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M&A에서 배우는 교훈(1부)
목차
Ⅰ. 한국기업 M&A의 현주소
Ⅱ. 글로벌 기업의 M&A 활용과 5大유형
Ⅲ. M&A 유형별 성공전략
Ⅳ. 시사점
《요 약 》
SERI가 한국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288명의 응답자 중 68%가 향후 M&A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할 정도로 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실제 M&A 활용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0년 1/4분기 중국, 인도 등이 주도하는 아시아 기업의 M&A가 전년동기 대비 126% 증가해 분기 최고치를 기록하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M&A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제도나 금융 인프라 등 외부요인보다는 경험 부족, 보수적 조직문화, M&A에 대한 경영진의 방어적 태도 등 내부역량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M&A, 헤지펀드의 적대적 인수시도, 무리한 인수에 따른 일부 기업의 유동성 위기 등 한국 특유의 역사적 경험으로 형성된 M&A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경영자의 방어적 태도 형성에 한몫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기업이 자체성장(organic growth)과 M&A를 통한 성장이라는 두 개의 무기를 모두 이용하는 반면, 대부분 한국기업은 이처럼 M&A에 대한 자신감 부족과 왜곡된 인식으로 자체성장이라는 한 개의 무기만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M&A를 성장의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로 인식하고 그 위험성을 최소화하여,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천』글로벌 500 기업의 M&A 활용도를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간 1억달러 이상의 M&A를 실시한 기업이 전체의 5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회 이상 M&A를 추진한 기업도 전체 대상 중 32.9%로 시스코(47건), IBM(19건), 존슨 앤드존슨(15건) 등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들『포천』글로벌 500 기업 중 지난 10년간 273개(55%) 기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지위를 유지했으며, 227개 기업은 500대 순위에서 탈락했다. 순위를 지속 유지한 기업은 순위에서 탈락한 기업에 비해 M&A 활용도가 3배 이상 높았고, 평균 거래규모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0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 중 M&A 활용기업이 非활용기업에 비해 매출액성장률이 연평균 5.8%p 높아 글로벌 기업은 M&A를 성장의 중요한 수
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M&A를 통해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M&A의 특성에 따라 특히 부각되는 이슈와 위험요소에 주목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수목적과 통합범위에 따라 다음의 5大M&A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① 동종산업 내에서 경쟁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평적 확장型
② 자사 제품과는 다른 非경쟁적 인접산업에 속한 제품 및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여 제품/서비스 라인을 확장하기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型
③ 기술, 브랜드, 생산시설 등과 같은 일부 핵심기능을 인수합병함으로써 기존 경쟁역량을 보완하거나 강화하는 경쟁역량 보강型
④ 부품, 원재료 또는 유통채널 등 기존 사업영역의 전ㆍ후방에 위치한 활동을 결합해 수직계열화를 추구하는 전후방 통합型
⑤ 기존 사업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하는 非관련다각화의 신사업 진출型이다. 이들 각각의 M&A 유형별로 직면하게 되는 고유의 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사례분석을 통해 도출해낸 유형별 성공전략은 다음과 같다.
성장정체의 돌파구로 M&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일수록 경영자는 몸집 불리기式'과욕 M&A'를 경계해야 한다. 또한 M&A 자체가 목표가 되어 '딜 열병'에 빠지는 愚를 범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자사에 적합한 M&A 유형을 찾아 비록 작은 규모의 M&A라도 시도해보고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다수 한국기업이 기존 내부역량을 활용하기 어려운 '신규사업 진출型' M&A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단계적인 접근을 통해 불확실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사고유의 M&A 원칙을 세워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실패확률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M&A 승인절차를 포함한 조직 내부의 보고 계층 수를 최소화해 의사결정체계를 단순·명확히 함으로써 M&A 성공의 관건인 실행속도를 배가할 필요가 있다.
