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토의 붕괴 다이어트 시대의 종말
-한때 열광했던 '케토 다이어트', 왜 우리는 등을 돌렸나?-
케토의 몰락이 스타트업에게 던지는 5가지 교훈
한때 체중 감량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던 '케토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 고지방 육류와 버터의 풍미를 허락하며 다이어터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케토제닉 다이어트의 인기가 급격히 식어가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기업 '테이스트와이즈(Tastewise)'에 따르면, 2025년 중반까지 케토에 대한 소셜 언급량은 전년 대비 18.5%나 급감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유행이 저무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가치관과 시장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이다. 이 거대한 흐름의 변화 속에서,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운영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기회의 지도를 그려보고자 한다.
1. '극단'이 아닌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라
케토의 몰락은 예고된 결과였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엄격함은 필연적으로 '다이어트 피로감'을 유발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기적인 효과를 위한 고통스러운 인내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건강'을 원한다. 이는 F&B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특정 성분을 완전히 배제하는 '제로(Zero)' 마케팅을 넘어, 균형 잡힌 영양과 건강한 습관 형성을 돕는 제품과 서비스에 시장의 미래가 있음을 의미한다. 단발성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소비자의 삶에 오래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근본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2. 소비자는 '체중계 숫자'가 아닌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케토 다이어트에 대한 우려 중 하나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장 건강(Gut Health)', '면역력 지원(Immune Support)'과 같은 기능적 건강에 대한 관심 증폭으로 이어졌다. 현대 소비자는 더 이상 체중 감량이라는 단일 목표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소화가 잘되는지, 활력이 넘치는지 등 총체적인 건강 상태를 중시하는 '홀리스틱 웰니스(Holistic Wellness)'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살 빠지는' 제품이 아닌,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제품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는 원재료의 신선함, 클린 레이블, 기능성 원료의 조합 등 더 넓은 차원의 제품 개발 전략을 요구한다.
3.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업계 밖에 있다: GLP-1의 습격
케토의 인기를 잠식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어트 식품이 아닌 '비만 치료제(GLP-1)'였다. GLP-1 약물은 식단 조절의 고통 없이 체중 감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다이어트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했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경쟁의 구도를 완전히 새롭게 바라봐야 함을 시사한다. 당신의 경쟁자는 옆 가게의 샐러드 전문점이 아니라, 소비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제약회사의 신약일 수 있다. 시장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거시적인 기술 및 사회 변화를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낼 새로운 기회(예: GLP-1 사용자들을 위한 고단백 소용량 식품)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필요하다.
4. '케토-프렌들리'의 함정을 피하라
시장의 변화에 따라, 많은 브랜드가 '케토'라는 꼬리표를 떼고 '고단백', '저당', '글루텐 프리' 등 더 보편적인 건강 가치를 내세우며 리브랜딩하고 있다. 이는 매우 현명한 전략이다. 특정 유행에 브랜드를 종속시키는 것은 해당 유행이 끝났을 때 브랜드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시작부터 특정 다이어트법의 이름을 빌리기보다, 제품이 가진 핵심적인 건강 속성(Core Value)을 명확히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케토족'만을 위한 제품이 아닌, '건강한 단백질을 원하는 모두'를 위한 제품이 더 넓고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5. 트렌드의 종말은 새로운 시장의 시작이다
케토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인류의 열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고도화되고 다각화될 것이다. 케토의 빈자리는 장 건강, 클린 이팅, 개인 맞춤형 영양, 그리고 GLP-1과 공존하는 새로운 식단 등 무수한 기회로 채워질 것이다. 케토의 몰락을 단순히 '실패'로 규정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무엇에 불편해했고 무엇을 갈망했는지를 분석하는 '학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곳에 당신의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끌 다음 시대의 답이 숨어있다. 왕이 사라진 옥좌는 이제, 가장 민첩하고 현명하게 시장의 변화를 읽어낸 새로운 혁신가의 차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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