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주도 데이터기술 산업의 변화와 한국의 과제
장윤종 선임연구위원·4차산업혁명연구부 jang@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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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이터기술(DT) 산업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IoT, 클라우 드, AI 등 개별적으로 발전해오던 산업들이 최근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 전개 되는 것이다. 변화의 계기는 아마존, MS, 구글 등 선두기업들의 경쟁으로서 첨예한 경쟁이 더욱 격심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두기업들의 경쟁은 DT 산업의 융합과 DT 기술의 발전 가속화, DT 산업생태계 형성,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 DT 산업은 글로벌 선두그룹에 진입할 수 없을까? 이를 위해서는 국내산업 발전과 더불어 국내 소수 선두기업의 글로벌 선두그룹 진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를 통하여 우수인력 양성, 후광효과를 통한 산업 브랜드 제고 등 다양한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 방향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정부와 선두기업들의 원활한 의견교환과 소통이 확립되어야 한다. 둘째, 기업 차원에서 강한 글로벌 지향성과 기업가정신을 가져야 한다. 셋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과의 DT 기술 협력을 대폭 확대하여 국내 DT 기업의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넷째, 정부는 국내산업 발전과 더불어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생태계 구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 서론
4차 산업혁명의 발전과정에서 한국산업은 네 번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 <그림 1> 에서 보듯이 두 번의 기회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데이터기술(data technology, 이 하 DT) 산업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다. DT 산업의 발전은 소프트웨어(S/W) 부문과 하드웨어(H/W) 부문으로 나뉘는데 각각 모두 엄청나게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며 경쟁력 원천 또한 상이하므로 분리하여 파악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첫 번째 기회는 4차 산업혁명의 단초를 제공하고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S/W의 발전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 해당된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인공지능이 대표적인 DT 기술이다.
두 번째 기회인 H/W 발전은 S/W 영향력의 범위와 속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센서와 인공지능 반도체가 대표적인 DT 기술이다.
세 번째 기회는 DT 기술과 융합하여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분야별 신기술 산업에서 발생한다. 3D 프린터, 유전자 편집, 로봇 등이 현재 주목받는 기술이다. 보험산업 등 이미 디지털에서 사업이 전개되는 산업은 DT 기술이 직접 기존 산업에 영향을 미치므로 별도의 세 번째 기회는 없다. 네 번째 기회는 DT 기술과 분야별 신기술이 결합하여 기존 산업의 전면적 재편을 초래하는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이 분석틀에 입각해서 설명한다면 2차 산업혁명 시기에 해당하는 1990년대까지의 성장은 네 번째 기회에 해당하는 기존 산업의 발전, 경쟁력 강화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첨단 대량생산 장비를 수입하고 생산기술을 도 입, 모방, 학습하여 기존 산업의 생산효율을 최대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디지털 혁명 혹은 3차 산업혁명 시기인 2000년대 초에는 ‘산업화에서는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앞서자’라는 구호 아래 두 번째 기회인 IT 기술의 H/W 부문, 반도체와 세 번째 기 회인 분야별 신기술산업에 해당하는 평면 디스플레이와 모바일에서 일본을 추월하 는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의 성공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것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전화위복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국면을 맞아 우리나라가 산업혁명의 네 가지 기회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없을까 하는 ‘비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중국이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경쟁하는 양상으로 전개되던 4차 산업혁명이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배경이다.1) 몇십 년간 다시 오지않을 대 격변기를 맞아 도약의 기회는 과연 있는지,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익히 경험했던 다른 세 가지 기회에 대해서는 후속 연구를 통해 살펴볼 것이다.
본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DT 기술과 산업을 살펴보기로 한다. DT 기술과 IT 기술의 차이, DT 산업의 구성과 특징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3장에서는 최근의 산업변화를 측정하려는 시도인 ‘디지털 경제’ 연구결과를 토대로 DT 산업의 성장 추이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DT 산업이 2015년부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장에서는 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으로 분리되어 발전해오던 DT 기술이 최근 들어와 글로벌 기술 대기업(Tech Giants) 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할 것이다. 5장에서는 우리나라의 DT 산업을 간략하게 검토하면서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 생태계 형성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끝으로 6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서의 첫 번째 기회를 잡기 위한 전략의 방향과 수단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다.
