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에 담긴 사회경제상
목차
1. 왜 커피인가?
2. 커피에 담긴 사회경제상
① 커피의 역사
② 커피시장의 기회
③ 커피로 읽는 소비심리
3. 시사점
작성 : 김근영 수석연구원(3780-8054)
삼성경제연구소
《요 약 》
커피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거래되고 소비되는 기호식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00억 잔의 커피가 소비되고, 커피 원두 생산이 거의 전무한 한국에서조차 연간 117억 잔, 성인 1명당 연간 312잔에 해당하는 양이 소비된다.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탓에 무심코 마시는 커피지만, 이면에는 문명과 근대화의 역사, 경제 흐름, 사회상의 변화 등을 압축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본 커피는 근대의 원동력이 된 이성의 음료다.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처음 재배되기 시작한 커피는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17세기 전후 계몽주의가 확산되던 시기에 커피는 지적 활동을 자극하는 각성효과를 지닌 음료로 널리 알려져 지식인 계층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무렵에 출현한 커피하우스는 다양한 계층이 모여 자유로운 토론과 비즈니스를 하고 뉴스와 정보가 유통되는 소통의 장이자 과학과 상업적 혁신의 발원지였다.
둘째,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커피시장에서도 신흥국의 고속성장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커피 원두의 가격은 금보다 빠르게 상승하였으며, 2011년 4월에는 34년 만에 최고치인 1파운드당 3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러한 상승세는 브라질, 중국 등 과거 고급 원두 수요가 많지 않았던 신흥국의 소비가 증가하고, 향후 수급상황 악화를 예상한 투기자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커피시장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창업수요에 힘입은 커피전문점의 공격적인 확장전략과 고정 고객층을 거느린 커피의 독특한 소비 특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셋째,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커피는 소비심리의 변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커피 열풍 뒤에는 커피를 음료에서 감성적ㆍ실용적 체험의 매개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있다. 커피전문점 진출 초기에 간접적ㆍ정서적 욕구를 중시하는 감성적 체험의 가치가 강조되었다면,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드는 최근에는 커피 본연의 기능과 관련된 실용적 체험 가치가 부각되면서 로스터리 카페, 홈카페 시장 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커피에는 시대 변화와 고객 요구에 맞춰 지속적인 변신을 거듭하며 사업기회를 창출해온 혁신의 역사가 담겨 있다. 기업은 높아지는 고객의 눈높이, 숨겨진 소비자의 욕구에 한발 앞선 대응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지켜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1. 왜 커피인가?
친숙하면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은 세계인의 음료
□ 커피는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거래되고 소비되는 기호식품
- 2010년 커피 원두의 국제거래액은 165억 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00억 잔의 커피를 소비1)
- 커피 생산이 거의 전무한 한국은 2010년 11.7만 톤, 4.2억 달러어치의 커피를 수입하여 사상 최대를 기록2)
ㆍ연간 117억 잔, 성인 1명당 연평균 312잔에 해당하는 양
ㆍ2010년 현재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약 2.7조 원으로 추산
→ 커피믹스 1조 2,000억 원, 커피음료 6,800억 원3), 커피전문점 8,300억 원4)
□ 일상에서 흔히 즐길 수 있는 친숙한 음료면서 이면에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어 어디서나 부담 없는 공통의 화제를 제공
- 비즈니스 미팅, 학술회의 같은 공적인 모임은 물론 휴식과 친교를 위한 사적인 모임에서도 대부분 빠지지 않고 등장
- 커피는 문명과 근대화의 역사, 경제 흐름, 사회상 변화 등을 압축적으로 반영하고 있어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내포
□ 커피에 얽힌 상식을 통해 커피가 지닌 사회적·경제적 의미를 조망
1)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2011. 2. 2.). International Coffee Agreement 2007 enters
into force. press release.
2) 관세청 (2011. 3. 8.).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보도자료.
3) 닐슨 컴퍼니 발표자료. ("커피공화국 대한민국: 간편·저렴에 맛까지…2조원 시장." (2011. 6. 8.).
『매일경제』. <http://news.mk.co.kr/v3/view.php?sc=&cm=1609-1&year=2011&no=361831&selFlag=&
relatedcode=&sID=300>에서 재인용)
4)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1. 7. 7.). "전국 지자체 및 서울 구별 커피전문점 시장 동향".
