

□ 중장기적으로 식량무기화 등 극단적인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식량 수입국의 빈곤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

 

- 농산물 수출국이 자국의 물가 안정을 위해 수출물량을 제한하거나 수출세를 부과하는 등 '식량 민족주의' 성향을 강화

ㆍ2009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과 함께 '흑해 곡물 블록'을 창설하여 곡물시장의 OPEC와 같은 카르텔 형성을 추진12)

 

-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 식량 생산 기반이 부족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 국가의 빈곤이 심화될 가능성

ㆍ"식량 가격이 3분의 1 상승하면 부국은 생활 수준이 3% 하락하지만, 빈국은 20% 하락"(게리 베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13)

 

 

□ 한편 농산물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위험관리비용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고정비용으로 고착화

 

- 농산물 관련 기업이나 농산물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은 투자 의사결정과 구매, 판매 등 전반적인 경영활동이 위축

 

-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기업의 추가 부담으로 작용

'리스크 프리·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니즈가 증가

 

□ 안전성 문제가 대두된 농산물은 수요가 급감하며, 최악의 경우 해당 농산물 산업의 존폐까지 위협

 

- 안전성 문제가 발생한 품목의 농산물뿐만 아니라, 그와 연관된 농산물, 식품 산업군의 수요 감소를 유발

ㆍ최근 구제역 여파로 우유수급 불안정, 돼지고기 물량 확보 비상, 쌈채류 소비 급감, 사료업계시장 축소 등의 파급효과가 발생

 

□ 소비자의 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은 안전성이 보장된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니즈 증가로 연계

 

- '웰빙'과 '그린'을 선호하는 新소비족은 품질 수준이 높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

ㆍ한국의 친환경 농산물시장 규모는 2010년 3조 6,506억원에서 2020년6조 6,283억원으로 2배 성장이 예상14)

 

- 고품질 농산물 계약재배와 직접거래도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

 

 

Ⅲ. 대응전략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중장기 대응전략을 고민

 

□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농산물 가격 상승 현상에 대해 구조적인 원인을 분석하여 장기적·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

 

 

 

 

① 사전 예방을 통한 시장 안정화 역할 강화

 

□ 예측 시스템 구축을 통해 농산물시장의 불안정·불균형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시장 안정화를 도모15)

 

- 주요 농산물의 작황, 가격, 수급 정보 및 기상자료 등을 토대로 '농산물시장 확률모형 시스템'을 구축하여 확률별로 능동적인 대책을 추진

ㆍ농산물 생산자와 정보 시스템을 공유하고 정부는 각 농산물별로 목표가격 범위와 생산량 목표를 설정

 

- 기상 상황을 고려해 시장가격과 예상 생산량이 목표 범위를 벗어날경우의 확률별로 재고물량과 수입물량 조절, 할당관세 부과 등의 시장 안정화 정책을 추진

ㆍ무분별한 수입 쿼터 증액과 관세 인하로 수입물량이 증가해 오히려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방지

 

 

②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농산물 안전환경 개선

 

□ 농산물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저소득층에 대해 농산물 및 식품 구입을 지원하여 사회안전망을 강화

 

- 저소득층 가계의 부담 가중에 따른 사회불안을 예방하고 내수경기 진작 효과도 기대

ㆍ2010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식품구입 보조제도 도입을 검토

 

 

미국의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Food Stamp Program)'

▷ '푸드 스탬프 프로그램'은 미국의 대표적인 저소득층 지원 사회복지 프로그램

- 저소득층은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카드(EBT Card: Electronic Benefit Transfer Card)를 지급받고, 정부가 일정 금액을 매달 입금해주면 마켓이나 식당에서 현금카드처럼 사용

- 미국 국민의 약 14.8%에 해당하는 4,450만명이 프로그램의 수혜자

 

 

□ 농산물의 안전환경 개선을 위해 최종 농산물뿐만 아니라 생산단계부터 유통, 저장, 보관 단계까지 안전성 요구와 규제를 강화

 

