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사기의 클래식….
국제금융 사기의 클래식….
필리핀 대통령 비자금 800조원 한국에?
최근 마르코스 前 필리핀 대통령의 천문학적인 비자금이 국내 은행에 보관되어 있다는 다소 황당한 괴문서가 국내에 반입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괴문서는 1976년 11월 16일자로 필리핀 마르코스 前대통령이 비자금을 조흥은행에 순금 24.500Mt의 보관증서와 정기계금 7천 5백억 달러를 예치한 증명서류였다. 금액을 단순 환산하면 무려 800조원이 넘는다.
이 서류에는 한국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관련서류 일체와 비밀코드번호를 마르코스로부터 위임을 받은 필리핀인 M(여)가 한국정부 관련자와 협상할 수 있도록 모든 권리에 대한 위임장을 필리핀에서 광산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이성*에게 전권을 줬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이다.
L씨가 국내 관계자에게 보내온 서류에는 한국정부와 협상할 수 있다면 리베이트를 무려 약20%로 지불할 수 있으며 , 20%중에서 약40% 이상은 세계은행 발전프로젝트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자금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협상에 대한 권한을 부여한 자가 필리핀석유공사(PNOC)의 사장이며, 現 필리핀대통령 가까운 친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국내에서 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사람들과 접촉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황당무계한 마르코스 비자금 스토리는 귀가 얇은 사람들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는 아픈 역사가 있다. 실제 마르코스는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3억~4억 달러에 이르는 비자금을 스위스 은행에 몰래 반출해 은닉했고, 몇 해 전 필리핀 정부는 이자를 더해 스위스 은행으로부터 6억2천만 달러를 회수한 바 있다.
또한, 마르코스와 이멜다가 하와이로 망명했다가 1986년 귀국시 당시 약150억 페소 (한화로 약 4000억 현시가 추측 불가능)에 이르는 귀금속을 압수당했으며 현재까지도 필리핀정부와 이멜다 간에 소송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기록과 정황을 교묘하게 짜깁기로 완성된 서류는 소설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공모된 사기꾼들은 일반인 보다는 오히려 마르코스의 비자금을 알고 있던 지식인층과 전직 고위층을 노려 접근했다.
박정희 대통령과 마르코스 정부는 우호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당시 한국보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우위에 있었던 마르코스는 박정희 前대통령이 도움을 요청하려 필리핀을 국빈자격으로 방문을 했는데 홀대를 받았다. 이 후 박대통령이 그대로 갚아줬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양국 관계는 좋지 않았다. 그런 마르코스가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한국에 숨겨 뒀을 리가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한국은행 경제통계연보의 기록에 의하면 1970년대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은 6억1천만 달러에 불과했다.
조흥은행 발행한 7천 5백억 달러 현금보관증명서가 실재 존재한다 치더라도 2006년 신한은행으로 합병된 사실로 미루어 짐작하더라도 분명한 사기사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사기꾼들이 7억5천만 달러를 실수로 표기한 것은 아닐까?
지난해 10월 이와 유사한 사건으로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 비자금 수천억이 한국은행서 잠자고 있다.”고 꼬드겨, 경비명목으로 2억 원을 갈취한 일당이 구속된 사건도 있다.
BBS는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전권을 위임받은 한국인 이성*씨와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으나 애매모호하게 답변을 회피했고, 필리핀석유공사 및 서류에 기재된 관련자들과 접촉했으나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형법 223조 유가증권위조죄 및 형법 231조 사문서 위조변조죄에 해당한다. 또한,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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