2. 커피에 담긴 사회경제상
① 커피의 역사
□ 커피는 8~9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카파(Kaffa)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후 중동(11~12세기), 유럽(17세기)을 거쳐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으로 전파5)
- 한국에서는 189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최초로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셨다고 전해지는데, 처음에는 가배(迦竄), 양탕(洋湯)등으로 불림6)
커피의 기원: 이슬람의 와인
▷ 커피는 술을 마실 수 없는 이슬람교도들이 술 대신 마셨기 때문에 '이슬람의 와인'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기원에 관해서는 에티오피아의 '염소지기 소년 칼디설'과 예멘의 '오마르 전설' 등이 있음
- 칼디설: 염소지기였던 칼디는 자신이 돌보던 염소 떼가 커피 열매를 먹고 흥분하자 이 사실을 이슬람 수도승에게 알렸고, 커피의 각성효과를 발견한 수도승들이 철야 종교의식 때 깨어 있기 위해 음료로 마시는 방법을 고안
- 오마르 전설: 예멘의 모카 지역 사막에서 굶주림에 처한 오마르가 신의 계시에 따라 커피나무 열매를 먹고 원기를 회복한 후 전파
5) 기원전부터 재배하였다는 주장도 있으나, 8~9세기경에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인 카파('신이 주신 풍요로운 땅'이란 뜻으로 커피의 어원으로 보기도 함) 지역에서 재배되었다는 설이 유력
6) 1888년 인천 대불호텔의 부속 다방에서 최초로 커피를 판매하였다는 주장도 있음
근대의 원동력이 된 '이성'의 음료
□ 17~18세기 계몽주의가 유럽 전역에 확산되던 시기에 보급된 커피는 '이성의 시대'를 상징하는 음료로 각광받음
- 당시 유럽인은 오염되기 쉬운 물 대신 도수가 낮은 맥주나 와인을 음용
ㆍ17세기 유럽 가정의 평균 맥주소비량은 1인당 하루 3ℓ로 성인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마셨던 것으로 기록7)
- 커피는 알코올 음료와 달리 지적 활동을 자극하는 각성효과를 지녀 귀족, 성직자는 물론 작가, 과학자 등 이른바 '지식인' 계층에 큰 인기
ㆍ커피의 인기에 힘입어 1650년 옥스퍼드 대학 내에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생겼고, 1652년에는 당시 경제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런던에도 커피하우스가 출현하여 이후 30여 년 만에 3,000여 곳으로 증가8)
□ 커피하우스는 평등한 소통의 장이자 과학과 상업적 혁신의 발원지
- 커피하우스는 출입과 정보 교환에 폐쇄적이던 귀족 중심의 클럽과는 달리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
- 최신 잡지와 출판물을 열람할 수 있고 뉴스와 고급 정보가 유통되며 다양한 주제의 토론과 비즈니스 거래가 이루어지던 장소
ㆍ커피 한 잔 가격이면 누구나 대학교육 수준의 지식 습득과 교류가 가능하다고 해서 '페니 대학(Penny University)'으로도 불림
- 기업가와 과학자, 투자자가 커피하우스에서 시도했던 혁신과 도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
ㆍ런던의 커피하우스에서 종종 열렸던 자연과학 강의는 과학자와 자본가, 상인 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음으로써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만든 시대적 분위기를 제공
- 과학자와 기업가, 투자자를 이어주는 초기 벤처 캐피털 형태가 생겨났고 때로는 증권거래소(런던)9) 기능을 수행
7) 우스이 류이치로 (2008).『커피가 돌고 세계사가 돌고』(김수경 옮김). 북북서.
8) 사이토 다카시 (2009).『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홍성민 옮김). 뜨인돌.
