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무인편의점 여는 이유
2021년까지 약 30억 달러 들여 3000개
개점할 듯 … 데이터 확보해 맞춤 광고 사업 키운다는 전략
아마존은 특정 고객의 매장 내 쇼핑 행태를 토대로 맞춤 판촉을 실시하는 광고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사진:ELAINE THOMPSON-AP-NEWSIS
온라인 소매유통 대기업인 아마존은 최근 무인편의점(cashier-less store) ‘아마존고(Amazon Go)’ 4호점을 열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 매장을 2021년까지 3000개소로 확대하려 하는 듯하다. 그럴 경우 아마존은 세븐-일레븐과 서클 K의 바로 뒤를 잇는 미국 최대 편의점 체인 중 하나가 된다. 신설 점포 중 다수는 조리식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신규 점포는 슈퍼마켓이나 드러그스토어보다 패스트푸드와 패스트캐주얼(패스트푸드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 레스토랑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하지만 3000개 매장을 신설하는 데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1호점의 카메라와 인공지능 기술에만 100만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아마존은 아마존고를 키우는 데 왜 그렇게 큰 관심을 보일까?
아마존이 3000개 점포 신설을 추진할 경우 아마존고 매장에 무려 30억 달러가 투입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보도된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노워크의 분석이다. 그는 아마존이 잠재적으로 단 5억 달러로 그만한 규모에 도달할 수도 있지만 그런 보수적인 추정치보다 지출액이 30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아마존고 매장의 연 매출액을 100만~200만 달러로 추정하는 분석이 최소 한 건 이상이다. 아마존고는 식료품과 편의품보다 조리식품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아마존의 핵심 온라인 소매유통 사업이나 홀푸즈 마켓 매장보다 더 높은 총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의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즈 매장 인근 도시 지역에 점포를 집중 배치하면 마진을 더 키울 수 있을 듯하다. 홀푸즈의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해 각지의 아마존고 매장으로 배달하는 방법이다.
시장조사 업체 베어드 에퀴티 리서치의 콜린 세바스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마존고 매장 3000개에서 연간 30억~6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거기서 10억~25억 달러의 총이익을 얻는다고 그는 예상한다. 하지만 세바스찬 애널리스트는 점포 개업·운영과 관련된 지출을 감안할 때 그 총이익 중 최종 순익으로 잡히는 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시 말해 많지 않은 매출과 더 작은 이익을 올리는 프로젝트에 아마존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존에 정통한 투자자들은 아마존이 항상 이익을 남길 의도로 제품을 개발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 아마존은 단지 소비자의 가정에 들여놓을 목적으로 에코닷 스마트 스피커, 파이어TV 스틱 스트리밍 기기, 파이어 태블릿 같은 기기를 수시로 원가 이하로 판매한다. 이런 기기들은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판매할 다양한 기회와 많은 데이터를 아마존에 제공한다.
아마존고 매장은 소비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또 다른 기회일지 모른다. 고객이 아마존고 매장에 들어설 때마다 스마트폰의 앱을 스캔하고 카메라가 이용자를 온라인 계정에 연결해 대금을 청구한다. 이용자가 진열대에서 상품을 집어들면 자동으로 대금이 합산된다(물건을 내려놓으면 다시 차감된다).
중국의 알리바바도 2015년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헤마 슈퍼마켓 콘셉트를 도입했다. / 사진:YOUTUBE
소비자의 구매 품목을 추적할 수 있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점은 많지만 아마존고의 기술은 그런 데이터를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끌 수 있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할 때 몇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까지 고려했는지, 물건을 골랐다가 왜 진열대에 내려놓았는지, 선택한 제품을 왜 다른 제품으로 바꾸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아마존은 그 뒤 고객이 다음 번 아마존에 로그인할 때 그 데이터에 근거해 제품을 추천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고객의 매장 내 쇼핑 행태를 토대로 맞춤 판촉을 실시해 급성장하는 광고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헤마 슈퍼마켓에서 비슷한 접근방식을 택했다. 알리바바는 2015년 헤마 슈퍼마켓 콘셉트를 도입했으며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을 추천한다. 또한 데이터를 이용해 매장 재고를 최적화한다. 알리바바는 궁극적으로 온라인 장터 타오바오와 T몰 또는 식품배달 앱 어러머(Ele.me)에서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개인을 위한 제품을 추천한다.
노워크와 세반스찬 애널리스트 모두 아마존이 데이터를 토대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더 개인화되고 시의적절한 제품 추천을 제공해 장기적으로 고객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나갈 수 있다고 평한다.
아마존은 아마존고 테스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들일 예정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는 10개, 그리고 내년 말까지 50개 점포의 문을 연다. 그러나 초반 테스트 결과가 좋을 경우 다른 사업에서 그랬듯이 급속도로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마존이 갑자기 지출을 확대해 아마존고 매장을 한 주에 수십 개씩 개장한다면 좋은 징조로 보면 된다.
– 존 매키 ※ [필자는 아마존의 자회사 홀푸즈 마켓의 CEO다.]
'얄팍다식 & 경제 > 식품 정보(스타트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브웨이, 베트남에서 팔릴까? (0) | 2019.07.25 |
---|---|
군것질이 끊임없는 염증반응 일으킨다 (0) | 2019.01.28 |
바이오인식 기술 현황 및 전망 (0) | 2018.10.29 |
커지는 외식시장, 대형 식자재유통업체 위주로 산업구조 재편될 듯 (0) | 2018.10.08 |
한류를 탄 K-푸드, 높은 가능성의 K-바비큐 소스 (0) | 2018.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