Ⅰ. 한국기업 M&A의 현주소
M&A에 대한 한국기업의 관심이 고조
□ 최근 지속되는 성장정체 속에서 한국기업은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
- 외환위기 이전 15%를 상회했던 매출액성장률이 최근 수년간 평균 7% 수준에서 정체되고 수익성도 답보 상태1)
ㆍ연평균 매출액성장률: 15.3%(1989∼1997년)→ 7.4%(1998∼2008년)
ㆍ영업이익률: 5.5%(1989년)→ 4.2%(1998년)→ 5.0%(2008년)
□ 성장정체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M&A에 대한 관심이 증대
- 경영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난 5년간 M&A를 경험한 기업은 42%였으나 향후 M&A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68%로 증가해 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2)
ㆍM&A 경험이 있는 기업 중 86%는 또 다른 M&A를 계획하고 있으며, 경험이 없는 기업 중 54%가 신규로 M&A를 준비 중
1) 한국은행, ECOS. (全산업 기준). 한편 2009년 非금융 상장 553개사의 전년 대비 매출액성장률은 1.07%
2) SERICEO 경영자 회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2010년 2월 23∼28일, 응답자 수 288명)
관심에 비해 M&A 활용도는 미흡
□ M&A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M&A 활용도는 낮은 수준
-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에 비해 국내기업 간 M&A 건수는 세계 32위, 해외 M&A 건수는 38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3)
- 최근 일본기업의 인수경쟁에서도 한국기업의 실적은 후발 주자인 중국에 비해 저조
ㆍ2009년 중국기업이 일본기업을 인수한 규모는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285억엔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39억엔 수준에 불과4)
□ 중국 등 아시아 신흥기업은 M&A 확대를 통해 약진의 발판을 마련 중
- 중국, 인도 등이 주도하는 아시아 기업의 M&A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유지
ㆍ2010년 1/4분기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 M&A는 1,41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6%가 증가하여 분기 규모로 최고치를 기록5)
과거의 유산(legacy)에 발목 잡힌 한국기업 M&A
□ 제도, 금융인프라 등 외부요인보다는 경험부족, 보수적 조직문화 등 내부요인이 한국기업 M&A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주요인
- 한국 경영자들은 M&A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전문인력 및 경험 부족, 보수적 조직문화, 경영진의 방어적 태도 등 내부역량에 대한 자신감 부족을 지적
□ 한국기업 특유의 역사적 경험으로 형성된 M&A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소극적인 태도를 유발
- 정부가 M&A를 산업합리화, 부실기업 처리 등을 위한 정책도구로 사용
ㆍ정부는 '산업합리화 정책'을 추진하며 해운(1982년), 자동차(1986년), 발전설비(1987년), 조선(1989년) 등에서 구조조정 목적의 M&A를 추진
- 구조조정 차원의 대형 매물을 무리하게 인수하여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일부 기업의 사례가 부담으로 작용
- 소버린의 SK, 칼 아이칸의 KT&G 인수 시도 등 글로벌 헤지펀드의 적대적 인수 시도도 부정적 인식 형성에 한몫
가능한 모든 무기를 활용해야 하는 글로벌 경쟁 상황
□ M&A '만능론'과 '무용론'을 모두 경계할 필요
- 흔히 M&A 자체의 유용성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곤 하나 극단적인 논의는 현실적인 기여가 없으므로, 성장을 위해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로 M&A를 어떻게 잘 이해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
ㆍ"글로벌 경쟁기업이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6)과 M&A를 통한 성장이라는 두 개의 칼을 이용하는 반면, 대부분 한국기업은 한 개의 칼만을 사용하여 불리함을 자초"(전문가 인터뷰 中)7)
- 최근 일부기업은 과감한 해외 M&A를 시도하는 등 성장전략의 변화를 모색 중
ㆍ삼성전자의 트랜스칩(2007), 아미카(2009) 인수, 두산의 美밥캣 인수(2007),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은행 지분인수(2008) 등
□ 최근 증가된 관심을 실제 행동과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요구
- M&A는 실패의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존폐 자체에 위협을 줄 수도 있는 양날의 칼
ㆍIBM이 PWC 인수를 통해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반면, 과도한 프리미엄을 주고 ABM암로를 인수한 RBS(스코틀랜드왕립 은행)는 '승자의 저주'8) 에 빠지며 구제금융 대상으로 전락
- 글로벌 우량기업의 M&A를 체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전략적 이해의 수준을 높이고, 발생 가능한 주요 쟁점 및 대응방안을 사전에 강구
