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 성공은 ‘대박’이 아닌 ‘본질’에 있다!

스타트업의 친환경 에너지 전략: 성공은 ‘대박’이 아닌 ‘본질’에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의 급격한 확장과 더불어 기술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비단 대기업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혁신을 추구하는 수많은 스타트업 또한 성장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며, 동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목표 달성, 비용 절감, 전력 가격 변동성 헤지를 위해 청정 에너지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요한 여정에서 다수의 스타트업이 간과하는 지점이 존재한다. 바로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친환경 전력 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다.

 

탄소 중립을 꿈꾸는가? ‘외딴섬’ 전략은 이제 그만!

전통적으로 많은 기업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모든 전력량을 24시간 7일(24/7) 내내 직접 청정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려는, 소위 ‘24/7 탄소 제로 에너지 매칭(24/7 Carbon-Free Energy Matching)’ 방식을 선호해왔다. 이는 마치 회사의 전력 공급과 수요를 외부 전력망(그리드)과 분리된 ‘외딴섬’처럼 운영하려는 접근 방식과 흡사하다. 언뜻 보기에 명료하고 통제 가능한 전략처럼 보이나, 당사의 분석은 이러한 단편적인 접근이 오히려 탄소 저감 속도를 늦추고 본래의 의도를 훼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 개별 단위의 24/7 매칭은 다음과 같은 한계에 직면하기 쉽다.

• 실질적 탄소 저감 효과 미미: 개별 기업이 소유한 배터리 시스템은 자사의 수요에 맞춰 운영되므로, 그리드 전체의 탄소 배출량이 높은 시간대에 에너지를 충전하거나 방전하여 오히려 전체적인 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타났다. 당사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개별 배터리 배열을 사용하는 방식(시나리오 1)은 탄소 배출량을 안정적으로 줄이지 못하며, 일부 경우에는 오히려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재생에너지 공급이 제한적인 시기에 배터리가 충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효율성 저하와 불필요한 비용: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배터리들은 서로 상충하는 방식으로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여 시스템 내에서 비효율과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관찰되었다. 실제 분석에서 개별 고객이 자체 에너지를 관리하려 할 때보다 시스템이 그리드 수준에서 최적화되었을 때 이러한 충전 관련 배터리 저장 손실이 22% 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불필요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이다.

• 그리드 부하 증가 및 비효율: 모든 기업이 자사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생에너지(RES)를 과도하게 구매하면, 이 자원들이 전체 그리드에 필요 이상으로 커져 그리드 혼잡과 에너지 낭비(curtailment)를 야기할 수 있다. 당사의 시나리오 중 하나에서는 부하가 그리드 수준에서 관리되었을 때 개별 관리 방식 대비 RES 낭비가 약 47% 낮게 나타났다. 이는 ‘좋은 그리드 시민’으로서의 역할에도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다.

 

이러한 ‘외딴섬’ 방식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그리드 전체의 안정성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클린에너지 전략별 탄소감축 효과 비교

 

그렇다면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친환경 전력 전략은 무엇인가? 답은 바로 ‘통합적인 그리드 레벨 접근 방식’에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전력 사용량에만 집중하기보다, 회사가 운영되는 주(State), 전력 시장 지역, 나아가 국가 전체의 전력망을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보고 이곳에 청정 에너지 투자를 통합하여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 최대 탄소 저감 효과: 그리드 레벨에서 배터리를 ‘탄소 배출량 최적화(Emission Optimization)’ 목표로 운영할 경우, 개별 매칭 방식보다 훨씬 많은 탄소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었다. 당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연간 380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전체 배출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는 그리드의 한계 배출량(Locational Marginal Emissions, LME)이 낮은 시간대(예: 한낮의 태양광 발전 시간, 바람이 많이 부는 시간)에 청정 전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배출량이 높은 시간대(예: 저녁 피크 시간)에 방전하여 그리드 전체의 탄소 집약도를 낮추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전력 가격 최적화(Economic Optimization) 또한 연간 179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

 

• 획기적인 비용 절감: 10개 기업의 전력 부하를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대신, 그리드 레벨에서 통합하여 관리할 경우 메가와트시(MWh)당 비용을 약 22% 절감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필요한 발전 용량을 36%, 배터리 용량을 41%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저장 손실도 22% 줄어든다.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효율성은 곧 생존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 그리드 안정성 기여: 그리드 레벨 접근은 전력망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고,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여 그리드 운영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든다. 실제로 당사의 시나리오에서는 재생에너지 낭비(curtailment)가 개별 부하 관리 방식 대비 약 47% 낮게 나타났다. 이는 궁극적으로 ‘그리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길이다.

 

젊은 기업가와 스타트업 운영자들은 혁신적 사고와 빠른 실행력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친환경 전력 전략에도 적용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넘어 에너지 전환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그리드 레벨 접근 방식을 사업에 적용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이다.

 

1. 전력 수요의 ‘스마트’ 관리: 단순히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고 수요 측면의 유연성(demand-side flexibility)에 투자해야 한다. 즉, 자체 배터리, 열 저장 장치, 연료 전환, 스마트 빌딩 관리 시스템, 생산 관리 등을 통해 전력 수요를 그리드 내 한계 배출량(LME)이 낮은 시간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그리드 전체의 피크 부하를 낮춰 화석 연료 발전 용량의 필요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2. 전략적 입지 선택: 사업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리드가 이미 탈탄소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책 입안자들의 방향성이 기업의 계획과 일치하는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전략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탈탄소화 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그리드 배출률이 높은 지역에서 청정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은 훨씬 더 많은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 적극적인 파트너십 구축: 다른 기업들과의 부하 통합(aggregate loads)을 위한 협력, 그리드 운영자와의 투명성 제고 및 그리드 관리 지원, 그리고 규제 당국 및 정책 입안자와의 청정 에너지 정책 및 탄소 회계 표준 개선을 위한 협력은 기업의 영향력을 더욱 증대시킬 것이다. 스타트업은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협력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4. ‘지금’ 행동하라: 2050년 넷제로(Net Zero)와 같은 장기 목표도 중요하지만, ‘궤적(trajectory)’이 더 중요하다. 꾸준히 탄소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궁극적으로 더 큰 기후 변화 완화 효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탄소 저감 노력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풍력, 태양광, 저장 장치 등을 활용하여 그리드에서 가장 오염된 시간과 장소에서 즉각적인 탈탄소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업은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 주체이다. 특히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에 있어 이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 영리한 투자를 통해 막대한 자본을 동원하고, 그리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과감한 행동, 그리고 협력을 통해 기업들은 막대한 탄소 배출량 감소와 사회적 혜택을 가져올 수 있다.

 

단순히 개별 회사 내부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을 넘어, 우리가 속한 더 큰 시스템, 즉 그리드 전체의 관점에서 최적의 청정 전력 전략을 구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20~30대 예비 창업가와 스타트업 운영자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새로운 시대의 진정한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혜로운 길일 것이다. 이제, ‘그리드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혁신하는 데 동참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