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시장, 지속가능성을 넘어 '건강'으로 진화하다:
-위기 속 예비창업자가 붙잡을 단 하나의 기회-

한때 '지속가능성'과 '미래 식량'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던 대체육 시장이 지금은 혹독한 재편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거시적 가치만을 앞세운 전략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특히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많은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 부정적인 시선 아래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오히려 산업의 본질적 진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신호이며, 예비 창업가와 기존 스타트업 운영자들에게 '건강'이라는 새로운 북극성을 향해 나아갈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위기의 본질: '착한 소비'와 '모방'의 한계 초기 대체육 시장은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라는 '가치 소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추상적 가치는 일상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나의 건강'이라는 실질적 가치 앞에서 그 힘을 잃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54%가 대체육을 초가공식품으로 우려하고, 65%가 건강 악화 위험을 걱정한다는 조사 결과는 이러한 인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체육은 현재 두 개의 강력한 경쟁 그룹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플렉시테리언(유연채식) 시장에서는 비가공 상태의 육류가 건강한 선택지로 인식되며, 동물성 단백질의 품질이 식물성보다 우수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다만, 홍콩 중문대 연구팀의 비교 분석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은 동일 중량의 육류보다 에너지 밀도, 총지방, 포화지방 함량이 유의미하게 낮았고 단백질 함량은 대등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채식주의자 시장에서는 두부, 템페, 세이탄과 같은 전통적이고 자연식에 가까운 대체식품들이 건강한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기의 맛과 식감을 모방하는 데 집중했던 기술적 성취는 아이러니하게도 대체육 스스로를 '가짜 고기'라는 프레임에 가두었으며, '건강하지 않은 초가공식품'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만들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무엇을 대체하는가'가 아닌, '무엇을 제공하는가'에 주목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 '건강'이라는 북극성을 향하여 이러한 시장의 변화는 '건강'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집약된다. 지난 한 해 동안 기능성 음료, 장 건강 증진 식품, 고단백·고섬유 제품 등 '유형적 혜택'을 주는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동시에 초가공식품에 대한 반발은 '자연식(whole food)'과 '집밥(scratch cooking)'으로의 회귀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체육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생존을 위한 '피봇(Pivot)'을 단행하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 문구를 바꾸는 것을 넘어, 제품의 본질과 연구개발(R&D) 방향성 자체를 재설계하는 근본적인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혁신 전략
주요 대체육 브랜드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Beyond Meat는 부진한 실적을 딛고 신제품 'Beyond Ground'를 통해 '기능적 건강'에 집중하고 있다. 이 제품은 27g의 단백질과 4g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고기 모방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구축하려 한다.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하여 포화지방을 66% 줄이고 나트륨도 20% 절감하는 등 영양 성분 개선에도 힘썼다.
• 영국의 THIS 브랜드는 '슈퍼 수퍼푸드(Super Superfood)' 제품을 선보이며 시금치, 표고버섯, 씨앗류 등 100% 천연 재료를 강조, '클린 라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한다.
• Moving Mountains는 '슈퍼푸드 라인'을 통해 육류 모방에서 가장 크게 벗어나 팔라펠과 같이 익숙하면서도 덜 가공된 건강식품을 제공한다.
• 전통 강자인 Quorn조차 핵심 제품에서 인공 첨가물을 제거하는 리포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섰다.
• 네덜란드 스타트업 Rival Foods는 첨가물 없는 '통고기(whole-cut)' 형태의 식물성 대체육을 개발, 고품질·영양가·클린 라벨 전략으로 차별화하며 시리즈 B 투자(약 144억 원 이상)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선도 기업들의 움직임은 대체육 시장의 미래가 '고기 흉내 내기' 경쟁이 아닌, '식물성 원료만이 줄 수 있는 독창적인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구체적인 효능으로 입증'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 예비창업자를 위한 전략적 통찰
한국 시장 역시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운영자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20-30대 소비자의 68%가 식물성 육류에 호의적이며, 밀레니얼 세대의 49%가 이미 식물성 육류 소비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한국 소비자의 41%가 건강상의 이유로 식물성 식품을 선택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대체식품 시장은 2022년 약 895억 원 규모로 2020년 대비 연평균 48.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주요 식품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건강 중심 포지셔닝: 제품 개발 시 단백질, 식이섬유 등 구체적인 영양소 함량과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Beyond Meat의 전략처럼 영양 프로필을 강화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여 소비자의 기능성 수요를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2. 가공도 최소화 및 클린 라벨: 초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원료 단순화와 자연 재료 사용에 집중해야 한다. 첨가물을 줄이고 콩, 견과, 곡물 등 친숙한 식재료를 활용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Moving Mountains의 팔라펠 제품처럼 익숙하면서도 덜 가공된 제품 형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로컬라이제이션 전략: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김치 기반 비건 치즈나 대두 기반 요거트처럼 전통 발효식품과 현대 식물성 트렌드를 결합한 제품들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지역적 기호를 살린 대체육 개발은 차별화에 유리하다.
4. 유통 채널 다각화: Rival Foods의 B2B 협력 사례처럼 셰프 및 유통사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거나, 가정간편식(HMR) 시장, 밀키트, 스낵 등으로 진출하여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도 유효하다. 이마트와 Beyond Meat의 파트너십 사례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 중요성을 보여준다.
5. 독자적 가치 창조: '고기 같은'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식물성 원료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창적인 영양학적 이점과 기능성을 발굴하여 소비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건강 또는 문화적 스토리(예: 슈퍼푸드, 특정 지역 음식)를 제품에 녹여낸다면, 단순한 고기 대체를 넘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제품이 될 수 있다.
미래 시장 전망과 기회
한국 식물성 육류 시장은 다양한 전망이 존재하며, 이는 스타트업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시한다.
•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식물성 육류 시장이 2024년 약 8,239억 원 규모에서 2033년 약 1조 6,4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평균 성장률 9.6%).
• 또 다른 예측에 따르면, 한국 식물성 육류 시장은 2024년 약 4,230억 원 규모에서 2033년 약 2조 5,143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연평균 성장률 21.90%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는 글로벌 평균 성장률을 상당히 상회하는 것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시장의 23.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 전망 속에서, 2040년경에는 식물성 대체재가 한국 육류 시장에서 동물성 육류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 삼아 혁신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통고기 대체육 및 고단백 간편식, 비타민·미네랄·프로바이오틱스를 강화한 기능성 비건 밀키트, 인공첨가물을 대체할 클린 라벨 원료 기술, 그리고 헬스 컨시어지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창업 기회가 열려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
식물성 육류 대체재 산업의 현재 위기는 실상 산업 진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초기 동력에서 '건강'이라는 보다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가치로의 전환은 시장의 성숙도를 방증한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감지하고 제품 포트폴리오와 마케팅 전략을 조정한 기업들만이 앞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단순히 트렌드를 좇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근본적 니즈 변화를 깊이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건강 중심의 제품 개발, 가공도 최소화, 로컬 적응, 그리고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네 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 현재의 도전을 미래 성장의 굳건한 발판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식탁에 왜 새로운 단백질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시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탄생할 최적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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