2. 데이터기술(DT) 산업의 개념, 특징, 구성
데이터기술(data technology, DT)은 구글 검색을 하면 중국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2015년 2월에 처음 언급한 것으로 나온다.2) 마윈은 현재의 변화는 인터넷 기술이 기반이 된 디지털 경제와 정반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DT 기술을 언급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DT 기술은 마윈이 언급한 것과 용어는 같지만, 접근방식이 다르다. 그는 전자상거래를 예시하면서 DT 기술의 이타성, 공유경제적 특징 등에 주목한 반면, 여기에서는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DT 기술은 디지털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하여 통찰력을 제시하는 기술을 말한다. 3차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는 IT 기술과 비교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기로 하자. DT 기술은 디지털 데이터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IT 기술과 유사하지만, 사물인터넷(IoT)에서 보듯이 데이터의 수집 범위가 사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IT 기술 과 차별화된다. 또한, 데이터의 성격에서도 차이가 난다.
DT 기술에서는 데이터가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IT 기술과 차별화된다. IT 기술에서 언급되는 데이터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는 데이터에 국한된다. 즉, 사람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면 그 데이터는 무 의미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IT 기술에서의 데이터를 정보, DT 기 술에서의 데이터를 데이터로 구분하기로 한다. 끝으로, DT 기술에서의 데이터 분석 은 IT 기술에서의 분석과 방법론이 달라진다. 디지털의 형식을 갖춘 것이면 정형이든 비정형이든 모든 데이터가 분석대상이 되며 분석방법은 빅데이터 분석방법과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기계학습, 딥러닝 방식이 새로 도입된다.
이러한 DT 기술과 IT 기술의 차이를 데이터와 분석결과의 관계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이를 위해 데이터, 정보, 지식, 지혜 등 4개 개념을 계층구조를 통해 분석 하는 DIKW 피라미드3)를 이용하기로 한다. <그림 2>에서 보듯이 IT 기술은 정보(= 데이터)를 수집하고 지식을 창출하는 것으로 사람은 그로부터 통찰력을 얻게 된다. 반면에 DT 기술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하여 바로 통찰력을 제공한다. 여기에서 유의할 부분은 DT 기술 자체가 원래 지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DT 기술 수준이 그렇다는 점이다. 현재 블랙박스 성격을 띠는 인공지능의 치명적인 결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4)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요약하면, DT 기술은 데이터의 범위를 사물로까지 확장하고, 모든 디지털 데이터를 포괄하며, 분석방법에서는 빅데이터 분석방법과 기계학습을 도입한다는 점에서 IT 기술과 차별화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기술들이 DT 기술을 구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크게 데이터의 수집, 저장, 분석에 해당하는 기술 세 가지가 핵심이다. 수집과 관련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저장과 관련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석과 관련해서는 기계학습이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술들이다. 이러한 DT 기술의 S/W 부문을 지원 하기 위한 H/W 기술은 IoT 지원을 위한 센서와 기계학습 지원을 위한 AI 반도체(혹 은 AI 가속기)가 핵심이다.