- 특히 저가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

ㆍFAO 등 국제기구에서는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생산단계부터 최종 소비단계까지 철저한 품질관리를 요구

 

- 농산물 안전성 증대를 위한 안전성 검사 및 연관 기술 개발을 위해 BT, NT, IT와 융합

 

 

③ 금융·보험 시장을 이용한 위험관리체계 수립

 

□ 농식품기업과 관련 기관의 구매·판매 담당자가 농산물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 생산·유통·소비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수급 조절을 할 수 있는 농업관측 전문가를 육성

 

- 선물시장 활용 등 위험관리 기법과 가격예측 기능에 대한 교육을 강화

 

□ 농업재해보험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다수 농가의 참여를 유도

 

- 농산물 재해보험의 약관을 현실화하고 보험료를 조정하는 등 보험시스템을 재정비

ㆍ농산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2007년 26.5%에 불과16)

 

- 현행 농산물 재해보험은 농민 부담분이 높고, 보험 가입기간 한정, 보장 범위 제한 등의 불만으로 실제 농민의 가입률이 저조

ㆍ보장 범위를 자연재해로 한정하고 있어 실제 조류나 화재로 인한피해는 보장받지 못하는 한계

 

□ 가격 변동이 큰 채소류의 경우,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채소가격지수를 개발하여 선물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 최근에 높은 가격 변동으로 이슈가 된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지수를 개발하고 우선 상장할 필요17)

ㆍ개별 품목을 상장할 경우 거래량이 적어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여러 품목을 종합한 가격지수를 만들어 다수 주체가 선물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유도18)

 

 

④ 국내외 농산물 공급 기반 확대 및 국제협력 강화

 

□ 식량안보를 내세운 식량무기화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외 농산물 생산 및 확보 능력을 배양할 필요

 

- 전문가 양성, 현지 네트워크 구축, 인프라 정비를 통해 해외 농산물의 생산, 유통기지를 건설

 

- 가격 변동이 큰 주요 농산물의 공공 비축량을 확대하고 민간부문의 비축시설을 활용하는 등 비축력을 확보

ㆍ현물 보관에 따른 농산물 가치 하락분을 정부가 일부 보전하여 농산물 비축에 대한 유인을 제공

 

□ 글로벌 농산물시장의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

 

- 농산물 증산과 농산물시장에 유입되는 투기자본 규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으로, 농산물시장 안정화를 위한 규제가 활발하게 논의될 전망

 

- 지구촌 빈곤 심화를 방지하려는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 실현에 참여하여 공헌활동을 확대

ㆍ농업개발을 포함한 해외공적원조(ODA)를 확대하고,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GD)'19)에 적극 참여

 

□ 한중일 3국의 농산물시장 안정화 공동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

 

-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수준의 식량자급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은 최근 곡물의 수입규모가 증가하는 추세

 

- 비상시 3국 간 신속한 협조체제 구축이 가능하도록 '농산물시장 안정기금' 조성, '식량안보 프로그램' 공동 설계, 정책 협력 등을 논의

 

 

⑤ 농산물 관련 산업 성장과 농산물 유통체제 개선

 

□ 농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전환하고 농산물 수급 안정에 기여하며 동시에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회를 새로운 농업 비즈니스에서 모색

 

- 융복합화와 전후방 비즈니스 창출을 통해 농업을 신성장동력화

ㆍ농산물시장의 전통 사업영역인 생산·유통·판매에서 벗어나, 산업간 융복합과 예술·문화 등과 연계된 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농산물시장의 스펙트럼을 확장

 

- 글로벌 기업도 농업과 식품산업, 농업 관련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ㆍ과거 화학기업이었던 듀폰은 현재 전 세계 2위 종자 기업이며 농업·영양 분야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구조를 보유

 

□ 보건·환경적인 위협, 식품 안전성 문제와 소비자의 건강과 웰빙에 대한선호 등을 농업의 신성장 기회로 활용

 

