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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은 중국이 이끈다

AI독립군 2019. 6. 7. 11:01

전기차 혁명은 중국이 이끈다

 

지난해 판매 대수 110만 대 웃돌아 전 세계 판매의 55% 이상 차지했지만 미국은 358000대에 그쳐

 중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을 지원하고 기업과 소비자에게 구매 권장한다.

/ 사진:STEPHEN SHAVER-UPI/YONHAP

 

현재 진행되는 전기차 혁명의 기수는 미국이 아니다. 대신 중국이 선두로 나서고 있다.

 

10년 전부터 시작한 전기차 연구를 통해 석유 연료 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이 같은 세계적인 이동성 혁명이 의외로 빨리 다가오리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판매 대수 2300만 대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선 이미 진행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의 자동차 소유가 정점에 이르는 동안 중국에선 2대 이상은커녕 아직 한 대도 없는 가구가 수억에 달한다.

 

그중 다수가 전기차를 구입한다. 2015년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미국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110만 대를 웃돌아 전 세계의 55% 이상을 차지하고 2년 전 중국 판매 대수의 3배를 넘었다. 같은 해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358000대에 그쳤다. 전기차 가격의 핵심 요소는 배터리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절반 이상을 만든다. 배터리 가격이 계속 하락해 요즘 업계 분석가들은 전기차 가격이 5년 이내에 휘발유나 디젤 차량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시사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2021년에는 중국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무려 70%까지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초기 단계지만 그들의 포부는 야심만만하다. 휘발유 자동차의 생산에선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의 효율성과 품질을 따라잡지 못했지만, 전기차는 제작이 쉬워 중국 기업들이 새로 경쟁기회를 잡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산업기술 고도화를 위한중국 제조 2025’ 노력의 핵심을 이루는 10대 업종 중 하나로 전기차를 포함했다. 중국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을 지원하고 기업과 소비자에게 구매를 권장하는 등의 노력을 펼친다.

 

중국 정부는 또한 중국의 가장 시급한 에너지·환경 문제를 전기차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대도시들이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질식하고,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중국의 석유 수입량에 관해 우려하고, 중국은 현재 기후변화 배기가스 배출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이런 보조금 혜택에 편승해 중국에 수십 개 자동차 업체가 새로 생겨났다. 대표적인 업체가 선전에 본사를 둔 BYD(Build Your Dreams). 10여 년 전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이 23200만 달러를 주고 이 회사 지분의 약 4분의 1을 인수했다. 지분의 현재 가치는 15억 달러를 넘는다.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려던 그들의 당초 계획은 시기상조로 드러나면서 실패로 끝났다. BYD는 대신 중국 자동차 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전기버스를 생산하면서 두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BYD의 전기차 구상이 실패하더라도 언제든 그 자리를 넘겨받을 태세를 갖춘 다른 중국 업체가 많다.

 

BYD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시장 기반 확보를 위한 보조금 지원 외에도 중국 정부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중국에서 영업하는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복잡한 신용평가 공식을 통해 전체 판매 대수 중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차 판매를 의무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규정이 더 엄격해져 어쩌면 2025년까지 각 기업이 전체 판매 대수 중 전기차 비중을 최소 7% 이상으로 늘려야 할지도 모른다.

 


 

 

주요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 많은 투자를 한 탓에 그 시장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예컨대 폴크스바겐은 생산량의 40%를 중국에 판매한다. 그들이 전기차 개발을 강력히 추진하는 주된 이유다. 중국의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체로 아직 수출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전기차 업계의 호세 폰테스 분석가는 그들이 소극적인 데는 3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 중국 시장이 그들의 현재 생산량을 모두 흡수할 만큼 크다. 둘째, 중국의 대다수 자동차 업체가 서방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고객이 생소한 브랜드의 차량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셋째, 그들의 차량은 아직 미국과 유럽의 엄격한 안전규제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모든 걸림돌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극복할 수 있다. 폴크스바겐이 60년 전에 그랬듯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서방의 중저가 시장에 충분히 진입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중국의 싸고 효율적인 전기차들을 테슬라와 기타 구미 전기차 업체들을 뛰어넘어 서방으로 널리 보급할 수 있다. 관세와 기타 무역장벽으로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을 보호하려는 서방 정부의 노력만이 이 같은 상황변화를 막을 수 있다.

 

– 잭 바켄버스

 

[필자는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학 에너지환경연구소의 객원연구원이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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