DT 산업은 DT 기술이 사업화되면서 하나의 독립적 실체를 이루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현행 산업분류 체계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기능적 분류로서 DT 기술의 사업화 규모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DT 산업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IoT 산업이다. 현재 IoT를 활용한 제품, 공정,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인공지능은 기술의 난이도가 높은 상태로 산업화 수준은 아직 초보적인 상태이다. 현재 마케팅과 물류 부문에서 활발하게 도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 데이터기술(DT) 산업의 성장 동향
2016년부터 미국과 OECD, IMF 등의 국제기구는 최근 기술변화에 따른 실제 경제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시도를 ‘디지털 경제’라는 개념하에서 추진해 왔다. 본 연구에 서 관심을 갖는 DT 산업은 미국 상무성 경제분석국(Burea of Economic Analysis)의 연구결과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표 1>에서 보듯이 디지털 경제는 경제의 디지털 변화를 초래하는 디지털 촉진(digital-enabling) 인프라와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디지털 촉진 인프라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 지원 서비스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디지털 경제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2005년 6.1%에서 2016 년 6.5%로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디지털 경제의 성장속도가 경제 전체의 평균보다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경제를 구성하는 분야 중에서 본 연구의 관심인 DT 산업은 디지털 촉진 인프라 중에서 H/W, S/W, 지원 서비스 등 세 분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DT 산업 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기 위하여 GDP, 디지털 경제, DT 산업의 2005년 부가가치를 100으로 할 때의 변화를 비교해보자. <그림 3>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DT 산업의 성장속도가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
특기할 점은 2015년부터 성장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경우 2015년부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DT 산업이 양적으로는 전체 경제성장을 주도 하고 있으며, 질적으로는 기존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2015년부터의 빠른 성장을 구성 요소별로 살펴보면 2014년 대비 2016년의 경우 H/W는 25%, S/W는 15.4%, 지원 서비스는 1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예상과 달리 H/W가 다른 두 분야보다 10% 포인트 이상의 큰 차이로 성장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S/W와 지원서비스는 15%대로 비슷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GDP와 디지털 경제 전체보다는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면에서 DT 산업의 역동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4. DT 산업의 주도권 경쟁과 기술발전의 가속화
(1) DT 산업의 주도권 경쟁
DT 산업과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IoT의 빠른 확산 과정에서 기술의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인공지능과의 융합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IoT에서의 기계학습 도입은 오래된 숙제지만 그동안 큰 흐름으로 만들어질 계기가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퍼블릭 클라우드 산업에서 선두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계학습 도입과 생태 계 형성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산업의 글로벌 3대 업체인 아마존, MS, 구글을 중심으로 시장점 유율 변화 추이를 살펴보자. 퍼블릭 클라우드는 아마존이 2006년 처음 시장을 만들면서 시작된 산업으로 2014년까지는 아마존의 지배력이 절대적이었다. MS와 구글의 도전은 2016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최근의 동향 변화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림 4>에 따르면 글로벌 5개 업체의 시장점유율 추이에서 크게 네 가지 경향이 나타난다. 첫째, 전체 시장의 1/3을 점유하고 있는 아마존은 경쟁기업들의 도전이 심해지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금년 1분기 들어와 미세하나마 점유율 하락 양상이 나타난다.
둘째, MS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MS는 2016년 하반기부터 1년여 기간 동안 점유율이 상승하였다. 5개 업체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다만, 금년 1분기에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셋째, 구글과 알리바바는 점유율이 5%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2년여 기간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넷째, IBM은 2016년 4분기 이후 1년여 기간 동안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7년 3분기에 하락세는 멈춘 것으로 나타나지만 성장세로 전환하지는 못한 상태이다.