9) 1760년대에 번성했던 '조나단 커피하우스'는 증권 브로커들이 모여 주식거래를 하던 곳으로 유명
세계 최대 재보험사 로이드(英)의 탄생지: 커피하우스
▷ 로이드보험조합은 2010년 총 보험료 수입이 225억 9,200만 파운드(약 38조 원)로, 세계 최대 규모의 재보험사
▷ 1688년 에드워드 로이드(Edward Lloyd)가 런던에서 연 '로이드 커피하우스'에서 시작
- 로이드는 당시 커피하우스를 드나들던 해운업자와 상인 들의 편의를 위해 최신 해상뉴스를 수집·요약하여 제공하고 선박 매매 등도 주선
- 선주와 보험계약자 들이 점차 자연스럽게 모여들면서 커피하우스 내에 부스(booth)를 임대하여 관련 업무를 보던 종사자들의 모임이 확대되어 1871년 법인으로 출범
(자료: 톰 스탠디지 (2006).『역사 한 잔 하실까요?: 여섯 가지 음료로 읽는 세계사 이야기』(차재호 옮김). 세종서적.; 로이드 홈페이지. <www.lloyds.com>)
② 커피시장의 기회
커피 원두 가격은 금보다 빠르게 상승
□ 2011년 7월 현재 커피 원두 가격은 2010년 1월 대비 85.4% 상승
- 2010년 5월까지 1파운드당 1.3달러대10)였던 커피 원두 가격은 2011년 7월 평균 2.5달러대를 돌파
ㆍ2011년 4월에는 1파운드당 3달러를 돌파하여 1977년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 최근 가격이 지속적으로 급등한 옥수수(67.8%), 금(39.3%) 등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
10) 뉴욕상품거래소(NYBOT: New York Board of Trade) 아라비카 품종 기준
□ 커피 생산량에 비해 소비량이 급증한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11)
- 과거에도 원두 가격이 1파운드당 2달러대를 넘은 적이 있으나 대개 공급충격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
ㆍ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의 원두 가격 급등은 최대 생산국12)인 브라질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흉작이 원인
- 그러나 최근 원두 가격 상승은 공급 부족이 아니라 2000년대 이후 지속된 소비 증가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구조적으로 상이
ㆍ원두 생산량은 2000년 705만 톤에서 2010년 827만 톤으로 17.3% 증가한 반면, 소비량은 158만 톤에서 795만 톤으로 10년 사이 400%이상 증가13)
신흥국에서 열리는 새로운 기회
□ 커피 소비량은 신흥국과 고급 원두 수요를 중심으로 증가
- 고급 원두 수요가 많지 않던 브라질, 차(茶) 문화가 지배적이던 중국과 인도 등에서 커피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14)
ㆍ아라비카 원두의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은 최근 소득수준 증가로 카페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급 원두를 수출하지 않고 자국에서 소비하기 시작
11) 커피 원두 가격 상승과 수급상황 악화 전망에 따른 투기자금 유입도 상승세를 더욱 가속화
12) 커피 원두 생산 상위국가는 브라질 > 베트남 > 콜롬비아 순, 소비 상위국가는 EU > 미국 > 브라질 >
일본 순
13) USDA (2011. 6.). Coffee: World Markets and Trade.
14) 河野拓郞(2011. 2. 26.).“その一杯から世界が見える!コーヒー經濟學.”『ダイヤモンド』, 4369호, 122-129.
커피 품종 분류
▷ 커피 품종은 크게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생산량 1% 미만)로 구분
- 아라비카: 콜롬비아, 브라질 등의 고원지대에서 재배되며 맛과 향이 풍부한 고급 품종으로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
ㆍ아라비카는 다시 건조방식(수세식, 자연건조식)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수세식으로 가공한 '마일드 커피'가 고급 품종으로 선호되고 있음
- 로부스타: 고온다습한 저지대에서 잘 자라며 커피 생산량의 30~40%를 차지, 카페인 함량이 높고 풍미가 부족해 주로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사용
▷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기준을 통과한 최고급 커피는 일반 '커머셜(commercial) 커피'와 별도로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로 분류하여 브랜드를 관리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안 코나 등이 대표적
▷ 커피 원두를 먹은 사향고양이 배설물에서 채취하는'코피 루왁(Kopi Luwak)'은 희소성과 특이한 향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1파운드당 100~600달러)로 거래
(자료: 위키피디아. <www.wikipedia.org> 등)
- 신흥국의 경제 성장 속도와 최근의 커피 소비 패턴으로 볼 때 향후 커피시장의 잠재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음
ㆍ스타벅스는 중요성에 비해 진출이 늦었던 브라질(2006년 진출)과 큰 성과가 없었던 중국(1998년 진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15)
불황을 기회로 삼아 성장한 국내 커피시장
□ 국내 커피 소비량은 커피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비 패턴도 고급화되는 추세16)
- 2006년 대비 2010년 커피 원두 수입량은 9.2만 톤에서 11.7만 톤으로 27% 증가
- 특히 2010년에는 베트남산 저가 로부스타 원두 수입은 전년 대비 8.6% 감소한 반면, 브라질·콜롬비아산 등 고급 아라비카 원두 수입은 47% 증가
□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은 2008년 이후 국내 브랜드를 중심으로 급증
- 2006년 말 1,500여 개에 불과했던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2010년 말 9,400여 개로 6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상위 5대 브랜드의 매장 수는 2,000여 개17)
15) Starbucks Corporation (2011). Fiscal 2010 Annual Report.