- 소비자가 분화되면서 고품질·고가격의 새로운 농산물시장과 저가 농산물시장과의 양극화가 발생

 

- 농산물 가격 불안정을 유발하는 보건·환경적인 위협을 완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기술개발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발생

ㆍ저온 유통체계 구축, 저항성 강한 신품종 및 기술 개발, 그린빌딩건축 등의 신사업기회가 다수 발생

 

□ 고품질·친환경 농산물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산자지원을 강화하고, 소매시장 활성화 대책을 마련

 

- 농민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양질의 종자와 신농법 개발 지원

ㆍ고품질 농산물 개발을 통해 FTA의 확산에 따른 한국농업의 위기를 오히려 수출 기회로 삼는 역발상이 필요

 

- 계약제배와 직거래를 활성화하여 고품질 농산물의 가격을 낮추고 공급위험을 축소

 

□ 경매 방식 이외의 가격결정구조를 도입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다양한 유통방식을 채택하여 효율성을 제고

 

-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경매의 특성 때문에 농산물 가격의 불안정성이 증폭되므로 수의매매, 정가거래 등을 확대 적용20)

ㆍ유럽과 미국은 수의매매를 통한 거래가 일반적이며, 일본은 경매가 원칙이지만 최근 수의매매가 증가하는 추세

 

- IT를 활용한 농산물유통 정보화, 소비자 공동구매 등을 촉진하여 직거래 활성화의 인프라 기반을 구축

ㆍ오픈마켓 등 인터넷쇼핑뿐 아니라,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

 

 

 

 

                                                                                                   

1) Global Insight, Datainsight.

2) 중국의 육류 소비량(2000년 6,044만 톤 → 2010년 7,637만 톤)을 중국의 인구(2000년 12억 7,000만명 → 2010년 13억 4,000만명)로 나눈 수치(OECD-FAO (2011). Agricultural Outlook 2011-2020.; Global Insight)

3)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제10차 총회 홈페이지. <http://unccd.go.kr>

4) World Bank, Agricultural Land Data (% of Land Area).

5) IPCC (2007). IPCC Fourth Assessment Report: Climate Change 2007.

6) 꼬리가 몸통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현물에서 파생된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현상을 의미

7) 세계보건기구는 농산물매개질병(Foodborne disease)을‘식품을 섭취할 때 인체로 유입되는 독성 혹은 감염성 물질에 의해 생기는 질병'으로 정의

8) James, C. (2009). 2009 ISAAA Report on Global Status of Biotech/GM Crops.

9) 조광호, 송금찬 (2007). "유기 및 동물복지형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가치평가." 『농업경영·정책연구』, 34(2).

10) Foresight (2011). The Future of Food and Farming. UK Government Office for Science.

11) 2000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월별 데이터를 이용해 신흥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 f(FAO 식량 가격지수 상승률) 형태의 모형을 추정한 결과

12) 미국 등의 반대로 결성에는 실패(Russia plans leading food role, no grain OPEC. (2009. 6. 7.).Reuters.)

13) Food Prices: Cheap no more. (2007. 12. 6.). The Economist.

14) 김창길 외 (2009). "최근 국내외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실태 및 시장전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5) 현재 한국의 농업관측 상황은 많은 현실변수와 정밀한 항공사진 정보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제한된 정보나 변수만 모델에 반영하여 예측의 정확도가 미흡

16) 통계청, e-나라지표.

17) 이용호, 양승룡 (2005). "김치지수의 개발과 선물시장 상장 가능성 분석." 『농업경제연구』, 46(1).

18) 김선웅, 윤병삼 (2011). "채소가격지수의 개발 및 헤지효과성 분석." 『한국농업경제학회 하계학술대회』.

19) 2015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빈곤 퇴치, 보건 및 교육 개선, 양성평등, 환경보호 등의 8가지 조항

20) 2009년 기준 채소와 과실의 경매 비율은 약 92%(농림수산식품부 (2010). 『농수산물도매시장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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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XX될걸요(협박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