각 기업의 시장점유율 변화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최근 점유율 상승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둔 MS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한 파트너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5) 구체적으로 MS는 단순한 기술 공급에 그치지 않고 솔루션 차원에서 수요기업의 애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예를 들어,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보잉에 대해 MS는 자사의 클라우드에 항공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여 운용하고 있다. MS는 성과를 더욱 높이기 위하여 IoT 기술과 파트너 생태계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낸 구글은 자신이 다른 두 기업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AI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6)
구체적으로 AI의 기술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요기업들의 AI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클라우드 TPU와 같은 하드웨어와 오토ML과 같은 소프트웨어 양면 모두에서 산업 특화 솔루션 제공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MS와 구글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아마존은 고객 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비용 절감과 고객 만족도 제고, 우수한 기술력 지원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다른 네 기업과 달리 큰 폭의 점유율 하락을 경험한 IBM은 약세를 만회하기 위하여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하 는데 향후 1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2018년 들어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마존은 선점의 우위를 바탕으로 고객의 비용 혜택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MS는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기업의 솔루션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파트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가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력을 활용하여 고객의 기술력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2진 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오라클, SAP 등도 전력을 쏟으면서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7)
기업들이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움직임은 2020년 이후까지 계속 큰 폭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8)되므로 최근 가열되기 시작한 클라우드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클라우드 업체들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은 하락하고 품질은 향상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에 IoT와 기계학습에 대한 총체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며, 그로 인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상당히 빨라질 것이다. 요약하면, 클라우드 산업에서의 경쟁 심화는 4차 산업혁명의 진행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2) DT 기술발전의 가속화와 산업생태계의 형성
퍼블릭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 심화는 IoT와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을 촉진하고 DT기술 전반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클라우드 공급업체들이 고객 기업들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해주지 않고서는 고객 관계를 유지할 수 없기때문이다. 예를 들어, IoT 플랫폼 기업으로 2009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C3 IoT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의 일환으로 아마존, MS, 구글 세 기업의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이 경우 고객은 클라우드 기업의 서비스를 비교 평가하고 가장 유리한 조건의 기업에 더 많은 서비스 제공을 요청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클라우드 기업들은 고 객을 뺏기지 않기 위하여 기술력 제고와 서비스 향상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클라우드 경쟁의 가장 중요한 효과는 IoT와 AI의 융합과 기술발전의 가속화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업들은 고객들의 IoT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로서 AI 기술의 융합에 역점을 두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주목의 대상 이 되는 기업이 구글이다. 구글은 2017년부터 고객들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AI 접근성,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경쟁기업들도 따라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과정에서 기업들의 AI 활용도는 빠르게 증가하게 될 것이다. 현재 기업들의 AI 활용은 극히 낮은 상태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데, 클라우드 경쟁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클라우드 경쟁의 또 하나의 중요한 효과는 산업생태계의 형성이다. 그동안 IoT와 AI 분야에서 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개별적, 산발적이었다. 그런데, 클라우드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객 기업 확보는 클라우드 기업에 생존의 조건이 되고 있다. 고객의 확보와 유지를 위해서 클라우드 업체는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 요소로 부각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그림 5>에서 보듯이 클라우드 업체와 고객 사이 에 IoT, AI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DT 기술 서비스 기업들이 연결되는 구조의 형성이 가속화된다. 다른 한편으로, 클라우드 업체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하여 필요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클라우드 업체들의 이러한 변화 노력으로 인해 DT 산업의 생태계가 체계화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이들의 서비스를 제공받아 기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다.
5. 한국의 DT 산업 주도기업 현황
앞에서 살펴본 세계조류를 감안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 발전이 가능한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발표한 2017년 국내 클라우드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클라우드 사업체는 총 700개사이며, 그중 중견기업 이상은 55개사, 중소기업은 645개로 나타난다. 중견기업 이상의 서비스 유형분포를 살펴보면, Iaas 16개사, PaaS 1개사, Saas 16개사 등으로 나타난다.9)
<표 3>에서 보듯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2017년 총 매출액은 1.5조원으로 나타난다. 그중 중견기업 이상의 매출은 전체의 61%에 해당하는 9,190억원이다.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전체 22억원, 중견기업 이상은 167억원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기업 전체의 3% 정도만이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동했다는 점과 2017년의 증가율이 전체 27%, 중견기업 이상 13%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률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선도그룹에 대한 참여 가능성 차원에서 상위기업을 살펴보기로 하자.
2010년에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KT는 자사 데이터센터를 활용하여 IaaS 기반을 구축하고 미국 LA 등에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였다. KT의 클라우드 매출은 2016년 기준 2,440억원으로 추정된다.10) KT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기업은 삼성SDS로 1,359억원, LG유플러스와 더존비즈온이 각각 450억원이다. SK C&C와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341억원이다.