16) 관세청 (2011. 3. 8.).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보도자료.
17)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1. 6.). "커피전문점,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다!'" 『월간산업동향』, 29-38.
□ 고정 소비자층을 거느린 커피의 소비 특성(수요)과 불황기 창업수요에 힘입은 커피전문점의 공격적인 확장전략(공급)이 맞물린 결과
- 불황기에는 기호식품을 줄이려는 경향이 일반적이지만 커피는 습관적 소비성향이 강하며 자기 위안형18) 소비재라는 특성도 있어 소비에 관대
ㆍ미국의 경우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자국의 커피와 차에 대한 실질개인소비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19)
- 낮은 진입장벽, 고상한 이미지,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창업이 활성화되면서 커피전문점이 증가하여 소비자 접근성을 제고
ㆍ2011년 초 비알코올음료점업 여신규모는 2008년 말 대비 약 70% 증가하였으며, 사업체 및 종사자 수 증가도 전 산업 대비 높은 수준20)
18) 불황기에는 마음껏 소비를 할 수 없는 데 대한 보상심리로 자신을 위한 작은 소비가 증가
19) 이규원 (2010). "커피시장 재점검: 추가 상승은 이어진다" (Commodity Report). 우리선물.
20) 2009년 비알코올음료점업 사업체와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5.7%, 9.7% 증가한 데 반해, 전산업은 각각 0.9%와 3.3% 증가에 그침(통계청 조사관리국 경제총조사과 (2011. 7. 21.). "시도· 산업·사업체구분별 사업체수, 종사자수".)
③ 커피로 읽는 소비심리
□ 최근 수년간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커피 열풍은 커피가 지닌 가치와 소비심리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
- 커피믹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던 국내 시장은 1999년 스타벅스가 첫 매장을 개설한 이후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
- 커피믹스 시장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트렌드를 주도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커피전문점
ㆍ커피믹스, 커피음료 시장도 최근에는 커피전문점 메뉴와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고급화·다양화하는 추세
음료에서 감성적·실용적 체험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 커피 열풍의 이면에는 커피를 단순한 음료에서 '체험의 매개체'로 보는 인식 변화가 자리 잡고 있음
- 커피 가격이 비싸다고 불평하면서도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은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 이상의 효용을 느끼거나 마땅한 대체재가 없기 때문21)
- 소비자가 커피에 부여하는 가치는 감성적·실용적 체험에서 얻는 효용22)에 기반하며 커피전문점은 이를 충족시켜주는 공간
ㆍ감성적 체험은 소비행위로부터 얻는 간접적·정서적 욕구를, 실용적 체험은 직접적·본질적 욕구를 중시
21)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팀이 2010년 6월 실시한 커피 소비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의 86%가 커피 가격이 비싸다고 응답(김난도, 최인수, 윤덕환 (2010).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2011 대한민국 소비지도』. 한국경제신문.)
22) 소비 가치는 일반적으로 '실용적(utilitarian) 가치'와 '쾌락적(hedonic) 가치'로 구분(Holbrook, M. B., & Hirschman, E. C. (1982). The experiential aspects of consumption: Consumer fantasies, feelings, and fu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9(2), 132-140.)