6) 기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은 크게 내부에서 개발한 역량에 의존하는 자생적 또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제휴나 인수합병 등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非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방식으로 대별
7) 대기업 M&A 전담 팀, 딜 중개기관, 법무법인, 투자금융기관 등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인터뷰 실시
8) M&A 경쟁에서는 승리하였지만 이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winner's curse)
Ⅱ. 글로벌 기업의 M&A 활용과 5大유형
글로벌 우량기업의 절반 이상이 M&A를 추진
□『포천』글로벌 500 기업 중 최근 10년간 1억달러 이상의 M&A를 실시한 기업이 전체의 57.7%를 차지9)
- 3회 이상 M&A를 추진한 기업의 비중이 32.9%였으며, 시스코(47건), IBM(19건), 존슨앤드존슨(15건) 등이 수위를 차지
- 정보기기(기업 평균 7.3건), 헬스케어(기업 평균 6.6건) 등 성장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M&A를 빈번하게 활용
ㆍ통신, 식음료 등 성숙기 산업일수록 업계재편의 일환으로 상위기업 간 M&A를 추진하면서 딜의 상대적인 규모가 크게 나타남
9)『포천』글로벌 500 기업 중 금융기관을 제외한(자본이득 목적의 딜을 제거하기 위함) 416개 기업의 최근 10년간(1999∼2008년) M&A 중 딜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이고, 피인수기업의 의결권이 변동(50% 이상)된 1,034건의 M&A를 분석
M&A는 지속성장을 견인하는 효과적인 전략 수단
□ M&A를 성장전략으로 추진한 기업일수록 지속성장의 가능성이 높았음
- 최근 10년간『포천』글로벌 500 기업 중 273개(55%) 기업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지위를 유지한 반면, 227개 기업은 500대 순위에서 탈락
- 지속성장기업(지속유지群)은 순위에서 탈락한 기업(순위탈락群)에 비해 M&A 활용도가 높았고, 평균 거래규모도 컸던 것으로 나타남
ㆍ지속유지群내에서도 M&A를 활용한 기업의 매출액성장률은 그렇지 않은 기업의 성장률에 비해 연평균 2%p 높게 나타남10)
ㆍ신규진입群중 M&A 활용기업과 非활용기업 간 매출액성장률 격차는 5.8%p로 M&A 활용기업이 더 높게 나타남
□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기업일수록 성장성과 더불어 수익성도 우수
- 규모확대로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는 달리 글로벌 우량기업은 M&A를 통해 수익성도 제고
ㆍM&A 적극 활용기업 영업이익률 변화: 11.6%(1999년)→ 13.2%(2008년)11)
10) 지속유지群內M&A 未활용기업(115社)의 연평균 매출액성장률은 7.9%, M&A활용기업(121社)은 9.9%, 신규진입群內M&A 未활용기업(84社)의 연평균 매출액성장률은 13.3%, M&A활용기업(96社)은 19.1%
11) 최근 10년 동안 M&A를 3회 이상 수행한 기업을 'M&A 적극 활용기업'으로 구분. 같은 기간 동일업종 대비 M&A 적극 활용기업의 영업이익률 개선도가 4.7%p 높게 나타남
M&A 유형에 따라 위험요소와 장애요인에 차이가 존재
□ 글로벌 기업의 M&A 사례를 인수목적과 통합범위에 따라 수평적 확장型,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型, 전후방 통합型, 경쟁역량 보강型, 신사업 진출型의 5大유형으로 구분12)
① 수평적 확장型: 동종산업 내에서 경쟁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거나 시장지배력을 강화
②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型: 자사 제품과는 다른 인접산업에 속한 제품 및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여 제품과 서비스 라인을 확장
③ 경쟁역량 보강型: 기술, 브랜드, 생산시설 등과 같은 일부 핵심기능을 인수합병함으로써 기존 경쟁역량을 보완하거나 강화
④ 전후방 통합型: 부품, 원재료, 유통채널 등 기존 사업영역의 전ㆍ후방에 위치한 활동을 결합해 수직계열화를 추구
⑤ 신사업 진출型: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진출(非관련다각화)
12) 2004∼2008년의 5년 동안 발생한 508건의 M&A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평적 확장型52%(264건), 경쟁역량 보강型26.2%(133건), 포트폴리오 확장型14.6%(74건), 전후방 통합型6.7%(34건)로 나타났으며, 신사업 진출型은 0.6%(3건)였음
□ 상당수 M&A는 유형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접근(one-size-fits-all)함에 따라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는 데 실패
- M&A 체결 전후 2년 동안의 성과변화를 분석한 결과 56.1%가 기업가치 창출에 실패했으며, 특히 수평적 확장형은 기업 간 성과편차가 가장크게 나타나 M&A에 따른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컸음13)
- 유형별로 다르게 부각되는 이슈와 위험요소에 주목하고 차별적으로 대응할 필요
13) 이는 M&A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 접근이 M&A 실패의 주요인이라는 기존 연구결과와 일치 (AT Kearney (2008). All Mergers are not alike.)
삼성경제연구소
작성 : 김성표 수석연구원(3780-8367)
sp.kim@samsung.com
강한수, 김상범 수석연구원
김정석, 주세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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