그 밖에 2017년 LG CNS에 흡수합병된 LG엔시스 300억원, 다음카카오 300억원, SK텔레콤 297억원, 효성인포메 이션시스템 280억원, 현대정보기술 25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7년 4월 클라우드 진출을 공식화한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클라우드 사업 등이 포함된 IT 플랫폼 부문에서 2017년 전체 매출은 2,178억원이라고 밝혔다.
위에서 살펴본 국내 상위기업들의 매출을 글로벌 선두그룹과 비교하면 격차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이 2017년 180억 달러(19조 1,799억원)이므로, KT와 아마존의 차이는 약 70배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산업은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그 격차는 좁혀질 것이다. 중요한 문제는 클라우드 기업들의 DT 산업 융합의 중추로서의 역할 수행 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하여 인공지능 산업 실태를 살펴보기로 하자. 인공지능과 관련하여 대기업들은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자사 업무를 위한 것이 라는 점이 약점이다. 국내기업의 대표적인 AI 투자 사례는 삼성의 비브랩스 인수, 네이버의 네이버랩스 신설, 카카오의 카카오브레인 신설, NCSOFT의 AI 랩 신설 등이 다.11) 그 밖에도 SK, LG등 상당수 대기업집단에서 AI 전담부서를 신설한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삼성과 네이버는 삼성 빅스비와 네이버 클로바 등 AI 플랫폼 개발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기회 포착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클라우드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산업에서도 국내와 글로벌 선두그룹 간에는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16년에 123억 달러(13 조원), 알리바바는 2017년부터 3년간 1,000억 위안(17조원) 투자한 반면, 우리나라 선두그룹에 속한 네이버의 경우 2017년부터 5,000억원이다. 특기할 점은 삼성이 인공지능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6개의 연구센터를 설치했다는 사실 이다.12) 구체적으로 삼성은 작년 11월 한국에 AI 총괄센터를 설립하였으며, 그 후 금년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9월 미국 뉴욕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하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인공지능 산업의 여건이 클라우드 산업에 비해 더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DT 산업에서의 우리나라 수준은 인공지능 산업에서의 삼성을 제외하고는 선진그룹과 큰 격차가 존재한다고 평가된다. 그나마 삼성과 네이버 두 기업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두 산업에 모두 상위그룹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어 새로운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현재 격변기에 접어든 세계 DT 산업을 기회의 창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
6. 한국의 과제
4차 산업혁명의 첫 번째 기회의 창은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중심 DT 산업생태계 구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클라우드 선두기업들 간의 첨예한 경쟁이 전개되면서 DT 기술의 발전과 확산은 크게 앞당겨질 것이며 DT 산업의 선두그룹 구조도 몇 년 내에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이처럼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 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작년 초만 해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이제 새로운 상 황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첫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그만큼 줄어 들었다는 점에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내에서 DT 산업을 발전시킴으로써 첫 번째 기회의 창을 잡을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현 산업구조를 볼 때 현상유지 전략으로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접근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방향은 국내산업의 발전과 함께 소수 선두기업들의 글로벌 선두그룹 진입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서 선두그룹은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갖추고 클라우드 사업을 글로벌 차원에서 수행하는 기업군을 의미한다.
소수 선두기업들이 글로벌 선두그룹 진입에 성공한다면 국내산업에 무슨 효과가 있을 것인가? 먼저, 해당기업이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내 우수 인력을 활용하고 관련산업과의 협업에 노력하게 될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국내산 업은 세계 일류 수준의 기술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후광효과와 전 시효과를 통해서 국내 다른 기업들의 세계 선두권 진입 노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된다면 산업혁명의 첫 번째 기회의 창을 열 수 있고,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두그룹에 진입하는데 큰 힘을 얻 게 될 것이다.