□ 감성적 체험의 가치는 단순히 커피의 맛보다는 소비행위 자체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분위기(인테리어, 음악 등) 등에서 창출
- 한때 감성적 가치가 '파노플리 효과(effet de panoplie)'23)와 '된장녀'등으로 대표되는 과시욕의 충족 수단으로 해석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
ㆍ커피전문점 진출 초기에는 생소한 메뉴와 복잡한 주문방식이 불편함 대신 문화적 우월감과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작용
- 그러나 최근에는 코피스족(Coffee + Office), 카페맘(Caffe + Mom) 카페브러리족(Caffe + Library)24) 등의 신조어가 상징하듯 다양한 연령과 성별 계층이 각자의 니즈에 따른 방식으로 커피전문점을 이용
ㆍ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적당한 긴장감을 주는, 가정도 직장도 아닌 제3의 공간으로서의 특성이 주효
- 감성적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커피 가격의 적정성은 절대적 가치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 원가)보다 효용의 상대적 가치에 의존
체험 경제학 관점의 커피 가격
▷ 고객체험관리(CE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관점에서 커피 한 잔의 수익은 커피를 어떤 비즈니스로 취급하느냐에 따라 달라짐
- 예를 들어 '범용상품(commodities)'인 원두는 1~2센트에 불과하지만 가공·포장하여 식료품점에서 '제품(goods)'으로 판매하면 25센트, 커피숍에서 음료로 만드는 '서비스'가 더해지면 50센트, 고급 호텔 또는 유명 관광지 에서의 '체험과 감동'이 추가되면 15달러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
(자료: Joseph Pine II, B. & Gilmore, J. H. (1998). Welcome to the Experience Economy. Har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 97-105. 등)
□ 최근 커피전문점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감성적 효용이 과거에 비해 희석되고 대신 실용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등장
- 자기위안 수단, 관계의 매개체 같은 부수적 기능과 더불어 맛, 품질 등 커피 본연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
- 획일화된 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과 달리 매장에서 직접 커피를 볶아 신선하고 개성 있는 풍미로 승부하는 로스터리 카페가 증가
- 합리적 가격에 자신만을 위한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맛보고 싶다는 욕구가 확산되면서 홈카페 시장25)이 급성장
ㆍ이미 한국에 진출한 네슬레(스위스), 일리(이탈리아) 등 해외업체뿐만 아니라 커피믹스에 주력하던 동서식품도 캡슐커피 시장 진출을 선언26)
23) 개인이 소비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통해 특정 집단에 소속된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효과
24) 코피스족은 커피전문점을 사무실로 삼아 업무를 보는 사람, 카페맘은 자녀를 학교나 학원에 보낸 후 교육정보를 교환하는 학부모, 카페브러리족은 도서관처럼 활용하는 사람을 일컬음
25) 가정에서 직접 커피음료를 만들 수 있도록 도구(커피머신, 드립 기구)와 재료 등을 공급하는 시장
26) 네슬레는 1938년 인스턴트 커피를, 동서식품은 1976년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
3. 시사점
□ 역사적·시대적 환경 변화와 고객 요구에 맞춰 지속적으로 사업기회를 창출해온 커피산업의 혁신은 타 산업에도 시사점을 제시
- 커피는 각성효과를 지닌 음료에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체, 체험을 제공하는 문화상품 등으로 끊임없이 변신
- 제품이 성숙기에 진입하는 시점에서는 높아지는 고객의 눈높이, 소비자의 새로운 욕구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도약을 준비
ㆍ스타벅스는 과도한 점포 확장과 품질 저하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였으나, 제품· 서비스 등 기본에 충실한 투자, 고객과의 소통, 친환경기업 이미지 제고 등의 혁신을 통해 회생
□ 조직 내에서도 부담 없이 공유하면서 자유로운 소통과 지적인 자극을 가능하게 하는 '커피'와 같은 매개체를 찾는 노력이 필요
- 근대 유럽에서 '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곳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 아이디어 교류의 장으로 기능
- 업무영역의 경계를 넘어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동의 관심사를 발굴하여 조직의 활력과 창의성을 배가
-以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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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형통, 부귀영화, 무량대복 기원합니다.
아니면 XX될걸요(협박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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