국내기업의 글로벌 선두그룹 진입 가능성은 크지 않으므로 그만큼 전략도 강력해야 할 것이다.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정부와 선두기업들의 원활한 의견교환과 소통이 확립되어야 한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도 4차산업혁 명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둘째, 기업 차원에서 글로벌 지향성이 강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국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는데, 해외 진출을 목표로 설정한 후에 국내 경쟁력을 강화해야만이 경쟁력 강화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과거 주력제조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수출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시장을 향한 강한 기업가 정신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합작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금 국내 DT 기업들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글로벌 지향성을 가질 준 비가 되어 있는가? 현실적으로 가장 절실한 기업은 삼성과 네이버인 것으로 생각되 는데, 어느 기업이라도 역량과 글로벌 지향성을 갖고 있다면 시도해볼 만할 것이다.
셋째, 과거와 달리 지금은 산업정책에 많은 제약이 가해져 있으므로 현재 정부가 역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해외진출 지원이다. 대표적으로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과의 DT기술 협력을 대폭 확대하여 국내 DT기업의 해외 진출의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넷째, 기업의 글로벌 선두진입은 기업 내부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내산업의 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던 IoT, AI 기업들은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더 많은 사업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정부는 DT 산업생태계가 신속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민간부문을 유도하고 공공부문을 지원하여 DT 산업시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방향은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중심의 생태계 구축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국내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기업들이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사용 하므로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클라우드 중심의 DT 산업생태계 구축은 네 번째 기회의 창인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현재 기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부진한 것은 DT 기술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만으로 현 상황에서 소수기업이 글로벌 선진그룹 진입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만약 어느 기업이라도 그러한 의사와 역량을 갖고 있다면 정부는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지향성 없는 산업발전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전혀 기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장윤종,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퇴진과 중국 4차 산업혁명의 위기”, 「에코비전21」, 2018.11.
2) 마윈은 2015. 2월 홍콩의 한 강연에서 지금은 인터넷기술 시대로부터 데이터기술 시대로 사회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데이터기술은 투명성, 책임성, 이타성의 성격을 갖는다고 언급하였다. Gladdy Chu and Luo Weiteng, Jack Ma inspires HK youth, China Daily Asia, 2015. 2. 3 참조.
3) https://en.wikipedia.org/wiki/DIKW_pyramid
4) https://en.wikipedia.org/wiki/Explainable_Artificial_Intelligence 참조
5) Brandon Butler, 퍼블릭 클라우드 3대 업체 비교 ‘AWS·애저·구글의 장단점은?’, CIO Korea, 2017.02.27. http://www.ciokorea.com/news/33252
6) James Henderson, 끝나지 않은 클라우드 전쟁, 구글의 비밀무기는 ‘AI’, 2018.8.8. http://www.ciokorea.com/news/39195
7) 디지털타임스, 클라우드 패권 전면전 나선 오라클 - SAP, 2018.10.21.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 18102202101631650001
8) 조선일보, 테크 기업들의 300조원짜리 클라우드 전쟁, 2018.10.25.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5/ 2018102500135.html
9) IaaS는 기업에 IT 인프라(스토리지, 호스팅, 컴퓨팅, 네트워킹 포함)를 제공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대여해주 는 것이다. 비용은 사용한 만큼만 지급하면 된다. SaaS는 호스팅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업들은 일반 적으로 웹을 통해 접속해 로그인하기만 하면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메일이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소프트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PaaS는 기본 IaaS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 고 배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미들웨어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애널리틱스 혹은 운영체제 등이 포함된다. PaaS 는 방대한 영역의 기능을 제공하므로 주로 대형 IT 기업에 해당된다.
10) 구글 검색에서 파악된 가장 최근 수치가 2016년이다. 디지털데일리, 국내 기업, ‘클라우드’ 매출 얼마나 될까, 2018.1.26. http://www.ddaily.co.kr/news/article.html?no=165114
1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Korea 4.0 실현을 위한 인공지능(AI) R&D 전략」, 2018.5 참조.
12) ZDNet Korea, 삼성전자, 美 뉴욕에 6번째 AI 연구센터 신설, 2018.9.9.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 artice_id=2018090909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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